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상장지수 상품 표절방지 '힘못쓰네'

수혜기업 5년간 단 1곳 불과

한국거래소가 2019년 상장지수상품(ETP) 신상품 보호제도를 현행 기준으로 명문화한 이후 실제로 해당 제도의 수혜를 본 상품은 한 개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소는 오는 2월부터 적용되는 세칙 개정을 통해서 보호제도의 개선을 꾀하고 있으나 실효성을 두고 중소 자산운용사와 의견이 갈리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 등 ETP 신상품 보호제도를 통해 등록된 상품은 2019년 이후 현재까지 '삼성 KRX 금현물 ETN'뿐이다. 2019년 상장된 '삼성 KRX 금현물 ETN'은 KRX 금시장에 상장된 금 현물 가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최초의 상품이다.

거래소의 신상품 보호제도는 2013년 ETF 상장심사지침에서 시작됐다. 당시에는 독창성 있는 상품을 선정해 3개월간 유사 상품을 금지하는 형태였다. 2015년 들어서는 상장규정 시행세칙으로 관련 규정이 이관됐고, 2019년 1월 시행세칙을 개정해 정량적 기준을 만족하는 ETF·ETN 신상품의 배타적 권리를 인정해 6개월 보호기간을 두는 제도를 시행했다. 2019년부터 현재까지는 기초지수와 구성 종목 개수 및 비중 등 정량적 기준을 두고 중복 비율을 평가해왔으나, 까다로운 기준 등을 이유로 실질적으로 보호받은 상품은 하나뿐이었던 것이다.

이러한 현행 제도의 한계를 개선하기 위해 거래소는 기존 정량평가를 정성평가로 바꾸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에 나섰다. 앞으로 보호를 받고자 하는 신상품은 'ETP 신상품 심의위원협의회'를 거친다. 협의회는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증권상품시장부 부장이 위원장을 맡고, 관련 팀장급 인원 7명이 위원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협의회에서는 독창성·창의성·기여도 세 항목마다 두 문항씩을 두고 평가해 위원들 평균 점수가 만점의 80% 이상이면 거래소 부이사장의 최종 승인을 받아 보호받게 된다.

거래소 관계자는 "최근 ETF 상품이 다양해진 만큼 만기 매칭형 등 독창성을 갖춘 상품이 상당수여서 제도 개선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김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