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카지노' 쥔 메머드급 복합리조트..제주관광 '긴장감' 고조

제주방송 신동원 2024. 1. 24.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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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종도 '인스파이어'에 카지노 허가...19년만에 신규
문체부 "인스파이어 2,400명 추가 채용"
제주 관광인력 이탈 블랙홀 심화 우려
일부 업체 "지금도 영업 불가 수준"
'저임금·장시간' 노동환경 바껴야 지적도
카지노 자료사진. 기사 내용과 직접 연관 없음.


인천 영종도에서 오픈이 임박한 '메머드급' 복합리조트 인스파이어가 정부로부터 외국인 전용 카지노 허가를 받았습니다.

19년 만에 이뤄진 신규 허가 조치인데 느닷없이 제주 관광업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인스파이어 블랙홀'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제주지역 종사자들의 이직이 잇따랐는데, 이번 카지노 허가를 통해 다시 한번 '이직 러시'가 이어질 것이란 우려입니다.

특히, 현재까지 2천300명가량을 채용한 인스파이어가 오는 2월까지 비슷한 규모의 인력을 추가로 채용할 것으로 알려져 우려를 키우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제주지역에 만연한 저임금·장시간 노동 등 열악한 노동환경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어제(23일)자로 ㈜인스파이어 인티그레이티드리조트(Inspire Integrated Resort, 인스파이어)에 대해 외국인 전용 카지노업을 최종 허가했다고 오늘(24일) 밝혔습니다.

이는 2005년 이후 19년 만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업에 대한 신규 허가이자, '경제자유구역법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을 통해 외국인 투자자에 대해 이뤄진 최초 허가입니다.

인스파이어는 전 세계 8개 복합 리조트를 운영하는 미국 법인 모히건(Mohegan)사가 100% 출자해 국내에 설립한 법인입니다.

지난 2016년 3월 정부의 복합리조트 공모 계획에 선정된 이 업체는 현재까지 7년간 약 16억 달러, 한화 2억 1,436억 원을 사업에 투자했습니다.

인스파이어리조트 카지노 시설 (인스파이어 홈페이지 갈무리)


시설면에서도 동북아시아 최대급 규모를 갖췄습니다.

인천국제공항 국제업무단지(IBC-III) 87만㎡ 대지에 조성 중인 복합리조트는 지하 1층 지상 12층 규모로 1,275실 규모의 5성급 호텔을 비롯해, 국제 규격을 갖춘 전문회의시설, 1만 5천 석 규모의 다목적 공연장, 실내 워터파크, 쇼핑몰 등을 운영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외국인 관광객 유치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카지노도 테이블 146개, 머신 381대 규모로 조성할 예정입니다.

특히, 현재까지 채용한 인력만 2천300여 명에 달하고 오는 2월까지 추가로 2천400명을 채용할 예정이라고 문체부는 밝혔습니다.

정부 역시 일본, 싱가포르와의 대규모 복합리조트 개발 경쟁에서 인스파이어가 활약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제주의 인력 이탈.

지난해 11월 9일 열린 '제주카지노 3사 노동조합 공동대책위원회'의 카지노 산업 정상화 촉구 기자회견 (사진, 강명철 기자)


지난해 제주 카지노업계 노조들이 기자회견을 열 정도로 심각한 인력난으로 홍역을 치렀는데 여전히 나아진 게 없다는 지적입니다. 인스파이어의 대규모 채용이 또 예고된 만큼 위기감이 팽창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 카지노 영업장은 80~90%의 종사자가 줄어 운영 자체가 어려운 정도라며 현장 인력 부족을 호소했습니다.

이창주 썬호텔&카지노 노조 지부장은 "카지노 영업을 할 수 없을 정도로 80~90%의 인력이 유출됐다. 심각한 상황"이라며 "과거 100명 정도의 딜러가 투입돼 8시간 3교대로 운영이 이뤄졌는데, 현재는 20명도 안 남아서 한 타임을 돌리기도 어렵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이 지부장은 "카지노 인력 채용이나 유출과 관련한 내용은 제주도청 담당부서로 보고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행정이 손을 놓고 있는 듯한 느낌"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임정현 드림타워카지노 노조 지부장은 "드림타워 오픈 당시 최고 대우를 해준다고 해서 그 내용만 듣고 육지부에서 짐을 싸서 내려온 분들이 굉장히 실망해서 다시 돌아가고 있다"며, "지난해 6월 최고점을 찍었던 인력 유출이 다시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임 지부장은 "인스파이어의 채용 조건이 좋은 것이 아니라 제주도 카지노 노동 환경이 좋지 않은 것"이라며, "현재 진행 중인 사측과의 교섭에서도 이 문제에 대해 노사가 함께 대책을 강구하자고 했으나 사측에서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임 지부장은 이어 "인력 충원은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지만 신규로 채용해도 어느 정도 경험을 쌓고 나면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며 "상황이 이런데도 제주도정은 카지노를 관리·감독하는 전담부서를 축소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희정 제주도 카지노산업팀장은 "종사원 채용은 민간영역 소관"이라며 "현재 검토되는 사항은 없다. 실무적으로 협업 요청이 오면 소통을 통해 해결하는 방향으로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신동원 (dongwon@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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