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이코노미스트] 새해 CEO의 우선과제 세가지

2024. 1. 24.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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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가 이세돌을 꺾으면서 인공지능(AI)은 대중 앞에 화려하게 등장했다.

그러나 이후 수년 동안 AI는 일반인의 뇌리에서 사라졌다가 지난해 챗GPT와 함께 다시 폭발적 관심을 끌고 있다.

이로 인해 2024년은 AI의 도입기를 벗어나 본격 확산하는 해일 것이며, 이에 성공한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 간의 경쟁력 차이는 크게 벌어질 것이다.

AI의 성공적 확산을 위해 중요한 것은 기술 자체보다는 일하는 방식의 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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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AI 활용 일하는 방식 변화
2 위험분산 방식의 설비투자
3 지정학적 충격에 대한 대비

2016년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가 이세돌을 꺾으면서 인공지능(AI)은 대중 앞에 화려하게 등장했다. 그러나 이후 수년 동안 AI는 일반인의 뇌리에서 사라졌다가 지난해 챗GPT와 함께 다시 폭발적 관심을 끌고 있다.

2016년과 지금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일까. 전문 지식과 기술을 지닌 엔지니어가 아니어도 일반인이 일상 언어로 AI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2024년은 AI의 도입기를 벗어나 본격 확산하는 해일 것이며, 이에 성공한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 간의 경쟁력 차이는 크게 벌어질 것이다. 따라서 2024년 최고경영자(CEO)의 가장 중요한 과제 가운데 하나는 기업 내 어느 영역에 AI를 본격 도입하고 확산할지 결정하고 실행하는 것이다.

AI의 성공적 확산을 위해 중요한 것은 기술 자체보다는 일하는 방식의 변화다.

중남미 20여 개국에서 사업을 펼치고 있는 140년 역사의 식품회사 마리포사 그룹(Grupo Mariposa)의 혁신적 디지털 시스템이 그 예다. 수천 개의 점포 오너들은 각각 상황에 맞춰, 가장 잘 팔릴 수 있는 제품을, 최적의 타이밍에, 기술적 지식 없이 일상 메신저로 주문할 수 있다. 이렇게 수백 개의 기술적 솔루션이 물 흐르듯 연결돼 하나의 시스템으로 돌아갈 수 있었던 데에는 개별 기술 그 자체보다도 이를 운영하는 수많은 인력의 마인드셋과 업무 방식을 혁신했던 것이 더 크게 작용했다.

새해 CEO의 두 번째 중요한 과제는 공장 건설과 설비 투자 등 막대한 자본지출(CAPEX·Capital expenditure)에 대한 대비다. 맥킨지 분석에 의하면 전 세계적으로 2027년까지 대략 130조달러에 이르는 역사적 규모의 카펙스 투자가 이루어질 것으로 추산된다. 많은 국내 기업 역시 국내외 각지에 막대한 규모의 투자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그러나 공장 하나를 짓는 데에도 공급망 이슈, 인플레이션, ESG(환경·책임·투명경영) 규제, 디지털 수요 등으로 인해 투자회수(ROI)를 담보할 수 없는 수준으로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 미국만 하더라도, 2031년까지 현재 건설인력의 41%가 은퇴할 것으로 예상돼 인건비가 급상승하고 있다.

개별 프로젝트 단위 대신에 향후 예정된 복수의 프로젝트를 다수의 협력사와 중장기적·반복적으로 진행하는 에코시스템을 구축하거나, 고객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고객사가 생산설비에 투자하도록 하는 등 새로운 방식의 위험 분산과 투자 방식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테슬라는 유럽의 글로벌 생산기지 확장을 위해 내부 연구개발(R&D), 설비, 생산, 외부 건설 협력사들과 협업 관계를 맺는 한편 공장의 표준화·모듈화를 극대화해 최적의 디자인과 비용을 실현하고 있다.

세 번째는 지정학적 충격에 대한 대비다. 올해는 다양한 지정학적 충격이 발생할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외부 충격은 위험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기회이기도 하다. 지정학적 갈등이 발생한 지역 내외의 공급망이 붕괴되고 손실이 발생하지만, 이를 피해 대체 지역들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생겨나는 것이 그 예다.

따라서 기업들은 내부 조직뿐 아니라 외부 자문그룹, 공공자원 등을 최대한 활용해 광범위한 정보 수집을 하고 시나리오를 개발해 적극 대비해야 한다. 최근 일본 글로벌 기업들이 전직 외교관과 해외 특파원들을 적극적으로 영입하고,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뉴욕 유엔 본부에 사무소를 설립하는 것도 이런 노력의 일환이다. 이러한 대비를 통해 예상할 수 있지만 대비하지 않아 어려움에 빠지는 상황, 즉 '회색 코뿔소'를 피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예상하기 어려운 위기, 즉 '검은 백조'로 인한 충격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유원식 맥킨지 시니어파트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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