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치 않았던 ‘가늘고 긴’ 야구 인생…살아남아 ‘강자’임을 보여준 김성현
야구 명문 광주제일고를 졸업한 김성현(37·SSG)은 2006 KBO 신인 드래프트 2차 3라운드 20순위로 SK(현 SSG)의 지명을 받아 프로의 꿈을 이뤘다. 신인 김성현의 목표는 ‘짧고 굵게’ 프로 생활을 하는 것이었다. 그는 선수로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뒤 미련 없이 유니폼을 벗는 모습을 그렸다. 그로부터 18년이 지난 김성현은 최근 구단과 3년 총액 6억원(전액 보장)에 비자유계약선수(FA) 다년 계약을 했다. 그는 애초 목표한 것과는 정반대로 누구보다 길게 선수 생활을 이어가게 됐다.
지난 21일 ‘SSG 팬 페스티벌’이 열린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만난 김성현은 “어릴 때 많은 선배님을 보면서 개인적으로는 선수 생활을 짧고 굵게 하고 싶었다”며 “의도치 않게 ‘가늘고 길게’ 가게 됐다”고 꾸밈없이 이야기했다. ‘가늘다’는 표현처럼 그의 커리어는 도드라지거나 화려하지 않다. 김성현은 상무 시절을 제외한 16시즌 동안 SSG에서 1492경기 타율 0.271, 1092안타, 43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689를 기록했다.
그렇다고 존재감의 크기마저 작진 않았다. 오히려 실속 있는 활약으로 팬들의 뇌리에 오래도록 남을 명장면을 많이 만들었다. 대표적으로 2022년 키움과 맞붙은 한국시리즈(KS) 경기가 있다. 당시 김성현은 KS 6경기에 모두 출전해 0.348의 고타율을 뽐냈고, 6차전에서는 2-3으로 뒤진 6회말 1사 2·3루에서 키움 에이스 에릭 요키시를 상대로 좌중간을 가르는 2타점 2루타를 터트려 4-3 역전을 이끌었다. 결승타의 주인공이 된 김성현은 우승의 기쁨과 함께 6차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되는 영광을 누렸다. 그는 “굵직하게 잘한 것도 있지만, 굵직하게 못한 것도 있는 편”이라고 웃음을 지었다.
주력 포지션인 2루수뿐 아니라 유격수, 3루수로도 기용될 수 있는 유틸리티 내야수인 김성현은 특히 수비에서 쓰임새가 다양하다. 여기에 꾸준함도 강점이다. 그는 주전 유격수로 뛰었던 2014년부터 1루를 제외한 내야 전 포지션의 뒤를 받쳤던 지난해까지 꼬박꼬박 110경기 이상을 소화하고 있다. SSG는 “공격과 수비에서 활용도가 높은 베테랑 선수로서 특히 내야 유망주들이 성장하는데 버팀목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신뢰를 보냈다.
신인드래프트 동기 대부분이 은퇴한 상황에서 구단과 다년 계약을 하며 선수로서 가치를 인정받은 김성현은 3년이란 기간에 의미를 부여하며 “목표랑 현실이 달라지긴 했지만, 오래 선수 생활을 하는 것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프로에서 살아남아 ‘강자’임을 증명한 김성현은 앞으로 펼쳐질 후배들과의 주전 경쟁에서도 밀린다고 생각하지 않고 있다. 그는 “야구 선수는 야구를 해야 야구 선수라고 생각한다”며 “3년 내내 주전 선수로 뛰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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