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보다 당심' 뉴햄프셔 경선…당원 74% "트럼프 지지"[2024美대선]

김난영 기자 2024. 1. 24.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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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일리, '비당원도 참여' 뉴햄프셔 프라이머리 약진 못 해
사퇴 압박 가중…트럼프 "아이오와 3위가 어슬렁거려"
[애킨슨·에임스=AP/뉴시스]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16일 미 뉴햄프셔주 애킨슨에서 열린 선거캠페인에서 활짝 웃고 있는 모습과 헤일리 전 대사가 지난 14일 아이오와주 에임스의 한 식당에서 열린 유세에서 미소짓고 있는 모습. 2024.01.18.

[서울=뉴시스] 김난영 기자 = 2024년 미국 대선 공화당 2차 경선이자 첫 프라이머리(예비선거)였던 뉴햄프셔의 승기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무난하게 돌아갔다. 무당층 표심보다는 '당원 표심'이 승패를 갈랐다는 평가다.

뉴햄프셔 프라이머리 참여자 50%가 공화당원…74%가 '트럼프 투표'

2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가 분석한 출구조사에 따르면, 이날 뉴햄프셔 프라이머리 투표에 참여한 주민 중 50%는 공화당원이었다. 이들 중 무려 74%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표를 던진 것으로 나타났다.

뉴햄프셔 경선은 앞서 1차 경선을 치른 아이오와와 달리 당원대회 형식이 아니다. 공화당원이 아니어도 경선에 참여할 수 있고, 이 때문에 대선을 앞두고 민심의 '풍향계' 역할을 한다고 평가돼 왔다.

아울러 뉴햄프셔는 무당층 유권자가 많은 중도 지역으로 꼽힌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맞서는 니키 헤일리 전 대사는 중도 표심을 집결해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에서의 부진을 딛고 약진할 기회를 노렸다.

이는 공화당 내 트럼프 전 대통령 강력 지지층인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 당원의 존재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당내 경선보다는 본선 경쟁력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됐다.

그러나 경선에 참여한 무당층 유권자 중 65%가 헤일리 전 대사에게 표를 던졌음에도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넘어서지 못했다. 경선 참여 유권자 중 무당층 등록 유권자는 46%로, 당원 참여 비중에 못 미쳤다.

당심 VS 민심 괴리?…헤일리 '무당층 결집', 당심 이기기에는 역부족

무당층 유권자 사이에서는 헤일리 전 대사가, 당원 사이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한 이번 경선 결과는 뉴햄프셔에서 공화당원과 일반 유권자 간 표심 괴리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본선 경쟁력'을 논하기에는 헤일리 전 대사가 무당층에서 얻어낸 표심이 다소 약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공화당 당원 투표에서 벌어진 격차를 무당층 투표에서 충분히 메우지 못했다는 것이다.

[내슈아=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뉴햄프셔 내슈아에서 프라이머리(예비선거) 승리 연설을 하고 있다. 2024.01.24.

실제 무당층 득표율에서 헤일리 전 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34%)을 31%포인트 앞섰다. 그러나 공화당 당원 사이에서 그의 득표율은 25%에 그쳤고,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무려 49%포인트 뒤처지는 결과를 낳았다.

'최고의 여성'을 자처했지만, 헤일리 전 대사는 뉴햄프셔에서 여성 유권자들로부터도 압도적 지지를 얻지 못했다. 이번 경선 참여 여성 유권자 50%는 헤일리 전 대사가 아닌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했다.

성별·인종별 표심 격차 안 보여…저소득·저교육층 '트럼프 지지'

뉴햄프셔 여성 유권자 중 헤일리 전 대사를 지지한 유권자는 48%였다. 이에 더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남성 유권자로부터 59%의 지지를 얻어 40%를 득표한 헤일리 전 대사를 무난하게 앞질렀다.

인종 문제도 이번 뉴햄프셔 경선 표심을 크게 좌우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백인 유권자 54%가 경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했는데, 비백인 유권자 중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 비율은 그보다 높은 59%였다.

비백인 인도계인 헤일리 전 대사는 백인 유권자 44%의 지지를 얻었으며, 비백인 유권자 사이에서는 그보다 못한 38%의 지지를 얻었다. 아울러 그는 18세부터 65세 이상 모든 연령층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뒤졌다.

다만 학력별로는 상대적으로 고학력자가 헤일리 전 대사를 밀어준 것으로 보인다. 전문대졸 이하 유권자 66%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한 반면, 대졸 유권자 56%는 헤일리 전 대사에게 표를 던졌다고 답했다.

소득 수준별로는 연소득 5만 달러 이하 유권자 66%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한 반면, 연소득 10만 달러 이상 유권자는 51%가 헤일리 전 대사를 지지했다. 상대적으로 고소득자가 헤일리 전 대사를 지지한 것이다.

'강성 보수' 트럼프 지지 표심 확인…헤일리 완주 여부 주목

[콩코드(뉴햄프셔주)=AP/뉴시스]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23일(현지시간) 미국 뉴햄프셔주 콩코드에서 열린 프라이머리 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헤일리 전 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를 축하한다면서도 경선은 이제 막 시작했다며 경쟁 의지를 드러냈다. 2024.01.24.
아울러 이번 뉴햄프셔 경선에서는 강성 보수 유권자들의 강력한 '트럼프 지지' 표심이 확인됐다. 출구조사에서 자신을 '매우 보수적'이라고 평가한 유권자의 무려 88%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투표했다고 답했다.

스스로 어느 정도 보수적이라고 평가한 유권자 사이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세가 두드러졌다. 이들 중 60%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표를 던진 반면, 헤일리 전 대사에게 표를 던진 이는 38%에 불과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중도·진보 성향 유권자 75%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으나, 이것만으로는 경선에서 승리하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중도·진보 유권자 중 트럼프 전 대통령에 표를 던진 비율은 22%였다.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3위를 기록한 헤일리 전 대사는 당초 이번 뉴햄프셔 경선에서 향후 상승세를 견인할 동력을 마련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변 없는 승리로 사퇴 압박도 커질 전망이다.

당장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앞서 치른 아이오와 코커스를 거론, "론(디샌티스)도 그(헤일리)를 이겼다. 론은 2위를 했고, 떠났다"라며 헤일리 전 대사를 향해 "3위를 하고도 어슬렁거린다"라고 비난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이날 "뉴햄프셔 프라이머리는 첫 번째였고, 마지막이 아니다"라며 오는 2월24일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치를 2차 프라이머리 준비 각오를 다졌다. 사우스캐롤라이나는 그가 주지사를 지낸 지역이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원투표 형식으로 치러지는 2월8일 네바다 코커스(3차 경선)를 거론, "다음은 네바다"라고 했다. 압도적인 당심의 지지를 앞세워 헤일리 전 대사를 계속 압박하겠다는 의사로 읽힌다.

☞공감언론 뉴시스 imz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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