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vs트럼프' 재대결 조기 확정된다…나란히 첫 프라이머리 승

김하늬 기자 2024. 1. 24.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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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서 전·현 대통령 승리…
헤일리 기대와 달리 패하며 '트럼프 대세론' 확대
(내슈아 로이터=뉴스1) 정지윤 기자 = 프라이머리가 열린 23일(현지시간) 미국 뉴햄프셔주의 내슈아 지역에서 열린 행사에서 공화당 대선 예비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연설하고 있다. 2024.01.23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미국 대선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음을 알리는 첫 번째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민주당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 압도적 우위로 대세임을 입증했다. 양 당이 당초 예상보다 일찍 두 사람을 대선후보로 확정지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3일(현지시간) AP통신과 CNN방송 등에 따르면 뉴햄프셔 주에서 치러진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 결과 개표율 92% 상황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54.88%의 득표율로 승리를 차지했다. 니키 헤일리 전 UN 대사는 43.14% 득표에 그쳤다.

뉴햄프셔는 트럼프와 헤일리의 양자 구도로 치러진 첫 공화당 경선지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첫 번째 경선이었던 아이오와 주 코커스(당원대회)에서 트럼프가 51% 득표로 승리한 뒤 주요 후보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등이 사퇴해서다. 프라이머리는 당원이 아닌 사람도 참여할 수 있는 데다, 뉴햄프셔는 무당층 비율이 높고 온건파 유권자가 많아 치열한 승부가 점쳐지기도 했다. 헤일리의 핵심 지지층인 고학력·고소득 백인 비율이 높은 곳이기도 하다. 실제로 뉴욕타임스(NYT)가 이날 지역별 투표 결과를 분석해보니 트럼프는 대학 교육을 받은 유권자가 적은 곳에서 표가 많이 나왔고, 헤일리는 고학력자가 많은 지역에서 더 많은 지지를 받았다고 전했다.

(콩코드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니키 헤일리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가 23일 (현지시간) 뉴햄프셔주 콩코드에서 열린 프라이머리 행사서 연설을 하고 있다. 2024.1.24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가 우위를 점한 배경으로는 지난 20일 아이오와에서 2위였던 디샌티스 주지사가 후보 사퇴를 하고 트럼프 지지 선언을 한 점이 꼽힌다.

외신들은 공화당의 '대선 풍향계'로 꼽히는 두 지역에서 모두 승리를 따낸 트럼프가 대세론을 이어갈 것이라고 평가했다. CNN방송은 "공화당 경선 역사상 아이오와 주와 뉴햄프셔 주에서 연이어 승리한 후보는 예외 없이 최종 대선후보가 됐다"고 전했다.

헤일리는 개표 결과를 지켜보다 패배가 유력해지자 무대에 올라 "트럼프가 이겼다. 승복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뉴햄프셔는 전국에서 (프라이머리의) 첫 번째일 뿐이다. 마지막이 아니다"며 "계속 레이스를 뛸 거다. 나는 투사(fighter)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부분 미국인은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대결을 원치 않을 것"이라며 "80살 먹은 후보를 먼저 은퇴시키는 당이 이번 선거에 승리하게 될 것"이라고도 발언했다.

트럼프는 경선 승리를 만끽하며 연설 단상에 올라 대부분의 시간을 헤일리를 비난하는 데 썼다. 그는 "전에 무대에 올라와 승리를 주장했던 '사기꾼'은 도대체 누구였나요?"라며 "실제로 그는 매우 형편없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그녀는 졌는데도 마치 자기가 이긴 것처럼 연설했다"면서 "론은 2위를 하고 떠났는데 그녀는 3위를 하고서도 아직 남아 있다"고 비아냥거리며 사퇴를 압박하기도 했다.

(매너사스 로이터=뉴스1) 권진영 기자 = 23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州) 매너사스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좌)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우)이 여성의 재생산권에 초점을 맞춰 선거 유세를 벌이고 있다. 2024.01.24/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한편 같은 지역에서 함께 치러진 민주당 경선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66.8%의 압도적인 득표율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뉴햄프셔 경선에 후보 등록도 하지 않았는데, 투표용지에 이름이 없어도 유권자가 빈칸에 직접 이름을 쓸 수 있는 독특한 선거방식이 통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경선은 민주당이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은 상태다. 앞서 민주당 전국위는 오는 2월 3일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를 첫 공식 경선지로 선정했는데, 뉴햄프셔 주지사가 주법을 이유로 경선을 실시했다.

바이든은 승리가 확정된 뒤 성명을 통해 "오늘 뉴햄프셔에서 제 이름을 적어준 모든 사람에게 감사를 표한다"며 "민주적 절차에 대한 헌신을 보여주는 역사적 사례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도널드 트럼프가 공화당 후보가 될 것이 분명해 보이는데, 우리 국가에 이보다 더 큰 위험은 없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도 했다.

한편 양당은 주별로 경선을 마친 뒤 공화당은 7월 15~18일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민주당은 8월 19∼22일 시카고에서 각각 전당대회를 열고 대선후보를 공식 확정한다. 하지만 일찌감치 트럼프와 바이든이 각각 당내 경선에서 우위를 굳혀감에 따라 '리턴 매치'가 일찌감치 확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트럼프는 16개 지역에서 동시에 경선이 열려 '슈퍼 화요일'로 불리는 3월 5일 자신의 공화당 대선 후보자 확정을 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김하늬 기자 hone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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