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주는 ‘1조’ 기부했는데 전 직원 130명 해고한 이유는

삼영산업, 판매 부진·원자재 인상 등으로 지난달부터 전면 휴업
사측 “퇴직금 320억원 지불여력 없어”...노동부·김해시 대책 부심

(시사저널=김은정 디지털팀 기자)

'1조원 기부왕'으로 알려진 고(故) 이종환 삼영화학그룹 명예회장이 설립한 타일 제조업체인 경남 김해시의 삼영산업이 종업원 130명 전원에게 해고를 통보한 것으로 24일 전해졌다. ⓒ 삼영산업

'1조원 기부왕'으로 알려진 고(故) 이종환 삼영화학그룹 명예회장이 설립한 타일 제조업체 삼영산업이 종업원 130명 전원에게 해고를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24일 삼영산업과 김해시에 따르면, 김해시 진영읍 하계로에 본사와 공장을 둔 삼영산업은 지난 15일 전 직원 130명에게 해고 통보를 했다. 해고 사유는 경영 악화로, 삼영산업은 현재 누적 부채만 160억원으로 자본잠식 상태에 있다.

삼영산업은 전반적인 건설경기 악화로 건축용 자재인 타일 판매에 애로를 겪은 데다 원자재, 가스비 인상 등이 이어지면서 지난달부터 전면 휴업에 들어갔다. 고용노동부 양산지청과 김해시는 삼양산업 직원들의 체불임금 상황과 퇴직금 관련 대책 등을 논의하고 있다.

삼영산업은 1972년 9월 이 회장이 삼영요업으로 창립해 운영해왔으나 최근 4년간 영업손실이 점차 확대했다. 회사가 경영난에 빠진 상황에서도 고(故) 이 회장은 2002년 설립한 '관정이종환교육재단'에 기부를 이어갔다. 이러한 기부 또한 삼영산업이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이 회사 노조는 지난 18일부터 집회 신고를 해놓고 있으나, 회사 문은 닫힌 상태다. 서무현 삼영산업 노조위원장은 "그나마 임금 체납은 없지만 당장에 심각한 것은 직원들의 퇴직금 32억원은 사측에서 지급 여력이 없다고 한다"며 "대부분 평생직장으로 일해온 노동자들이 많은데 재취업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서 위원장은 "창업주인 이 회장 아들인 이석준 회장도 삼영산업 대표로 있었고 선대의 피땀이 서린 사업장에 대한 책임 의지를 갖추고 사태를 챙겨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기문 삼영산업 대표는 "이달 말까지 외상 매출금 등을 최대한 회수해 퇴직금을 마련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언급했다. 사측에서는 회사 내에 총무팀 등 필수 인력만을 둔 채 관련 대책을 강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