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추신수 절친’ 벨트레, 95.1%로 명예의 전당 입성… 헬튼-마우어도 동반 입성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박찬호와 추신수의 동료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져 있는 스타 3루수 아드리안 벨트레가 첫 턴에 명예의 전당 입성에 성공했다. 조 마우어, 토트 헬튼 또한 쿠퍼스타운에 입주할 자격을 얻은 가운데 이제 관심은 2025년 명예의 전당 투표에서 스즈키 이치로가 만장일치 타이틀을 가져갈 것인지로 쏠린다.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는 2024년 명예의 전당 투표 결과를 24일(한국시간) 공개했다. 예상대로 벨트레가 높은 득표율과 함께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가운데 헬튼과 마우어라는 한 시대를 풍미한 선수들도 각각 입성에 성공했다. 벨트레와 마우어는 이번이 피투표권을 얻은 첫 해였고, 헬튼은 6번의 도전 만에 명예의 전당이라는 훈장을 달았다.
명예의 전당 투표는 일정 수준의 자격을 가진 BBWAA의 회원들의 투표로 이뤄지며, 올해 투표 인단은 총 385명이었다. 이중 75%인 289명 이상의 표를 얻어야 명예의 전당에 입성할 수 있다. 피투표권은 은퇴 후 5년이 지난 시점부터 생기며, 총 10번의 기회가 있다. 특정 시점에서 투표율이 5% 아래로 떨어지면 피투표권이 상실된다. 벨트레와 마우어는 한 번에 이 허들을 통과하는 데 성공했으며, 헬튼은 지난 5번의 투표에서 꾸준하게 득표율을 올린 가운데 이번에 드디어 75% 기준을 넘겼다.
벨트레, 마우어, 헬튼은 오는 7월 22일 미 뉴욕주 쿠퍼스타운 클라크스포츠센터에서 열리는 헌액식에 참가한다. 벨트레는 385표 중 95.1%라는 상대적으로 압도적인 득표를 얻어 무난하게 입성했다. 실제 투표 과정에서 일부 BBWAA 투표인단이 자신의 투표 결과를 공개했는데 시작부터 끝까지 벨트레는 75%를 무난하게 넘기는 것으로 나와 첫 턴 헌액이 확실시됐다. 헬튼은 307표(79.7%)를 얻어 드디어 75% 기준선을 넘겼고, 마우어는 76.1%인 293표로 첫 턴 통과에 성공했다.
◆ 박찬호 도우미에서 추신수 절친으로… 모두가 사랑했던 그 사나이
지난 2018년을 끝으로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은퇴해 올해 처음으로 피투표권을 얻은 벨트레는 일찌감치 헌액 대상으로 평가됐다. 흠을 잡을 곳이 마땅치 않다는 평가를 받은 가운데 모든 이들의 예상대로 첫 턴에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는 영예를 누렸다. 벨트레는 메이저리그 통산 21년 동안 2933경기에 나가 타율 0.286, 477홈런, 170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19를 기록한 대표적인 스타 출신이다. 네 차례 올스타에 선정됐고, 5번의 골드글러브와 4번의 실버슬러거, 그리고 2번의 플래티넘 골드글러브를 수상하는 등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의 벨트레는 1998년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당시는 ‘코리안 특급’ 박찬호가 한창 다저스의 핵심 선발 투수로 활약하고 있었던 시기였고, 아직 어린 3루수였던 벨트레는 1999년부터 본격적으로 팀의 주전 3루수로 도약하며 박찬호와 호흡을 맞췄다. 국내의 메이저리그 올드팬들에게도 아직 벨트레의 기억이 남아있다.
텍사스로 떠난 박찬호와 달리 벨트레는 다저스에 남아 오랜 기간 팀의 핫코너를 지키며 대활약을 펼쳤다. 특히 2004년 성적이 대단했다. 벨트레는 당시 156경기에서 타율 0.334, 48홈런, 121타점, OPS 1.017의 대활약을 남기며 내셔널리그 MVP 투표에서도 2위에 오르는 등 전성기를 활짝 열었다. 좋은 3루수였던 벨트레가 리그를 대표하는 특급 3루수로 부상한 계기가 됐다.
