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 영업익 1조 제약바이오 업계 최초…올해 매출 4조 돌파 목표
삼성바이오에피스도 매출 1조원 사상 첫 돌파
올해 매출 목표 4조1564억원, 전년보다 12.5% ↑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진단 제외) 최초로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했다. 2022년 연 매출 3조원, 2023년 3분기 매출 1조원 돌파에 이어 '사상 최초' 기록을 연이어 쓰고 있다. 화이자, 노바티스 등 빅파마와 대규모 CMO(위탁생산) 계약을 잇따라 체결하고,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판매 확대 등이 더해진 결과다.
고성장세는 올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6월부터 완전 가동한 4공장 효과가 온전히 반영되고, 연내 ADC(항체약물접합체) 상업 생산도 예정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매출을 전년보다 12.5% 늘어난 4조1564억원으로 관측했다.
성장세는 별도기준에서도 확인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작년 매출은 전년 대비 21% 늘어난 2조9388억원, 영업이익은 24% 늘어난 1조2042억원이다. 4분기 별도기준 매출은 8279억원, 영업이익은 334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각각 11%, 8% 증가했다.
호실적은 CMO 수주 계약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화이자, 노바티스 등 빅파마와 대규모 CMO 계약을 체결하며 전년(1조7835억원) 대비 2배가량 많은 연간 수주액 3조5009억원을 기록했다. 연간 기준 역대 최고 수주 실적이다. 누적 수주 총액은 약 120억달러(16조8360억원)다. 또한 작년 한해 동안 공시된 신규·증액 계약 총 19건 중 1000억원 이상의 대규모 계약만 9건을 기록했다. 역대 최고 수주액을 달성한 2020년(1조9000억원) 기록을 80% 초과 달성했다.
수주 계약 상대방도 탄탄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글로벌 톱티어 빅파마 20곳 중 14곳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빅파마와의 견고한 파트너십은 높은 수익성으로 이어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작년 연간 영업이익률(별도기준)은 30.1%로, 2021년 30%대 진입 이후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평균이 10%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차이가 크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1~3공장이 풀가동을 유지 중"이라며 "생산 효율성 높여 동일 공장, 동일 기간 동안 고품질의 제품을 더 많이, 빠르게 생산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CMO 수주 성과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10여년간 쌓아온 경쟁력이 주효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업계 잇단 증설을 통해 업계 최대 생산능력을 갖췄고, 프로세스 혁신을 통해 바이오의약품 생산에 필수적인 기술이전 기간을 업계 평균의 절반 수준인 3개월로 단축했다. 미국 스탠포드대 화학공학 석사, 노스웨스턴대 MBA 졸업 후 제넨텍, 로슈 등 글로벌 빅파마 임원을 지낸 존림 사장의 폭넓은 경험, 탄탄한 글로벌 네트워크 기반 영업력도 시너지 효과를 냈다. 그는 지난해 대표이사와 영업센터장을 겸직했다.
이를 위해 인천 송도에 제2캠퍼스를 부지를 확보했고 2032년까지 7조5000억원을 투자해 4개 공장을 추가 건설하기로 했다. 현재 제2캠퍼스 부지에 지난해 4월부터 2025년 4월 완공을 목표로 18만리터(ℓ) 규모 5공장을 짓고 있다. 공사 기간은 총 24개월로, 동일 규모인 3공장보다 1년 단축하는게 목표다. 이를 통해 시장 기회를 선점하겠단 포부다. 완공 후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생산능력이 78만4000리터(ℓ)로 확대돼 전 세계 CDMO 가운데 압도적인 1위가 된다.
포트폴리오 확장의 일환으로 투자 중인 ADC 분야에서는 2024년 내 가동을 목표로 생산시설 건설을 추진 중이다. 기업 투자도 단행했다. 지난해 9월과 4월에는 삼성물산과 함께 조성한 '삼성 라이프 사이언스 펀드'를 통해 차세대 ADC 기술을 보유한 국내기업 '에임드바이오'(AimedBio)와 스위스 소재 기업 '아라리스 바이오텍'(Araris Biotech)에 투자했다.
이외 중요성이 높은 해외 거점에 추가로 진출해 글로벌 수주 네트워크를 구성해 영업 역량을 높이겠단 계획이다. 또한 CDO(위탁개발사업) 분야에서 기술 플랫폼 S-DUAL™(차세대 이중항체 플랫폼)과 DEVELOPICK™(신약 후보물질 발굴 플랫폼)을 고도화하고, S-CHOsient™(임시 발현 플랫폼), S-Glyn™(글리코실화 분석 기반 물질 개발 지원 플랫폼) 등 2개의 신규 플랫폼을 출시해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차별화한 서비스를 제공해나갈 방침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현재 블록버스터급 바이오시밀러 7종을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미국에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SB5, 제품명 '하드리마'), 유럽에 희귀성 혈액질환 치료제 '솔리리스' 바이오시밀러(SB12, 제품명 '에피스클리')를 각각 출시하면서 다양한 시장과 질환 영역에서 제품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미국 내 하드리마 유통사인 오가논에 따르면, 하드리마는 7월 출시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들 중 처방건수가 2위와 3배 이상일 정도로 압도적인 1위다. 6개월 전 먼저 출시된 암젠의 암제비타와 격차도 빠르게 좁히고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올해도 글로벌 시장에서의 제품 판매 확대에 주력하겠단 방침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후속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 개발을 적기 마무리하고 ADC 연구 등 미래 사업을 위한 본격적인 도약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미리 기자 mil0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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