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미디어아트 환상의 세계 속 두 얼굴[백인혜의 SNS 톡톡]

기자 2024. 1. 2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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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라스베이거스’라 불리는 인스파이어 리조트가 가오픈하면서 인스타그램에는 핫플 인증이 뜨겁다. 호텔 안에서 고래를 볼 수 있는곳이 있다며, 리조트에서 멋지게 찍는 방법 등 각종 꿀팁이 업데이트되고 있다. 축구장 64개 크기의 규모를 자랑한다는 이곳은 지난해 11월 말부터 고객들을 맞이하면서 차별화된 공간과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결합해 보는 이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내기도 한다.

필자도 발빠르게 답사해 본 결과, 외관에서 보는 모습과는 달리 150m에 달하는 천장과 높은 벽면을 초고화질 LED로 가득 채운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거리는 역대급이라는 소문에 걸맞게 웅장하고 감탄스럽기까지 했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오로라존’에서 바닷속을 연상시키는 ‘Under the blue land’ 디지털 고퀄리티 미디어아트(Media Art) 쇼였다. 화려한 미디어아트를 보면서 반사신경처럼 카메라를 자동으로 들 수밖에 없는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미디어아트는 현대미술 분야에서 새로운 문화예술 패러다임으로 떠올랐다. 이는 오디오, 비디오, TV와 같은 미디어를 활용해 정보를 청각적이고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기술이 대중화되면서 시작된 현상이다. 이러한 기술이 음악, 영상, 예술 작품을 창의적으로 융합해 대중과 소통하는 새로운 방식으로 발전하면서 건축물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시각적 즐거움을 넘어서 관람객들에게 몰입감 넘치는 경험을 제공한다. 인스파이어 리조트의 ‘Under the blue land’ 미디어아트 쇼는 바로 이러한 몰입감의 절정을 보여주는 예시다. 관람객들은 단순히 바다를 보는 것이 아니라 바닷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착각을 하게 되는데, 이는 고도의 기술과 예술이 어우러진 결과다.

또한 이달 21일까지 진행되는 겨울의 대표 축제 ‘서울라이트’도 광화문을 화려하게 장식하는 미디어파사드쇼다.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상징하는 광화문에 LED를 설치해 우리나라와 호주, 독일, 헝가리 등 다양한 국적의 작가들이 참여해 만든 작품을 선보인다. 전통적인 캔버스나 조각상에 의존하던 과거와 달리 현대의 미디어아트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무한한 창의성을 발휘한다. 이는 예술가들에게 새로운 표현의 자유를 제공하며, 관람객들에게는 전에 없던 감각적 경험을 선사한다.

미디어아트가 곳곳에 다양한 형태로 표현되면서 공간의 개념도 재정의되고 있다. 전통적인 갤러리나 박물관에서 벗어나 대규모 공공장소, 심지어 야외 환경까지 예술의 장으로 변모시키고 있다. 이는 예술이 일상 속으로 더 깊숙이 들어오는 현상을 의미하며, 사람들이 예술을 경험하는 방식에 혁신을 가져오고 있다.

더 나아가 미디어아트는 사회적·문화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강력한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예술가들은 현대 사회의 다양한 이슈들을 미디어아트로 표현하고, 이를 통해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이는 예술이 단순한 미적 즐거움을 넘어서 사회적 대화와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럼에도불구하고 한편에서는 미디어아트의 대중적 인기와 함께 이러한 예술 형태가 상업적 이익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기울고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미디어아트 프로젝트들이 때때로 예술적 가치보다는 상업적 가치에 더 중점을 두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이는 예술의 본질적 가치와 상업적 이익 사이의 균형을 찾는 문제로 이어지기도 한다. 또한 디지털 기술에 기반한 미디어아트가 전통적인 회화나 조각과 같은 클래식한 예술 형태를 압도하거나 대체할 위험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는 예술의 다양성과 전통을 보존하는 것과 혁신적인 예술 형태를 수용하는 것 사이의 균형을 찾는 과제를 낳는다.

이러한 비판적 관점들은 미디어아트가 직면한 도전적인 측면들을 드러내며, 이 예술 형태가 지속가능하고 포괄적인 방향으로 발전하기 위한 고려사항들을 제시한다. 현대 문화예술의 중요한 축으로 미디어아트가 자리매김하면서 단순히 기술적 혁신과 대중적 인기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비판적인 시각을 통합하고 극복하는 방향으로 나아가 새로운 경험의 지평을 열어 가길 바란다.


■백인혜는 누구?

백인혜 칼럼니스트는 편집디자이너 출신의 SNS 마케터다. 오랜 직장 생활과 프리랜서 경험을 바탕으로 2020년 SNS 마케팅 기업 ㈜트렌드넷을 설립했다. 서울시패션제조지원센터 금천솔루션앵커의 공동운영사이며, 다양한 기업의 온라인 홍보 채널 관리 및 컨설팅을 제공, 여러 기관들과 지역축제와 문화마케팅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SNS 마케팅 전략 강사로도 활동한다. 저서로 ‘힙피플, 나라는 세계’(포르체)가 있다.

SNS마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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