벨트레는 2004년까지 다저스에서 총 7시즌을 뛰며 966경기에서 타율 0.274, 147홈런, 510타점, OPS 0.794의 성적을 남긴 뒤 시애틀로 이적했다. 2005년부터 2009년까지는 시애틀에서 뛰었다. 시애틀에서는 다저스에서만한 성적을 남기지 못해 하락세로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많았으나 2010년 보스턴으로 이적한 뒤 다시 예전의 장타력을 찾으며 재기에 성공했다. 벨트레는 2010년 보스턴에서 타율 0.321, 28홈런, 102타점, OPS 0.919를 기록한 뒤 2011년 텍사스로 이적했다.
텍사스는 벨트레의 마지막 팀이 됐으며, 벨트레는 여전한 기량은 물론 뛰어난 리더십까지 보여주며 레전드의 길로 접어들었다. 벨트레는 2018년 마지막 시즌을 보낼 때까지 텍사스에서 총 여덟 시즌을 뛰었으며 이 기간 타율 0.304, 199홈런, 699타점, OPS 0.865라는 대활약으로 마지막 불꽃을 태웠다. 벨트레는 존경받는 리더로서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으며 훌륭한 누적 성적까지 쌓아 일찌감치 명예의 전당에 들어갈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다.
추신수와도 인연이 있다. 추신수는 2014년 텍사스에 합류했고, 벨트레는 당시 팀의 리더였다. 추신수는 벨트레에 대해 유쾌하면서도 선을 넘는 것에 대해서는 결코 용납하지 않았던 리더 중의 리더로 평가한다. 첫 턴임에도 95.1%라는 높은 득표율을 기록한 것도 좋은 선수이기도 했지만 좋은 사람이었기에 가능하다는 평가다.
콜로라도의 ‘산 사나이’ 헬튼 또한 꾸준히 득표율을 올린 가운데 이번에는 입성이 유력하다는 평가를 받았고, 끝내 75% 기준선을 넘기면서 입성에 성공했다. 헬튼은 1997년 콜로라도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2013년까지 자신의 모든 경력을 콜로라도에 바친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스타다. 메이저리그 통산 17시즌 동안 타율 0.316, 출루율 0.414, 장타율 0.539, 369홈런, 1406타점, OPS 0.953이라는 빼어난 공격 성적을 남겼다.
타자들에게 유리한 쿠어스필드를 경력 내내 홈으로 사용했다는 점에서 과소평가되는 부분도 있지만, 헬튼은 홈구장과 별개로 걸출한 타격을 갖춘 선수였다. 장타도 있으면서 정확도도 낮지 않은 만능 타자였다. 헬튼은 2000년 타율 0.372, 출루율 0.463, 장타율 0.698을 기록하면서 세 부문 타이틀을 다 쓸어 담는 업적을 남겼고, 2000년(42홈런)과 2001년(49홈런)은 40홈런 이상 시즌을 보내기도 했다.
MVP 경력은 없지만 2000년부터 2004년까지 5년 연속 MVP 투표에서 득표에 성공했던 경력을 가지고 있다. 또한 5번의 올스타, 3번의 골드글러브, 4번의 실버슬러거를 획득하는 등 공‧수 모두에서 좋은 기량을 선보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직도 콜로라도 팬들이 가장 사랑하는 선수 중 하나로 길이 남아 있다.
헬튼이 콜로라도의 사나이라면, 마우어는 미네소타의 자랑이다. 2001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지명을 받고 미네소타에 입단한 마우어는 2004년 21살의 나이에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2018년까지 총 15시즌 동안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했다. 통산 1858경기에서 타율 0.306, 출루율 0.388, 장타율 0.439, 143홈런, 923타점을 기록한 당대 최고의 포수 중 하나로 팬들의 기억 속에 남아있다.
포수치고는 공격력이 대단히 뛰어난 편에 속했으며, 수비도 약하지 않았다. 전성기에는 공‧수를 겸비한 최고 포수로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2008년부터 2010년까지는 올스타, 실버슬러거, 골드글러브를 3년 내내 동시에 따내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2009년에는 138경기에서 타율 0.365, 출루율 0.444, 장타율 0.587, 28홈런, 96타점의 대활약을 펼치며 아메리칸리그 MVP에 오르기도 했다. 포수가 타율, 출루율, 장타율 타이틀을 다 쓸어담는 건 메이저리그 전체 역사에서도 극히 보기 드문 일이었다.
비록 부상으로 말년에 다소 고전하기는 했지만 마우어는 1루수로 자리를 옮겨 특유의 공격력을 유지했으며 결국 첫 턴에 명예의 전당까지 들어가는 영예를 누렸다. 헬튼과 마우어, 두 명의 프랜차이즈 스타들이 나란히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는 점도 각 구단의 축제 분위기를 더한다.
