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美 반대한 가자 완충지대 설치…일각서 '전쟁범죄' 지적

박재하 기자 2024. 1. 24.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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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의 공격으로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 병사들이 무더기로 사망한 가운데, 이들이 당시 이스라엘과 가자지구 사이 '완충지대'를 조성하는 작업 도중 공격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숨진 군인들은) 이스라엘과 가자지구 사이의 완충지대 조성을 위한 작전 도중 사망했다"고 시인했다.

이스라엘군이 언급한 이 '완충지대'는 전후 가자지구에서 하마스의 공격을 막기 위해 아무도 접근할 수 없는 일종의 비무장지대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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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병사들 접경지서 '완충지대 작업' 중 숨져
완충지대 설치 위해 모든 건물 파괴…미국은 반대해
24일 (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 군 탱크가 가자 지구 국경 인근에서 이동을 하고 있다. 2023.12.25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하마스의 공격으로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 병사들이 무더기로 사망한 가운데, 이들이 당시 이스라엘과 가자지구 사이 '완충지대'를 조성하는 작업 도중 공격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이 이 완충지대 설치에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유엔도 '전쟁범죄'라고 지적한 만큼, 이 사건을 둘러싸고 이스라엘을 향한 비판이 거세질 전망이다.

2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지난 22일 가자지구 분리장벽에서 약 600m 떨어진 지역에서 하마스의 로켓추진유탄(RPG) 공격으로 이스라엘군이 설치한 폭발물이 터지면서 21명이 한꺼번에 숨졌다고 밝혔다.

당시 병사들은 가자지구와 이스라엘 사이 '완충지대'를 만들기 위해 이 건물을 철거하려다 전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 군의 탱크가 가자 지구 국경 인근에서 집결해 있다. 2024.1.2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숨진 군인들은) 이스라엘과 가자지구 사이의 완충지대 조성을 위한 작전 도중 사망했다"고 시인했다.

이스라엘군이 언급한 이 '완충지대'는 전후 가자지구에서 하마스의 공격을 막기 위해 아무도 접근할 수 없는 일종의 비무장지대를 뜻한다.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약 58㎞에 달하는 가자지구 분리장벽을 따라 폭 약 1㎞가량의 땅에 있는 모든 건물을 철거해 완충지대를 설치하는 것이 목표라고 NYT에 전했다.

이스라엘은 전후 하마스의 공격을 막아내기 위해서는 필수적이라는 입장이지만 미국은 반대한다.

앞서 미 국무부는 가자지구 내 완충지대 설치는 가자지구의 면적을 줄이는 조처라며 원칙적으로 반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 역시 최근 "우리는 가자지구 영토가 어떤 식으로든 축소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라며 완충지대 설치 계획에 반대했다.

17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라파에서 주민들이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파괴된 건물을 뒤지고 있다. 2024.01.17/ ⓒ AFP=뉴스1 ⓒ News1 박재하 기자

또 완충지대 설치로 해당 지역에 살던 가자지구 주민들이 돌아갈 집을 잃게 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발라크리쉬난 라자고팔 유엔 주거권 특별보고관은 가자 접경지 일대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주택을 조직적으로 파괴하는 행위는 이들이 이스라엘에 즉각적인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전쟁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이스라엘이 실행하고 있는 선제적 재산 제거 작업을 뒷받침하는 조항이 제네바 협약에는 없다"라며 "이스라엘은 점령군으로서 무분별한 건물 철거를 방지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와 같은 이스라엘군의 조직적인 주택 파괴 행위는 '도미사이드'(domicide)라는 지적도 나온다.

도미사이드는 민간인들의 주택을 의도적으로 파괴해 주거 불능 지역으로 만들어 점령지에서 주민들을 쫓아내는 행위를 뜻한다.

해당 의혹과 관련해 이스라엘군은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이스라엘 언론들은 지난달부터 완충지대 개념을 집중 보도해 왔다고 NYT는 지적했다.

이스라엘 당국도 전쟁 초기부터 완충지대 설치를 거듭 시사해 왔다. 일라이 코언 전 이스라엘 외무부 장관은 전쟁이 끝나면 "가자지구 영토는 줄어들 것"이라고 했으며 아비 디히터 농업·지역개발부 장관도 "분리장벽 근처에는 아무도 다가갈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jaeha6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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