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병원 관두더니…"K-펫푸드 자부심 세운 수의사입니다"[펫피플]
(서울=뉴스1)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 "왜 동물병원 안 하냐고요? 임상도 좋지만 '먹는 것'으로 반려동물들의 건강을 책임지고 싶었어요."
우리와주식회사의 김희정 책임수의사는 동물병원에서 임상을 하다가 펫푸드 기업으로 자리를 옮겼다. 임상도 좋았지만 건강의 가장 기본인 먹거리로 반려동물들의 삶의 질을 높여주고 싶어서다.
반려동물 양육인구가 늘어나면서 많은 사람들이 수의사 하면 강아지, 고양이를 치료하는 동물병원 수의사를 떠올린다. 하지만 동물병원 수의사만 있는 것은 아니다.
24일 농림축산식품부와 대한수의사회 등에 따르면 현재 수의사로 활동 중인 1만4000여명 중에 동물병원에서 반려동물(농장동물 혼합 600여명 포함) 진료를 하는 수의사는 7500여명이다. 절반 가량의 다른 수의사들은 공무원부터 동물용의약품, 사료업체, 벤처기업 등 다양한 곳에서 활약하고 있다.
김희정 책임수의사도 동물병원에서 근무하다 '우리와'로 이직했다. 그는 이곳에서 반려동물의 생애주기 및 건강을 고려한 제품을 개발하며 정성이 담긴 K-펫푸드를 선도하고 있다.
김희정 수의사가 말하는 좋은 펫푸드는 어떤 것일까.
◇우리와 입사 후 반려동물 고통 없는 먹거리 고민
김희정 우리와 수의사는 뉴스1과 인터뷰에서 말을 하지 못해 사람과 소통이 어려운 동물들이 고통을 삼키는 모습을 보고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으로 수의학 공부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동물들을 관찰하고 치료한다는 점에 매력을 느껴 수의사가 됐다고.
처음엔 여느 수의사와 같이 동물병원에서 근무를 했다. 근무 당시 그는 반려동물이 사료를 먹고 식이 알레르기 증상을 보이거나 사료가 목에 걸리는 등 '먹는 것'만으로도 동물들이 고통 받는 모습을 목격했다.
"사람을 포함한 모든 동물에게 생존을 위해 먹는 것이 중요하잖아요. 그래서 적어도 '먹는 것'과 관련된 불편함으로 동물들이 병원에 오는 것은 막고 싶었어요. 또 지금은 강아지별로 갔지만 제가 시추(시츄) 3마리와 함께 지냈거든요. 반려견에게 어떤 것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자연스럽게 펫푸드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됐죠."
그는 늘 먹는 '식사'에서 고민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다니던 동물병원을 그만두고 펫푸드 회사에 입사했다. 수의학 전공의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프리미엄 펫푸드 개발에 기여하기 시작했다.
펫푸드 회사의 수의사는 임상 수의사와는 조금 다른 업무를 수행한다. 김희정 수의사는 우리와의 처방식 브랜드 '브이오엠알엑스(V.O.M RX)'의 마케팅 업무를 수행하는 브랜드 매니저다.
수의학을 전공한 만큼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학술 영업 및 학술 마케팅을 총괄하는 지원 업무는 물론 회사 내부 직원들, 동물병원 근무자들, 반려동물 보호자들을 대상으로 세미나를 진행하기도 한다.
또한 제품 개발 단계에서 연구 개발팀과 함께 건강하고 안전한 사료를 만들기 위해 고민한다. 동물에 대한 영양학적인 분석을 통해 더 좋은 사료를 위한 자문을 하고 연구 개발팀과 사료에 대한 임상 실험을 기획하고 진행한다.
김희정 수의사는 제품 개발 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반려견과 반려묘는 생물학적으로 다르다는 것'이다.
그는 "탄수화물이 풍부한 인간의 식단에 일부 적응한 반려견과 달리 반려묘는 여전히 저탄수고단백 식이가 필요하다"며 "이것이 반려견은 반육식동물로, 반려묘는 완전육식동물로 분류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와는 펫푸드 제조 시 성견 사료보다 성묘 사료에 높은 단백질 함량이 포함되도록 성분 설계를 하고 있다"며 "특히 반려묘는 반려견과 달리 타우린 성분을 체내에서 합성하지 못하기 때문에 반려묘가 사료를 통해 타우린을 섭취할 수 있도록 원료 선택 및 성분 설계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처방식의 경우 아픈 반려동물들이 먹기 편한 제형과 입맛을 돋울 수 있도록 기호성까지 갖춘 제품을 만들기 위해 지속적인 연구 및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생명 다루는 수의사…정성 담은 펫푸드 연구개발
"대부분의 사료는 패키지에 영양성분, 열량 등에 따라 권장 급여량이 적혀 있습니다. 겉봉투에 있는 영양성분과 권장 급여량을 잘 확인하고 급여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김희정 수의사가 알려주는 올바른 펫푸드 급여 방법이다. 특히 간식은 하루 열량 10분의 1 정도가 적당하다고. 너무 많은 양 혹은 너무 고칼로리인 간식을 급여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그는 "사료를 급여할 때 반려동물들이 얼마나 먹는지, 먹은 후 어떤 행동을 보이는지 등을 통해 사료 적합도를 확인할 수 있다"며 "다만, 아무리 건강을 고려하고 위생적으로 생산된 사료라고 해도 반려동물의 건강을 위해서는 정기 건강검진과 동물병원 내원을 통한 수의사의 진료가 꼭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희정 수의사는 우리와주식회사의 펫푸드를 '정성이 담긴 펫푸드'로 정의한다. 제품 생산 과정을 직접 보고 겪으며 느꼈기 때문이다.
우리와에서는 길고양이들은 어떤 문제가 시급한지, 노령견과 노령묘들은 사료를 먹을 때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반려동물에게 어떤 성분과 영양이 필요한지 등을 고민하며 사료를 만든다. 좋은 원료로 사료를 만든 덕분에 지난해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500만불 수출의 탑'도 수상했다.
그는 "끊임없는 고민과 분석, 수많은 연구와 개발을 통해 진심을 다하는 것이 우리와주식회사 펫푸드만의 차별점"이라며 자랑을 잊지 않았다.
"수의사라는 직업은 동물의 생명을 다루는 것이 매일매일의 일입니다. 강한 체력과 정신력이 필요하고, 보호자와 소통하고 동물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스스로가 항상 좋은 컨디션을 유지해야 합니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과 끊임없이 수의학적 지식을 공부해야 하는 열정이겠죠. 앞으로도 이런 마음가짐으로 K-펫푸드의 자부심을 세우고 '정성이 가득 담긴' 펫푸드를 만들어 나가겠습니다."[해피펫]
news1-10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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