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MZ 맞춤' 스타필드 수원…성공 가능성은

김아름 2024. 1. 24.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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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겨냥한 '스타필드 2.0'
기존 스타필드 색깔 지우기는 과제
리뉴얼 들어간 '롯데몰 수원'과 경쟁
스타필드 수원의 별마당 도서관 전경/사진=김아름 기자 armijjang@
"스타필드 수원이 '다섯 번째 스타필드'가 아닌 첫 번째 '스타필드 2.0'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지난 15일 오픈 준비 막바지인 '스타필드 수원'을 찾은 후 한 말이다. 아이가 있는 젊은 부부가 주 타깃이었던 기존 스타필드와 달리, 스타필드 수원은 2030세대를 겨냥한 매장인 만큼 차별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의미다.

신세계프라퍼티 역시 스타필드 수원을 "기존 가족 중심의 1세대 스타필드에서 한 단계 진화한, MZ세대를 겨냥한 특화매장을 대폭 강화한 스타필드"라고 소개하며 '여유롭게 머무르면서(Stay) 먹고 둘러보고 체험하며 일상의 즐거움을 발견하는 공간(Field)'이라는 의미를 담은 '스테이필드' 콘셉트를 강조했다.

신세계가 경기 남부의 주도권을 잡기위해 선보인 스타필드 수원은 정말 버전 '2.0'일까. 오는 26일 그랜드 오픈에 앞서 프리 오픈에 나선 스타필드 수원을 24일 방문해 둘러 봤다.

신경 썼네

스타필드 수원의 핵심 콘텐츠는 '별마당 도서관'이다. 스타필드에 별마당 도서관이 들어선 건 코엑스 다음으로 두 번째다. 코엑스 1층 중심에 자리잡은 원조와 달리 수원 별마당 도서관은 4층에서 7층에 걸쳐 자리잡았다. 22m 높이의 초고층 서고가 '포토스팟'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별마당 도서관 근처에 자리잡은 스타벅스와 인크커피, 바이날 스타필드 수원 등 고객들이 앉아서 쉴 수 있는 매장은 경계를 없앴다. 어디에서나 자연스럽게 커피나 음악을 즐기며 별마당 도서관을 바라볼 수 있도록 한 것도 특징이다.

스타필드 수원의 별마당 도서관은 4층부터 7층까지 개방돼 있는 형태다/사진=김아름 기자 armijjang@

기존 스타필드에서 볼 수 없었던 '핫'한 매장들도 포섭했다. 옵스큐라, 듀드 아이엠샵, 오버더피치, 로우로우 등 편집샵부터 H&M, COS, 아르켓 등 패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들도 자리잡았다.

체험현 공간도 늘렸다. 러쉬는 스파를 즐길 수 있는 '러쉬 스파'를 오픈했고 안다르도 요가와 필라테스를 즐길 수 있는 체험형 리테일 매장을 열었다. 이밖에도 골프연습장과 수영장 등을 갖춘 콩코드 피트니스 클럽, 펫파크 등을 차별화 콘텐츠로 준비했다.

그래도, 스타필드

국내 유통업계에서 MZ세대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해 대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공간은 서울 여의도의 '더현대서울'이 꼽힌다. 더현대서울은 기존 현대백화점이 갖고 있던 중장년층 이미지를 완전히 벗고 대한민국에서 가장 '인스타그래머블'한 공간으로 떠올랐다. 

반면 오픈 전부터 "MZ세대를 타깃으로 했다"고 밝힌 스타필드 수원은 그런 점에서 스타필드의 틀을 벗어나는 데는 실패했다. 신세계프라퍼티에 따르면 스타필드 수원은 전체 400여 개의 매장 중 기존 스타필드에 입점한 적이 없는 최초 입점 매장이 약 30%다. 반대로 말하면 70%의 매장은 기존 스타필드에서 보던 매장이라는 의미다. 

이 70%의 매장은 대부분 큰 면적을 차지하는 대형 매장이다. 체감상 다른 스타필드에서 보던 매장이 많아 보이는 이유다. 오는 3월에는 유니클로와 경기권 최대 규모의 자라가 오픈할 예정이다. 많은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인기 브랜드지만, '늘 보던' 브랜드라는 점도 부정할 수 없다. 

스타필드 수원의 스포츠 공간 '스몹'/사진=김아름 기자 armijjang@

교통 문제도 있다. 스타필드를 둘러싼 수성로와 덕영로는 신분당선·동탄인덕원선·GTX C선 확장 공사로 인해 향후 수년간 교통난이 예상되는 지역이다. 가까운 화서역에서의 접근도 지하도를 거쳐야 하는 등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신세계는 화서역과 스타필드를 잇는 공중보행로를 준비 중이지만 이 또한 완공까지 수 년이 걸릴 전망이다. 

강력한 경쟁자도 있다. 최근 대대적인 리뉴얼을 진행 중인 롯데백화점 수원점이다. 수원점은 백화점과 롯데몰이 연결돼 있는 복합쇼핑몰 구성이다. 지난해 10월부터 1020을 타깃으로 리뉴얼을 시작했다. 롯데몰은 와릿이즌, 코드그라피 등 MZ픽 브랜드를 강화하고 백화점은 프리미엄 럭셔리, 골프, 아웃도어 브랜드를 유치하는 '투 트랙' 전략으로 스타필드 수원과 경쟁하겠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MZ세대가 최우선 타깃이라고 하기는 했지만 더현대서울처럼 파격적인 구성을 가져가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경기도 지역 매장인 만큼 어느 정도 전세대를 노리는 방식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아름 (armijjang@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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