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환원 외치지만 당국 자제령에… 은행 배당 확대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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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환원 확대를 외치고 있는 은행이 금융 당국의 '배당 자제령'에 고심에 빠졌다.
은행은 상생금융에 따른 비용,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에 따른 충당금 등을 반영한 이후 남은 재원을 주주환원에 투입하려고 했다.
2조원에 달하는 상생금융 비용과 부동산 PF 부실 우려에 따른 충당금 적립 등이 지난해 4분기 실적에 반영되면서 배당 확대에 대한 우려가 나왔지만, 시장에서는 금융지주들이 배당성향 상향 등을 통해 배당금을 유지 또는 증가시킬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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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충당금 적립했지만 배당 확대 부담
주주환원 확대 기조 유지…자사주 소각 나설 듯
주주환원 확대를 외치고 있는 은행이 금융 당국의 ‘배당 자제령’에 고심에 빠졌다.
은행은 상생금융에 따른 비용,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에 따른 충당금 등을 반영한 이후 남은 재원을 주주환원에 투입하려고 했다. 그러나 금융 당국이 부동산 PF 부실에 대한 충분한 준비 없이 배당을 늘리면 엄중 조치하겠다고 경고하면서 배당 계획을 수정하고 있다. 은행은 당국의 방침은 물론 주주 등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배당 규모 및 성향 등을 확정하기로 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지주들은 오는 3월 말 예정된 연말 결산 배당 및 분기 배당을 앞두고 배당 규모를 고민하고 있다. 2조원에 달하는 상생금융 비용과 부동산 PF 부실 우려에 따른 충당금 적립 등이 지난해 4분기 실적에 반영되면서 배당 확대에 대한 우려가 나왔지만, 시장에서는 금융지주들이 배당성향 상향 등을 통해 배당금을 유지 또는 증가시킬 것이라고 봤다.
그러나 금융 당국이 부실 PF 사업장에 대한 정리 속도를 높이겠다고 밝히며 조건부 배당 자제령을 내리면서 은행권은 배당에 대한 고민이 커졌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3일 임원회의에서 ”단기 성과에 치중해 부동산 PF 손실 인식을 회피하면서 남는 재원을 배당·성과급으로 사용하는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라고 말했다. 부동산 PF 손실에 대한 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한다면 배당을 늘려도 된다는 의미이지만, 금융 당국 수장이 배당을 콕 집어 거론한 만큼 금융지주들이 배당을 늘리기는 부담스러운 상황이 됐다.
한 금융지주 고위 관계자는 “부실 PF 사업장에 대해 보수적으로 충당금을 적립하고 있어 추가로 충당금을 적립하진 않을 것 같다”라면서 “그렇지만 당국에서 충당금 적립 현황과 함께 배당에 대해서 보겠다고 한 만큼 다시 배당 부분을 들여다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배당은 금융지주가 홀로 결정할 부분이 아니라 주주 등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듣고 이사회에서 결정하는 부분인 만큼 최종안이 결정되기 전까지 충분한 논의를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은행권은 부동산 PF 손실에 대해 보수적으로 충당금을 적립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은행들의 평균 대손충당금적립률은 183%로, 부실 리스크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흥국증권에 따르면 2023년 한 해 예상 순이익 대비 충당금 적립률은 KB국민은행은 41.4%, 신한은행 38.1%, 하나은행 41.5%, 우리은행 43.7%다.
은행권의 배당 고민은 깊어지고 있지만 주주환원 정책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금융지주가 배당성향을 직접 높이지 못하더라도 지난해 초 발표한 주주환원 정책 계획대로 자사주 매입 등을 통한 주주환원을 실시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배당 외 주주환원 여력이 있는 KB·신한·하나금융지주는 2월쯤 자사주 매입·소각 공시를 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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