◆ 이제 이치로의 시간… 사바시아-에르난데스 도전한다
벨트레와 마우어가 첫 턴부터 명예의 전당에 들어감에 따라 이제 2025년 첫 피투표권을 얻는 선수들의 입성 여부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2025년 명예의 전당에 첫 도전하는 대표적인 선수로는 스즈키 이치로, CC 사바시아, 더스틴 페드로이아, 펠릭스 에르난데스, 이안 킨슬러, 벤 조브리스트, 커티스 그랜더슨, 트로이 틀로위츠키, 러셀 마틴, 핸리 라미레스, 브라이언 맥캔 등이 있다.
북미 스포츠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은 이중 툴로위츠키, 조브리스트, 그랜더슨, 라미레스, 마틴의 경우 5% 득표가 관건이라고 봤다. 5%를 넘기지 못하면 피투표권이 자동적으로 사라지기 때문이다. 즉, 명예의 전당 입성 가능성이 극히 낮다고 본 것이다. 페드로이아와 킨슬러는 5%는 넘길 것으로 봤지만 75% 기준선은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
관심을 모으는 건 단연 이치로다. 일본프로야구를 평정하고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선 이치로는 2001년 시애틀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당시 MVP와 신인상, 골드글러브와 실버슬러거, 그리고 올스타까지 모두 쓸어담는 기염을 토하며 미국 전역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장타가 많은 선수는 아니지만 워낙 콘택트 능력이 좋았고, 50도루 이상이 가능한 주자이자 메이저리그 최고의 우익수 수비수이기도 했다.
이치로는 2001년 MVP를 포함, 신인상, 10번의 올스타, 10번의 골드글러브, 3번의 실버슬러거, 2번의 타격왕을 차지했다. 만 28세에 메이저리그에 데뷔했음에도 불구하고 19시즌을 건강하게 뛰며 통산 2653경기에서 타율 0.311, 3089안타를 기록했다. 3000안타는 명예의 전당 직통 코스로 불린다. 이치로의 명예의 전당 입성을 의심하는 자는 아무도 없다. 관심은 ‘만장일치’가 가능하느냐는 것이다. 그만큼 이치로의 위상이 거대하다.
역사상 만장일치 추대자는 2019년 마리아노 리베라 뿐이다. 메이저리그 최고의 소방수로 칭송되는 리베라는 첫 턴에서 모든 투표인단의 표를 받으며 ‘만장일치 명예의 전당’ 헌액이라는 역사를 썼다. 리베라와 함께 뛰었던 뉴욕 양키스의 또 하나의 스타 데릭 지터도 만장일치 가능성이 점쳐졌으나 397명의 투표자 중 딱 한 명이 지터를 지지하지 않으면서 아쉽게도 대업에 실패했다. 득표율은 99.7%였다.
이치로의 만장일치 추대 가능성은 매우 높다는 평가다. 당장 2025년 후보자 중 가장 뛰어난 경력을 자랑한다. 3000안타를 친 것 자체가 직행 코스인데 여기에 뛰어난 수비력을 갖췄으며 사생활에서도 문제가 없었다. 다만 지터도 만장일치가 예상됐으나 한 표가 모자랐다. 투표인단 성향에 따라 타율에 비해서는 출루나 장타가 떨어지는 이치로에게 표를 주지 않는 돌발 변수가 나올 수도 있어 마지막까지 긴장감 넘치는 레이스가 이어질 전망이다.
사바시아는 메이저리그 통산 19시즌에서 251승161패 평균자책점 3.74를 기록한 대투수다. 251승, 그리고 3577⅓이닝 소화를 고려하면 첫 턴에 명예의 전당에 갈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예전에는 자동 통과의 기준이 300승인 경우가 많았지만, 현대에는 그보다 낮아졌기 때문에 사바시아는 충분히 통과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사바시아는 6번의 올스타, 그리고 2007년 사이영상 경력이 있다.
에르난데스는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누적 성적에 대한 판단이 관심이다. 2005년 시애틀에서 데뷔해 천재 투수 소리를 들었던 에르난데스는 2번의 평균자책점 타이틀, 6번의 올스타, 그리고 2010년 사이영상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다만 부상으로 일찍 은퇴를 했고, 이에 169승에 그쳤다. 전성기가 강렬했고 평균자책점은 3.42로 좋았지만 200승이 안 되는 것에 대한 투표인단의 부정적 판단이 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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