[마켓인]한국캐피탈·대한토지신탁 PF 리스크에 군공이 긴장하는 이유

이건엄 2024. 1. 24.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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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평가사 “군공, 계열 지원 가능성 높아”
한국캐피탈, 6년 만에 연체율 2%대 돌파
대한토지신탁, 부실자산 9개월 새 65% 급증
“PF 익스포저 미관리 시 군공 부담 될수도”
이 기사는 2024년01월24일 16시33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한국캐피탈(023760)과 대한토지신탁이 자산 건전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이들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군인공제회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캐피탈과 대한토지신탁 모두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투자를 늘리는 과정에서 자산건전성이 급격히 나빠지면서 군인공제회에 미치는 불확실성 역시 커졌다는 분석이다.

양사의 자산건전성 악화에 따른 군인공제회의 지원 가능성이 높은 만큼 PF 관련 위험 관리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군인공제회 본사 전경. (사진=연합뉴스)
한국캐피탈·대한토지신탁 등급 유지 비결은 군공 지원

24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신용평가사들이 한국캐피탈과 대한토지신탁의 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높아지는 상황에서도 무보증 사채 및 기업어음 등급을 유지한 것은 군인공제회의 지원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결과다.

실제 NICE신용평가(이하 NICE신평)는 한국캐피탈이 군인공제회로부터 사업과 재무 등 다방면으로 긴밀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사업연관성은 낮지만 한국캐피탈이 군인공제회 사업포트폴리오 구성에 일정 부분 역할을 수행하고 있고, 유상증자와 신용공여 제공 등 재무적으로도 연관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이미 한국캐피탈은 지난해 10월 1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군인공제회로부터 지원을 받은 바 있다. 군인공제회는 한국캐피탈 지분 80.4%를 보유하고 있다.

NICE신평은 “한국캐피탈은 군인공제회로부터 2회에 걸쳐 8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7000억원 한도의 신용공여 등 재무적 지원을 받았다”며 “군인공제회의 계열 지원 능력 및 의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한국캐피탈의 최종등급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자체신용도 대비 1노치(Notch) 상향 조정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대한토지신탁도 한국신용평가로부터 군인공제회의 지원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받았다.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한신평은 “군인공제회와 대한토지신탁은 신용등급 및 재무능력 차이가 카 지원여력이 매우 높다”며 “군인공제회의 평판위험과 지원에 따른 기대효과를 감안할 때 지원의지는 양호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에 자산건전성 급격히 악화

문제는 PF 위험이 점차 현실화하면서 한국캐피탈과 대한토지신탁의 자산 및 재무 건전성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군인공제회의 지원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뜻으로 추후 양사의 PF 익스포저 확대가 군인공제회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한국캐피탈의 유동비율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107.4%로 적정 수준인 150%에 크게 못 미친다. 단기 차입 비중도 57.2%로 전년 말 50.8% 대비 6.4%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연체율은 1.5%에서 2.6%로 두 배 가까이 올랐다. 한국캐피탈의 연체율이 2%대를 넘어선 것은 지난 2017년 이후 약 6년 만의 일이다.

권신애 NICE신평 연구원은 “부동산금융 등 대출채권을 중심으로 요주의자산이 증가했고 연체율 및 고정이하여신비율도 상승하는 등 전반적인 자산건전성 지표가 저하되는 추세”라며 “부동산 경기 하락 및 시장 금리 상승으로 인한 차주의 상환 부담을 고려했을 때 건전성 추이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국캐피탈 연체율 추이. (자료=NICE신용평가)
대한토지신탁의 상황도 비슷하다. 대한토지신탁의 요주의이하자산은 5468억원으로 전년 말 2919억원 대비 87.3% 급증했다. 부실자산으로 분류되는 고정이하자산도 같은 기간 2187억원에서 3610억원으로 65.1% 늘었다. 요주의자산은 분양 개시 6개월 기준 분양률이 40% 미만인 자산을 뜻한다. 고정이하자산은 분양 개시 6개월 기준 20% 미만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자산을 포함한다.

차입형 신탁 사업과 관련이 깊은 신탁계정대는 5551억원으로 전년 동기 3500억원 대비 58.6% 증가. 신탁계정대는 신탁사가 사업비 조달을 위해 자신의 고유계정에서 신탁계정으로 대여한 자금을 뜻한다.

신탁계정대가 확대될수록 이자수익이 늘어나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자금회수에 실패할 경우 신탁사의 손실로 반영된다. 대한토지신탁의 고정이하자산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부실에 따른 손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위지원 한신평 실장은 “대한토지신탁의 신탁계정대가 증가한 것은 차입형 사업장의 공정진행에 따른 자금 투입이 증가했기 때문”이라며 “비우호적 부동산 분양 경기와 미흡한 분양률 수준을 고려했을 때 향후 부채비율 및 유동성 관리 부담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대한토지신탁 신탁계정대 추이. (자료=한국신용평가)

이건엄 (leeku@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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