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기' 힘들어지는 금융사…캠코 'PF정상화 펀드' 추가 계약 나오나

황예림 기자 2024. 1. 24.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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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사업장을 정상화하기 위해 조성한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펀드가 상반기 내로 추가 계약을 체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운용사를 통해 캠코 펀드에 자금을 댄 민간 투자자가 최근 재구조화할 만한 사업장을 추천해달라며 연락을 해왔다"면서 "지난해와 달리 금융사도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고 판단해 부실 사업장을 팔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 곧 추가 계약 사업장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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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전국 아파트 매매 신고가 거래 비율이 2006년 이후 역대 최저치인 3.9%로 나타났다. 22일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2023년 전국 아파트 거래량(계약일 집계 기준)은 37만8183건으로 2022년 25만8591보다 개선됐지만, 일명 역대 최고가 거래를 뜻하는 신고가 거래 비율은 2022년 11.7%보다 7.7%p 낮아져 위축된 상황이다. 2006년 주택 실거래 신고가 도입된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6.6%, 2013년 경기 위축 당시(6.7%)로 신고가 비율이 5%이하로 붕괴한 적은 없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2024.1.2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사업장을 정상화하기 위해 조성한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펀드가 상반기 내로 추가 계약을 체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사와 자산운용사가 사업장 매입 가격을 두고 이견을 보이고 있으나 불어나는 대손충당금에 금융사가 '버티기'를 고수하기 어려워지면서 눈을 낮추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4일 금융권과 캠코에 따르면 '부동산PF 정상화 지원 펀드'에 참여한 금융사 대주단과 자산운용사는 현재 캠코를 통해 사업장을 재구조화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협상은 다수 사업장에서 이뤄지고 있다. 이중 일부는 가격과 조건 등을 조율하는 막바지 단계에 들어갔다.

캠코 펀드는 지난해 10월 1조1050억원 규모로 조성됐다. 펀드 위탁을 맡은 5개 운용사(이지스·신한·캡스톤·코람코·KB)에 캠코가 1000억원씩 총 5000억원을 출자하고 각 운용사가 민간 자금을 1000억원씩 추가로 모집했다. 캠코 펀드는 위험성이 높은 부동산PF 사업장을 재구조화해 정상화시킬 목적으로 꾸려졌다.

출범한 지 4개월이 지났지만 계약이 체결된 사업장은 1곳에 불과했다. 서울시 중구 삼부빌딩으로, 지난해 10월 신한자산운용이 1022억5000만원에 낙찰했다. 이 빌딩은 원래 고급 주거지로 개발할 곳이었지만 신한자산운용은 10년 장기임대주택으로 재구조화하기로 했다.

계약 체결이 더뎠던 이유는 부동산PF 대출을 내준 금융사 대주단과 운용사가 매입 가격을 두고 이견을 보였기 때문이다. 펀드가 사업장을 재구조화하려면 우선 운용사가 대주단으로부터 부동산PF 채권을 사와야 한다. 운용사는 최대한 할인된 가격으로 채권을 매입하려고 하는 반면 대주단은 70~100% 수준의 가격으로 사가길 원한다. 삼부빌딩도 대주단의 채권 원금은 1700억원을 웃돌았으나 신한자산운용은 원금에서 678억원(40%) 저렴한 가격으로 매입했다.

현재는 대주단이 펀드 출범 초기보다 전향적인 태도로 협상에 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연체가 길어지면서 충당금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장기간 본PF로 전환하지 못한 부실 사업장 브릿지론에 예상손실의 100%를 충당금을 쌓으라고 주문하는 등 충당금 부담도 커지고 있다. 새로운 사업장이 계속 매물로 나오고 있어 운용사 선택권도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운용사를 통해 캠코 펀드에 자금을 댄 민간 투자자가 최근 재구조화할 만한 사업장을 추천해달라며 연락을 해왔다"면서 "지난해와 달리 금융사도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고 판단해 부실 사업장을 팔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 곧 추가 계약 사업장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캠코 펀드에 참여 중인 한 운용사 관계자는 "대주단의 눈높이가 처음보다 낮아졌다"며 "대주단도 시간이 지날수록 금융비용이 늘어 버티기 힘들다고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가격 차이가 여전해 추가 계약이 어려울 것이란 의견도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운용사가 50% 가까이 가격을 후려치다 보니 만기 연장 등을 통해 버티는 게 더 낫다고 보는 금융사도 있다"며 "가격을 수용하지 못하면 협상은 언제든지 어그러질 수 있다"고 말했다.

황예림 기자 yellowyer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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