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현·이복현 증권사 향한 쓴소리… "PF 리스크 CEO에게 책임묻겠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24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증권업계 간담회에서 증권사의 강력한 부동산PF 리스크 대응력을 강조했다. 이와 동시에 PF 리스크 관리에 실패 시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책임을 묻겠다고도 경고했다.
간담회에서 이 원장은 증권사 CEO들에게 "보유 PF사업장에 대한 철저한 리스크 분석을 통해 부실 사업장은 신속하고 과감하게 정리해주시기 바란다"며 "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위기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비해달라"고 주문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업계의 PF 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13.85%로 집계됐다. 이는 전 금융권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증권업계의 PF 대출 잔액도 지난해 9월 말 기준 6조3000억원에 달한다.
간담회 후 이 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PF와 관련해서는 그전에 통상적으로 얘기한 수준이 아니라 엄청나게 강한 강도로 대응할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일부 금융사나 건설사의 어려움이 있더라도 그냥 감내하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기획재정부 등에서 PF 시행사의 총사업자금 대비 자기자본비율을 최소 20%가 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는 내용과 관련해서는 "방향성은 같다"면서 "20%가 아니라 100%에 가까운 정도로 자기책임을 질 수 없으면 앞으로 부동산 시행과 개발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또 "일부 회사의 리스크관리 실패가 금융시장에 충격요인으로 작용할 경우에는 해당 증권사와 경영진에 대해 엄중하고 합당한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위기 때마다 반복됐던 유동성부족 상황이 또다시 발생하는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회사의 지속가능성에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불공정거래를 막기 위한 증권사 차원의 내부통제 노력도 주문했다. 금감원은 최근 PF 담당 임원이 업무 중 취득한 부동산 개발정보로 500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얻는 등 증권사 5곳의 부정행위를 적발한 바 있다.
이 원장은 "새살이 돋으려면 굳은살을 벗겨야 한다"며 증권업계에 잇따른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한 엄벌의지를 밝혔다.
이 원장은 "최근 검사 결과 다수의 금융투자 회사에서 다양한 형태의 불건전 영업행위와 사익 추구 행위가 지적되고 있다"며 "이를 업계 관행이라거나 일부 임직원의 일탈행위 정도로 과소평가해서는 안 되며 성과 만능주의가 업계 전반에 만연함에 따른 구조적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증권업계 차원에의 재발 방지도 당부했다. 이 원장은 "내부통제 조직이 실효성 있게 작동할 수 있도록 인적·물적 자원을 확충하고, 위법행위 임직원에 대해서 단호하게 대응해달라"고 말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도 증권사들의 영업행태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위원장은 "국내 증권사는 위탁매매·부동산 중심의 영업행태만 보인다"며 "'종합 기업금융 서비스 제공기관'으로서의 기능은 미흡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혁신기업과 국민 자산형성 지원 강화를 위해선 증권사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정부는 지난 2013년 종투사 제도를 도입하고, 2016년 초대형 IB 육성을 위한 제도개선 등을 추진했다"며 "그러나 기업들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고 있음에도 증권사들은 종합기업 금융서비스 제공기관으로서의 기능이 미흡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증권업계 스스로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정부도 증권업계와 머리를 맞대고 증권사의 기업금융 역할 강화를 위한 제도개선 방안을 논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지운 기자 lee101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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