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 방향"이란 손님 말에 유턴, 고속도로 37㎞ 역주행한 택시

경찰, 대형 화물차량 2대 동원해 정지시켜 사고 막아

역주행 택시 막기 위해 도로를 막아선 대형 화물트럭. [경북경찰청 제공]

역주행하는 택시를 막기 위해 경찰과 함께 출동하는 대형 화물트럭들. [경북경찰청 제공]

새벽 시간대 고속도로를 달리던 택시가 '반대 방향'이란 손님 말에 그대로 차를 돌려 역주행했지만, 경찰과 대형 화물차량 운전기사들이 막아서 대형 교통사고를 막았다.

24일 경북경찰청에 따르면 전날 오전 5시 15분쯤 경부고속도로 경산IC로 진입해 서울 방면으로 주행하던 택시 한 대가 대구 동구 혁신도시 인근에서 유턴해 역주행하기 시작했다.

운전자들의 신고를 받은 상황을 파악한 경찰이 근무 중인 고속도로순찰대에게 다급하게 상황을 전파했다.

고속도로순찰대 김진섭 경위 등 순찰대 2대와 한국도로공사 대구지사 안전순찰대 1대가 지그재그 운행으로 차량 속도를 줄이는 이른바 '트래픽 브레이크'로 주변 차량을 정차시켰다.

연료 수송용 트레일러 등 대형 화물차량 2대가 역주행하는 택시를 막아서기 위해 동원됐다.

화물차량 1대는 대각선으로 고속도로 1∼3차로에 세워져 통제 차단선을 구축했다. 또다른 1대는 갓길에 정차해 혹시 모를 도주에 대비했다.

많은 이들이 나서서 경찰을 도와준 덕분에 37㎞가량을 22분간 역주행하던 택시를 경북 경주시 건천읍 경주터널 앞에서 아무런 사고 없이 멈춰 세울 수 있었다.

택시 기사 A(65)씨는 손님의 '반대 방향'이라는 말에 그 자리에서 그대로 부산 방면으로 택시를 돌려 역주행했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산경찰서는 A씨를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A씨가 음주하거나 약물을 한 정황은 파악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손님이 역주행인 거 같다고 설명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운전기사의 고의성 여부를 조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경찰은 최초 신고자와 대형 화물차량 운전기사들에게 감사장을 수여할 방침이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