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가사도 없는 도 넘은 표현··· (여자)아이들 ‘와이프’, KBS도 “부적격”[스경X초점]

김원희 기자 2024. 1. 24.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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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아이들의 ‘와이프’ 뮤직비디오. 큐브엔터테인먼트



“지나치게 선정적.”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그룹 (여자)아이들의 ‘와이프’ 가사에 대한 KBS 측의 판단이다. KBS는 24일 공개한 가요심의 결과를 통해 ‘와이프’의 가사가 지나치게 선정적으로 묘사됐다는 이유로 방송 부적격 판단을 내렸다.

지난 22일 음원과 뮤직비디오가 공개된 ‘와이프’는 리더 전소연이 작사와 작곡, 편곡까지 모두 참여한 곡이다. 오는 29일 발매된 정규 2집 ‘2(Two)’에 앞서 발표된 선공개곡으로, 정규 앨범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킬 것으로 기대됐으나 가사가 선정성 논란에 휩싸이며 역효과를 내고 있다.

‘와이프’에는 여성 화자가 성관계를 묘사하는 듯한 내용이 담겼다. 아이돌 그룹으로서 흔하지 않은 주제기도 하지만, 문제는 “체리도 따 먹어줘” “이제 너도 한번 올라타 봐” 등 일부 가사가 저급한 성인 콘텐츠에서나 볼 법한 표현을 썼다는 데 있다. 논란을 의식해서인지 (여자)아이들 측은 각종 포털 사이트와 음원 사이트에 ‘와이프’의 가사를 등록하지 않고 있으며, 팬들이 ‘받아쓰기’한 여러 버전의 가사들이 온라인상에 퍼지고 있다.

한편에서는 반전을 위한 전략이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됐다. (여자)아이들은 앞서 ‘누드(Nxde)’를 통해 강력한 반전을 주며 메시지 전달력을 높인 바 있다. ‘누드’의 콘셉트 포토에는 멤버들이 물랑루즈나 마돈나, 메릴린 먼로 등 과거 여성성을 성적으로 소비했던 섹스심벌들을 콘셉트로 한 모습이 담겨 논란이 됐다. 그러나 이후 발표된 음원은 ‘아임 본 누드 / 변태는 너야’ 등의 가사로 여성을 외설적으로만 보는 시선을 꼬집어 여론의 극찬을 받았다.

‘톰보이’와 ‘퀸카’로도 전통적으로 요구되는 여성성을 꼬집는 서사를 이어왔고, ‘와이프’ 역시 ‘아이 클린 유어 룸 / 잇츠 소 트윙클 트윙클 / 원트 미 애즈 유어 와이프 벗 쉬 이즈 음, 음, 음(나는 너의 방을 청소하지, 반짝 반짝. 나를 아내로 원한다지만 음, 음, 음)’ 등의 가사를 담고 있다. 그 때문에 여성에게 강요되는 전통적인 성 역할과 성행위에 대한 잘못된 관념을 비꼬기 위해 도리어 남성 중심의 비뚤어진 성 관념이 담긴 표현을 그대로 쓴 게 아니냐는 것이다.

‘누드’를 통해 이미 흥행에 성공한 전술이니, 이후 공개될 정규 앨범에 준비된 해명이 있다면 또 한 번 반전을 선사하며 인기몰이를 하기 어렵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반전을 위해 굳이 성적인 이미지나 표현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연막’의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점은 주의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여자)아이들의 이번 앨범은 선주문량만 180만 장(24일 기준)으로 자체 신기록이자 K팝 역대 걸그룹 선주문량 공동 2위를 기록하는 등 벌써 큰 관심을 얻고 있다. 이렇듯 4세대 걸그룹의 대표 격으로 상승세를 잇고 있는 이들이 논란을 해소하고 그 위엄을 이어갈 것인지 시선이 모인다.

김원희 기자 kimw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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