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 영업익 첫 1조 돌파… K바이오 연대기 한획 그어
화이자 등 위탁생산 수주 2배↑
글로벌 톱티어 고객사 14곳 확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최초로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했다.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는 기술력과 수주 경쟁력이 더해진 결과로 평가된다. 연간 수주액은 3조5000억원에 달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3조6946억원, 영업이익 1조1137억원을 기록했다고 24일 공시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23.1%, 영업이익은 13.2% 증가한 수치다. 앞서 공시한 연간 매출 가이던스(3조6016억원 이상)도 930억원 초과 달성한 규모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중 영업이익 1조원 고지를 돌파한 것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최초다. 삼성그룹 상장사 중에서도 9번째 기록이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20개 기업 중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선 기업은 15개로, 이들 기업이 영업이익 1조원을 넘는데 걸린 기간은 평균 25년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를 12년만에 해내면서 초고속 성장을 이뤘다.
실적 상승세는 대형 수주 계약이 이어진 덕분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화이자, 노바티스 등 빅파마와 대규모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하며 전년(1조7835억원)의 2배 정도 되는 연간 수주액 3조5009억원을 기록했다. 연간 기준 역대 최고 수주 실적이다. 누적 수주 총액은 약 120억달러(16조8360억원)다. 작년 한해 동안 공시된 신규·증액 계약 총 19건 중 1000억원 이상의 대규모 계약만 9건을 기록했다. 역대 최고 수주액을 달성한 2020년(1조9000억원) 기록을 80% 초과 달성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글로벌 톱티어 빅파마 20곳 중 14곳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빅파마와의 견고한 파트너십은 높은 수익성으로 이어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올해 목표는 연 매출 4조원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증가하는 바이오의약품 수요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4월부터 2025년 4월 완공을 목표로 5공장을 건설 중이다. 5공장은 1~4공장의 최적 사례를 집약한 디자인으로 설계됐으며, 생산능력은 18만 리터다. 5공장이 완공되면 총 생산능력은 78.4만 리터가 된다. 이와 함께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중 가동을 목표로 ADC(항체·약물접합체) 생산시설을 건설 중이다.
포트폴리오 확장을 위한 투자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9월과 4월에는 삼성물산과 함께 조성한 '삼성 라이프 사이언스 펀드'를 통해 차세대 ADC 기술을 보유한 국내 기업 에임드바이오(AimedBio)와 스위스 소재 기업 아라리스 바이오텍(Araris Biotech)에 투자했다. ADC, 세포·유전자 치료제 등 차세대 바이오의약품 시장 선점을 위해 제2 바이오캠퍼스에 오픈이노베이션센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존림 대표는 올초 "올해 항체약물 접합체 상업생산 및 2025년 5공장 완공 등을 통해 앞으로도 빠른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도 전년대비 10~15% 성장한 매출 전망치를 공시했다.
한편 관계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미국,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의 제품 판매 확대로 매출액 1조203억원, 영업이익 2054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후 첫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8%(740억원)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지난 해 마일스톤(연구개발 수수료) 수령에 따른 기저효과로 11%(261억원) 감소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미국에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SB5, 제품명 '하드리마'), 유럽에 희귀성 혈액질환 치료제 '솔리리스' 바이오시밀러(SB12, 제품명 '에피스클리')를 각각 출시하고 제품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제품 판매 확대에 주력하는 동시에 후속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 개발을 적기에 마무리하고 ADC 등 미래 사업을 위한 본격적인 도약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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