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말로 안부 물었는데 “오겡끼데스까?”···갤S24 ‘라이브 통역’ 써보니[리뷰]

일상 대화 큰 무리 없이 실시간 통역
“일본어에서 한국어는 약간의 오역,
한국어는 꽤 정확히 일본어로 바꿔”

갤럭시S24 울트라 제품 사진. 김상범 기자

갤럭시 S24 울트라 모델로 실시간 통역 통화를 하는 모습(왼쪽)과 ‘삼성 키보드’의 실시간 번역 기능을 이용해 베트남어로 메시지를 주고받는 모습.

우리 말로 “잘 지내시죠?”라고 물었다. 말이 끝나자마자 기계 음성이 “오겡끼데스까(お元気ですか?)”라는 일본어로 옮겨줬다.

실시간 통역 기능을 탑재한 삼성전자 ‘갤럭시 S24 울트라’로 오랜만에 지인에게 안부 전화를 걸어 봤다. 그에게는 일본어로 답해 달라고 부탁했다. 통화 상대방은 7년간 일본 회사에 다닌, 일본어에 능통한 이다.

그는 “僕は元気ですよ(저는 잘 지내고 있어요)”라고 대답했고 이 역시 기계 음성이 한국어로 바꿔 읽어줬다. 최근에 이사한 근황에서부터 감기로 고생한 얘기까지 서로의 신변에 대한 대화가 큰 무리 없이 오갔다. 지인은 “일본어를 한국어로 옮기는 것은 약간의 오역이 있긴 하나, 한국어는 꽤 명확히 일본어로 바꿔준다”고 평가했다.

갤럭시S24 울트라로 실시간 통역 통화를 주고받는 모습. 김상범 기자

갤럭시 S24 시리즈에 삼성전자는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을 탑재했다. 네트워크 연결 없이, 기기 자체에서 AI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AI로 할 수 있는 많은 일들 가운데서도 삼성전자는 실시간 통역 기능을 가장 앞세워 홍보했다.

실시간 번역도 가능하다. 문자메시지·카카오톡 등에서 상대 언어를 고른 뒤 한글로 하고 싶은 말을 타이핑하기만 하면 즉각 번역해준다. 베트남어를 공부하고 현재 동남아시아 순회특파원으로 파견을 간 동료와 카카오톡 대화를 나눠봤다. “오늘은 어떤 취재를 하느냐” “베트남 날씨는 어떠냐” 같은 문장을 번역 애플리케이션(앱)의 도움 없이 ‘삼성 키보드’ 기본앱에 담긴 기능으로 간단히 통역할 수 있었다.

통화·문자를 하는 상황이 아닌, 외국인과 1대 1로 마주치는 상황을 위한 ‘온디바이스 통역’ 기능도 꽤 쓸만하다.

통역 기능을 활성화하고, 미 공화당 뉴햄프셔 경선 결과를 설명하는 미국 영상뉴스를 틀어봤다. ‘polls(투표)’를 ‘polish(폴란드인)’로 잘못 알아듣는 등의 오류와 오역이 일부 눈에 띄긴 했다.

하지만 발음 속도가 너무 빠르거나 내용이 복잡하지 않다면, 여행지에서 주고받는 간단한 일상대화 정도면 무리 없이 가능할 것 같았다.

갤럭시S24의 생성형 사진편집 기능.

생성형 사진편집 기능도 눈에 띈다. 경향신문 1층 카페를 찍은 사진에서, 구석에 놓인 곰인형을 향해 대충 동그라미를 그리니 알아서 윤곽선을 따줬다. 곰인형을 사진에서 지워버리고 ‘생성’ 버튼을 누르니 몇초 뒤 그 자리에 야자수 화분 사진을 알아서 채워넣었다.

화면에서 원을 그리거나 손가락으로 하이라이트해 바로 검색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서클 투 서치’ 기능이나, 긴 텍스트를 요약해 주는 ‘노트 어시스트’ 기능도 유용해 보였다.

AI 요약 기능은 ‘사료만으로 따져본 양규의 7전승 신화’라는 제목의 약 1만자에 달하는 긴 경향신문 기사를 단 5문장으로 요약해 줬다. 바쁘게 보고서나 논문을 읽어야 할 때 요긴하게 쓸 수 있겠다.

갤럭시S24의 ‘서클 투 서치’ 기능. 김상범 기자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중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갤럭시 AI’를 최신형 갤럭시 S24뿐 아니라 갤럭시 S23과 Z플립5·폴드5 등 일부 구형 모델에도 확대 적용한다.

삼성전자가 AI 기능을 구독제로 전환할 가능성도 있다. 갤럭시 S24 제품 설명에는 “갤럭시 AI 기능은 2025년까지 무료로 제공된다”는 문구가 적혀 있다.

다만 삼성전자는 갤럭시 AI가 아직 성능 면에서 완벽하지 않은 만큼 유료화를 논의하기에는 이르다는 설명이다. 노태문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사장)은 앞서 “AI는 이제 시작 단계로, 당장은 유료화에 대해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