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는 낯섦으로 더많은 이야기 상상"…페로탕 이상남 개인전

황희경 2024. 1. 24.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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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미니멀리즘 작업을 했지만 생각이 달라졌어요. 시작은 미니멀리즘이었지만 색과 형태를 중첩해 다양하게 엮어나가면서 이건가 싶으면 또 살짝 비켜나가고 미끄러지면서 보는 사람들이 더 많은 이야기를 상상하게 하는 거죠. 마치 지휘자처럼 작품과 관객의 중간에서 연결해주는 게 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극장 안으로 들어와 서로 다른 다양한 작품을 만난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입구에서 흰색 작품을 보다가 안으로 더 들어오면 컬러 작품이 있어 예측이 깨지고 또 2층(전시장)에 올라가면 또 다른 풍경이 전개되면서 끊임없이 약간의 낯섦을 주면서 끌고 가는 거죠. 몇초 만이라도 시선을 끌 수 있다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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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남, Forme d'esprit (H29), 2022, 패널 위 아크릴[페로탕 서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처음에는 미니멀리즘 작업을 했지만 생각이 달라졌어요. 시작은 미니멀리즘이었지만 색과 형태를 중첩해 다양하게 엮어나가면서 이건가 싶으면 또 살짝 비켜나가고 미끄러지면서 보는 사람들이 더 많은 이야기를 상상하게 하는 거죠. 마치 지휘자처럼 작품과 관객의 중간에서 연결해주는 게 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기하학적 추상 작업으로 알려진 화가 이상남(71)이 서울 청담동의 페로탕 서울에서 25일부터 개인전 '마음의 형태'를 연다. 프랑스계 화랑인 페로탕이 2016년 서울에 진출한 뒤 한국 작가 개인전을 여는 것은 2019년 박가희 작가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1981년 미국 뉴욕으로 건너간 이후 그곳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1993년부터 지난해까지 작업 세계의 변화를 엿볼 수 있는 13점을 소개한다.

초기에는 여백이 많은 화면에 원이나 직선, 곡선으로 이뤄진 단순한 기호나 형상을 단색으로 표현했지만 그 이후로는 색이 다양하게 등장하고 기호나 형상도 훨씬 복잡한 형태로 화면을 가득 채운다. 기호나 형상들은 작가가 여러 곳에서 수집한 이미지에서 추출하거나 새로 조합해 만들어진 것이다.

이상남, Forme d'esprit, 2001, 캔버스에 아크릴[페로탕 서울 제공]

보는 이들은 그림 속 기호나 형상에서 뭔가 상징이나 의미를 읽어내려고 하지만 이를 피하기 위해 일부러 기호나 형상을 비틀기도 한다.

매끈한 표면에 정교한 그의 작품은 언뜻 보면 컴퓨터그래픽으로 출력했거나 실크스크린 등을 이용한 것 같다. 그러나 밑그림 구상은 컴퓨터를 이용하지만 실제 작업은 바탕에 아크릴 물감을 칠하고 표면을 갈아내기를 수백번 반복하는 고된 과정을 거친다.

개막을 앞두고 24일 만난 작가는 전시장을 하나의 극장(theater)으로 생각한다면서 무용이나 연극무대에서 벌어지는 예기치 않은 사건들이 때론 비합리적이지만 매력적인 것처럼 작품을 생각해 달라고 말했다.

"극장 안으로 들어와 서로 다른 다양한 작품을 만난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입구에서 흰색 작품을 보다가 안으로 더 들어오면 컬러 작품이 있어 예측이 깨지고 또 2층(전시장)에 올라가면 또 다른 풍경이 전개되면서 끊임없이 약간의 낯섦을 주면서 끌고 가는 거죠. 몇초 만이라도 시선을 끌 수 있다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상남 작가[페로탕 서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zitro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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