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 주전 골키퍼가 카메룬 대표팀 벤치에
가나와 알제리가 탈락할 정도로 이변이 속출하고 있는 아프리카네이션스컵에서 카메룬이 극적으로 16강에 진출했다.
카메룬은 오늘(24일) 코트디부아르에서 계속된 대회 C조 3차전에서 후반 40분까지 감비아에 2대 1로 뒤졌다. 카메룬은 후반 42분 상대 자책골에 이어 후반 추가 시간 크리스토페르 우의 극장 골이 터지면서 3대 2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2차전까지 1무 1패로 승점 1점에 그쳤던 카메룬은 승점 3점을 추가하며 탈락 위기에서 기사회생했고 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하지만 반드시 이겨야 하는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카메룬의 안드레 오나나 골키퍼는 벤치에 앉아 있었다. 세계적인 명문 구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명실상부한 주전 골키퍼이자 인터 밀란 소속이었던 지난 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맨시티의 슈팅을 수차례 선방으로 막아낸 수문장이 오나나다. 오나나 대신 오나나의 사촌인 파브리스 온도아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오나나, 카메룬 대표팀 '늦은 합류'부터 꼬였다
오나나는 지난 15일(한국 시간) 토트넘과의 프리미어리그 21라운드 홈 경기에서 골문을 지킨 뒤 아프리카네이션스컵이 열리는 코트디부아르로 향했다. 소속팀을 향한 애정 때문인지 대표팀 합류 시점을 늦췄는데 여기서부터 일이 꼬였다. 안개가 너무 심해 비행기가 뜨지 못해 1차전이 열리는 경기 당일에야 가까스로 경기장에 닿을 수 있었다. 리고베르 송 감독은 오나나를 출전 명단에서 제외했고, 경기에 뛰겠다며 급하게 왔는데 빠진 오나나는 좀처럼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카메룬은 기니와 1대 1로 간신히 비겼다.
오나나가 절치부심 끝에 세네갈과의 2차전에 나섰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사디오 마네에게 쐐기 골까지 얻어맞고 3대 1 패배를 맛봤다. 오나나는 단 한 차례의 선방도 기록하지 못했고, 세네갈의 유효슈팅 3개는 모두 골로 연결돼 고개를 숙였다. 오나나는 경기 도중 프리킥을 차려는 동료를 향해 멀리 달려가 조언을 건네는 기행으로도 시선을 끌었다. 결국, 리고베르 송 카메룬 감독은 3차전 주전 골키퍼로 오나나 대신 1차전을 뛰었던 온도아를 다시 기용했다. 온도아는 비록 2실점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팀은 오나나 없이 16강에 오르는 저력을 발휘했다.
■오나나와 리고베르 송 감독의 '악연', 김병지와 히딩크 연상
오나나와 송 감독의 악연은 지난 2022 카타르월드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나나는 스위스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전통적인 골키퍼답지 않은 모습을 보여 화제가 됐다. 축구 통계 전문 업체인 '옵타'는 오나나의 볼 터치 횟수인 61회 중 26회가 페널티 박스 밖에서 이뤄졌다며 오나나를 '골키핑 스위퍼'라고 표현했다. 카메룬의 1대 0 패배로 경기가 끝난 뒤 오나나는 골문을 너무 자주 비웠다는 이유로 송 감독과 갈등을 빚었고 세르비아전 명단에서 제외되자 대회 도중 팀을 이탈해 카타르를 떠났다.
이 사건으로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던 오나나는 송 감독과 다행히 화해해 이번 아프리카네이션스컵에 출전할 수 있게 됐지만, 다시 갈등 국면에 접어드는 분위기다. 개성이 넘치는 오나나는 카메룬의 또 다른 레전드인 사무엘 에투 축구협회장과도 불편한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까스로 조별리그를 통과한 카메룬이 아프리카의 강호 나이지리아와 16강전을 치르는 가운데 오나나가 다시 주전 자리를 되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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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우 기자 (bergkamp@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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