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R&D 예산 삭감’ “그렇게 하는 이유도 정부에서 분명 있을 것”

문광호 기자 2024. 1. 24.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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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만한 부분, 제대로 통제한다는 생각이었던 것”
“보완책 준비되는 것으로 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서울 동작구 숭실대학교에서 열린 “함께하는 대학생의 미래” 숭실대학교 현장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4일 “정치 핵심은 민생”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학생들과 현장 간담회를 열고 청년 정책을 논의했다. 김건희 여사 문제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다. 전날 윤석열 대통령과의 ‘서천 회동’으로 갈등을 봉합한 후 민생 행보로 국면을 전환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한 위원장은 이날 출근길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 정치 핵심은 결국 민생이라 생각한다”며 “대통령께서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김 여사 사과를 요구해 친윤석열계를 중심으로 사퇴론이 제기되는 김경율 비대위원 거취에 대해서는 대해서는 “그런(사퇴론) 얘기는 들은 바 없다”고 말했다. 김 여사의 사과나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제가 지금까지 말씀드려온 것 대해 더 말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한 위원장은 이날 당 사무처 당직자 순회 방문을 진행했다. 당직자들은 한 위원장에게 선물을 주거나 “한동훈 화이팅”이라고 연호했다.

한 위원장은 이어 ‘함께하는 대학생의 미래’라는 주제로 서울 동작구 숭실대에서 간담회를 열고 민생 메시지에 주력했다. 한 위원장은 대학생 50여명이 참석한 간담회에서 국가장학금 제도 개선, 주거·생활비 부담 완화 등 대학생들의 고충을 듣고 답변했다. 그는 사회자가 질문자를 2명으로 제한한다고 하자 “더 받겠다”며 토론 형식으로 간담회를 진행했다.

한 위원장은 “민주당 운동권 세력은 저보고 죄송한 마음을 가지라고 하는데 그분들한테 죄송한 마음은 전혀 없고 지금 청년들에게 죄송한 마음이 크다”며 “뵙자고 한 건 청년들이 필요로 하는 정책에 대한 의견을 듣기 위해서지만 우리는 다 현실세계에 사는 사람들이다. 허황된 약속을 남발하기보다 꼭 해내야 할 우선순위를 정하고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24일 국회 본관에서 사무처 직원을 격려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한 위원장은 대학생들의 정부 정책 비판에는 개선점을 찾겠다면서도 정책 추진 배경을 설명하는 식으로 답했다. 한 위원장은 한 학생이 “R&D(연구개발) 예산삭감으로 실제 가장 많은 피해를 받는 건 대학원생”이라고 말하자 “그 부분에 대해 비판이 많은 것을 안다. 제가 만든 정책은 아니지만 그렇게 하는 이유도 정부 입장에서 분명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예산은) 세금이니까 방만한 부분을 제대로 통제한다는 생각이었던 것으로 아는데 보완책이 준비되는 것으로 안다”며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저도 잘 챙기겠다”고 답했다.

한 위원장은 전세사기에 대해서는 “몇 년 전 부동산 경기가 떨어지기 전 해놓은 게 지금 터졌다”며 “정부 차원에서 여러 대책을 내놨기 때문에 새로 나오는 전세사기가 많아질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다만 과거 잠재된 전세사기가 터질 가능성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청년정치 활성화 방안에 대해서는 “정치가 후진적인 것은 맞는데 정치가 무지막지하게 중요하다”며 “그렇다고 ‘정치 후지다’고 욕하면 점점 더 후져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청년이라고 해서 자리를 랜덤(무작위)으로 만들어주고 이런 걸 청년들이 바라겠나”라며 “무조건 할당해서 몇 퍼센트로 해놓는 게 크게 만족스러운 결과를 보이진 못했다. 준비된 분들이 들어오게 장벽을 낮추고 보정치로 가점을 드리는 방식으로 운영하려 한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당분간 민생 행보에 주력하며 김 여사 문제와 관련한 윤 대통령의 갈등 재발을 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 위원장은 이날 간담회 직후 기자들이 김 여사 리스크에 대해 묻자 “오늘은 지난번 했던 말 그대로 가는 걸로 (하겠다)”고 말했다. 전날 서천 화재현장 방문을 정치적으로 이용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여당 대표로서 재난 현장에 갔던 것이고 특별히 계획했던 것이 아니다”라며 “대통령도 오시고 저도 가는데 따로따로 가는게 맞나. 거기서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책임 있는 지원책을 만들고 그걸 실천하기 위해 재난현장을 둘러보는 게 뭐 잘못된 건가”라고 반문했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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