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상 깊은 尹... ‘당무 개입’ ‘김건희 여사 여론’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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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것처럼 보이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입은 상처는 결코 가볍지 않다."
4월 총선을 80일도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김건희 여사 논란을 더 키우고, '당무 개입' 소지까지 초래한 것이 윤 대통령 리더십에 더 큰 리스크가 됐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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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구전략 마련에 대통령 고민 깊어질 듯
방송 대담 통해 입장 표명할 가능성
"갈등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것처럼 보이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입은 상처는 결코 가볍지 않다."
여권 핵심관계자가 24일 봉합 수순에 접어든 윤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갈등에 대해 한 얘기다. 4월 총선을 80일도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김건희 여사 논란을 더 키우고, '당무 개입' 소지까지 초래한 것이 윤 대통령 리더십에 더 큰 리스크가 됐다는 판단이다.
여권에선 전날 한 위원장이 보여준 ‘90도 인사’에도 불구하고, 윤 대통령이 입은 내상은 쉽게 치유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통령실이 한 위원장에게 직접적으로 사퇴 요구를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야당에서는 법적문제로 끌고 들어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실제 더불어민주당은 공직선거법 85조의 ‘공무원 등 법령에 따라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자는 직무와 관련해 또는 지위를 이용해 선거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등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할 수 없다’는 규정을 근거로 윤 대통령 고발을 검토 중이다.
대통령실이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대목은 따로 있다. 당무 개입 논란에 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의 이름이 여당발로 공개됐다는 점이다. 당 관계자는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공천 개입 혐의를 수사한 당사자"라며 "불법성 여부를 떠나 당무 개입 이슈를 한 위원장 측이 언론에 노출시킨 것이라면, 공직자의 정치적 중립 위배 문제가 중요한 걸 아는 두 사람 간에 회복할 수 없는 앙금이 남은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갈등으로 김 여사 논란이 국민들에게 더 부각된 사실도 윤 대통령에겐 부담이다. 두 사람 간 갈등이 표면화하는 과정에서 '김 여사= 몰카, 함정 취재의 피해자'라는 대통령실 해명 전략도 무의미하게 소비됐다. 이날 발표된 YTN과 엠브레인퍼블릭의 여론조사 결과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문제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의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필요하다"는 답변이 69%로 나타났다. 국민 10명 중 7명이 윤 대통령의 해명이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도 "필요하다"는 응답이 46%,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이 47%로 비등했다. 여론조사가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 간 갈등이 최고조였던 21, 22일 진행됐다는 점에서 대통령실도 대국민 사과 등 출구전략에 더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게 된 상황이다.
윤 대통령의 입장 표명과 관련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여러 가지 안을 모두 열어두고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기자회견 형식보단 특정 방송 매체와의 대담을 통해 입장을 밝히는 방식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세한 여론조사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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