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냈다! 추위 녹인 청춘의 열정 아이스하키’…女3대3 대표팀, 결승 진출 쾌거 [2024강원]
추위 녹인 열정의 아이스하키
열악한 저변 속 사상 첫 올림픽 메달
“결승, 쉽지 않지만 최선 다하겠다!”
[스포츠서울 | 강릉=황혜정 기자] 뜨거운 청춘들이 해냈다.
중학생으로만 이뤄진 어린 선수들이 ‘난적’ 중국을 꺾고 결승 진출을 일궈냈다. 열악한 저변 속에서 이뤄낸 첫 올림픽 메달이라 더 뜻깊다.
여자 3대3 아이스하키 청소년 국가대표팀이 24일 강릉 하키센터에서 열린 ‘2024 강원 청소년동계올림픽’ 준결승에서 중국을 6-4로 꺾고 결승 티켓을 따냈다.
쉽지 않은 경기가 예상됐다. 지난 20일 열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중국과 맞붙은 한국 대표팀은 3-6 석패했다. 그러나 선수들은 자신감이 넘쳤다. 주장 박주연(16·봉은중)은 “비록 저번엔 졌지만, 이번엔 꼭 이길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라고 했다.
홈 관중의 열화와 같은 성원도 등에 업고 시작했다. 한국은 시종일관 중국을 몰아붙였다. 비록 1피리어드 시작 2분 30초 즈음에 연달아 두 골을 먹히며 0-2로 끌려갔지만, 주눅들지 않았다.
오히려 먼저 두 골을 넣은 것처럼 몰아붙이며 주도권을 잡아갔다. 11분26초 남겼을 때 9번 한채연(15·연무중)이 화려한 드리블 실력을 발휘하며 슛을 했지만 무위로 돌아갔다. 아쉬움도 잠시, 10분10초 남겼을 때, 상대가 넘어진 사이에 ‘에이스’ 8번 한유안(16·온타리오 하키 아카데미)이 슛을 때렸고, 중국 골리가 골라인에 걸쳐있던 퍽을 실수로 뒤로 쳐내며 한국이 1-2로 따라갔다.
그러나 한국은 6분5초 남겼을 때 상대 공격수에 단독 드리블 돌파를 허용하고 추가 실점해 다시 1-3으로 끌려갔다. 그러자 장내에서 “대한민국~짝짝짝 짝짝”하는 큰 응원이 터져나왔다. 힘을 낸 한국이 다시 매섭게 몰아붙였다.
3분50초를 남겼을 때, 혼전 상황에서 골이 들어갔다. 10번 장현정(15·남춘천여중)이 골을 넣었다. 한국이 2대3으로 다시 따라붙었다. 1분9초 경에는, 한국 대표팀의 ‘공식’과도 같은 골이 나왔다. 8번 한유안-12번 심서희(16·신천중)로 이어지는 그림같은 패스와 슛이 나왔고, 멋지게 동점골을 넣었다. 관중석에서 난리가 났다.
2피리어드부터는 한국의 일방적 주도였다. 기세가 오를대로 오른 한국은 2피리어드 시작과 동시에 한유안이 단독 드리블 후 골을 넣으며 4-3 역전을 일궈냈다.
9분경 한 명 퇴장 상황에서 잘 버텨낸 한국은 계속해서 골을 넣으려고 공격 일변도 작전을 펼쳐갔다. 6분경 큰 위기에 봉착했으나, 선수들이 너도나도 몸을 날려 실점을 막았다. 중국은 경기가 잘 풀리지 않자 성질을 내며 슛만 난사하기 시작했다.
반면, 한국은 침착하게 하고자 하는 공격을 마음껏 펼쳤다. 3분25초에 31번 골리 안세원(15·삼각산중)의 결정적 선방이 이어졌고, 2분대 또 퇴장 상황을 잘 버텨냈다. 1분40초 남겼을 때 심서희가 단독 드리블 후 침착하게 골을 넣었다. 5-3으로 한국이 앞서가며 사실상 승기를 굳혔다. 장내에서 다시 함성이 울려퍼졌다.
3피리어드는 팽팽한 양상으로 이어졌다. 중국이 이대로 질 수 없다며 수차례 공격을 시도했다. 3피리어드 시작 10분 후까지는 주고받는 양상으로 치달았다. 그러다가 6분54초 경 한유안이 문전 혼전 상황에서 해결하며 6-3 쐐기를 박았다. 사실상 결승 진출을 확정짓는 골이었다.
중국은 4분44초대에 만회골을 터트렸지만, 너무 늦었다. 한국은 마지막까지 경기장을 가득 채운 홈관중에 멋진 장면을 선사하기 위해 공격 작전을 펼쳤다. 마지막 순간, 종료 휘슬이 울렸고 한국 선수들이 모두 아이스링크로 달려나와 기쁨을 만끽했다. 얼음도, 추위도 녹인 청춘의 열정 아이스하키였다.
한국 선수단은 오는 25일 ‘강호’ 헝가리와 결승전을 치른다. 헝가리와는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0-16으로 대패했다. 쉽지 않은 상대지만 최선을 다한다는 각오다. 주장 박주연과 김도윤 감독은 “스포츠는 각본 없는 드라마다. 강한 상대지만 우리의 아이스하키를 하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et1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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