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맨' 인사처 떴다…"성공 비결은 공무원 같지 않은 콘텐츠"
구독자 58.5만명, 지자체 1위…충주시민 2배
9급→6급 승진…대통령이 '혁신사례' 꼽기도
"실패 용인하는 문화, 위로부터의 변화 중요"
[세종=뉴시스]이연희 기자 = "(공직에도)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가 정착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관대함이 있어야 저처럼 운 좋은 사람 외에도 변화를 시도할 수 있습니다."
관공서로서는 파격적인 'B급 감성' 콘텐츠로 지자체 중 최다 구독자를 보유한 충북 충주시 공식 유튜브 채널 '충TV'를 운영하는 김선태 주무관은 24일 정부세종2청사에 위치한 인사혁신처를 찾아 특강을 통해 이같이 강조했다.
김 주무관은 '충주시 사회관계망(SNS) 이야기'를 주제로 충주시 유튜브의 성공사례와 홍보전략, 사례로 보는 적극행정에 대해 약 1시간 동안 강의했다.
김 주무관은 "우리가 보여주고 싶은 콘텐츠가 아니라 사람들이 궁금하고 보고 싶어하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기존의 틀을 깨기 위해 도전한 것이 성공의 비결"이라고 전했다.
김 주무관은 예산과 인력, 장비 등 자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유튜브 채널을 만들게 된 배경과 기획, 전략을 소개했다. 그는 2019년 4월 충TV 개설 당시 촬영장비로 자신의 휴대전화와 빌린 삼각대, 무료 영상 편집프로그램으로 '1인 미디어' 컨셉트를 잡아 지자체 공식 유튜브로 보기 어려운 콘텐츠를 만들어냈던 과정을 소개했다.
충TV는 관공서로서 시의 정책을 소개하는 정보성보다는 재미를 중심으로 콘텐츠를 제작해 젊은 구독자들을 확보했다. 24일 현재 구독자 수는 58만5000명으로 충주시 인구(20만8000명)의 2배를 넘는다.
김 주무관은 "충TV가 성공한 이유는 관공서 같지 않은 콘텐츠를 전국에서 처음으로 시도 했기 때문"이라며 "'충주' 두 글자만 알리기에도 바쁘다고 보고 충주시민 외의 구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홍보하는데 집중했다"고 밝혔다.
그는 "정책 홍보 콘텐츠에 너무 많은 것을 담지 말고 무조건 짧고 재미있게, 최근 가장 유튜브에서 인기 있는 콘텐츠와 경쟁한다는 자세로, 공무원 같지 않은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역발상 전략을 썼다"고 강조했다.
김 주무관은 같은 공무원으로서 공감할 수 있는 고민 지점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전까지는 관공서 홍보의 틀을 벗어난 콘텐츠를 적극 추진할 성과급이나 승진 등 유인책이 부족했다는 점이다.
그는 "왜 이전에 이 같은 시도가 없었는지 생각해보면 생각을 못했거나 기술이 없기 때문이 아니라 상관을 설득할 용기가 없었거나 잘 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충TV가 성공한 배경 중 하나는 튀는 콘텐츠에 대한 여러 리스크(위험요소)를 안고도 용인해주신 저희 시장님"이라며 "개인도 조직을 바꿀 수 있고 또 변화는 위에서부터 시작한다고 본다. 지자체 입장에서는 중앙부처도 높은 분들이니 길을 열어주시고 모두 같이 틀을 깨봤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김 주무관은 강의 중간 중간 특유의 유머를 섞어 공감을 이끌어냈다. 강의를 듣던 인사처 직원들은 웃으며 호응했고 강의가 끝난 후에는 줄을 서서 함께 '셀카'를 찍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김 주무관은 9급 주무관에서 7년 만에 최근 6급 주무관으로 초고속 승진해 주목 받았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은 "충주시 젊은 주무관이 참신하고 재미있게 정책홍보를 해 구독자가 충주 인구의 2배를 넘어섰다"며 정책홍보 혁신 사례로 언급한 바 있다.
김 주무관은 이날 강의에 앞서 1시간여 김승호 인사처장과 인터뷰를 통해 국가공무원 채용과 인사정책, 제도 등을 담당하는 인사처에 궁금했던 사항을 물었다. 김 처장도 정책홍보 관련 자문을 구하며 구독자 보유 비결 등을 물었다.
관련 영상은 조만간 인사처의 유튜브 채널 '인사처TV'(www.youtube.com/@mpmkorea)와 '충TV'(www.youtube.com/@Chungjusi)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직원들과 함께 강의를 들은 김 처장은 "공무원 인사제도 정책을 어떻게 어떠한 메시지로 전달해야 할지 조언을 구한 시간이었으며 틀을 깨야 한다는 메시지에 주목했다"며 "국익을 실현하는 정부, 국민과 함께하는 공무원을 만들기 위해 인사처도 올해 더욱 정진해 국민 입장에서 체감될 수 있는 홍보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yhle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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