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말의 사랑’ 이유영 “덧니 분장, 발음 전혀 안돼..집에서도 끼고 생활”[인터뷰①]
[OSEN=김나연 기자] ‘세기말의 사랑’ 이유영이 덧니 분장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24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는 영화 ‘세기말의 사랑’(감독 임선애) 주연 배우 이유영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세기말의 사랑’은 세상이 끝나는 줄 알았던 1999년, 짝사랑 때문에 모든 걸 잃은 영미(이유영 분)에게 짝사랑 상대의 아내 유진(임선우 분)이 나타나며 벌어지는 이상하고 사랑스러운 뉴 밀레니엄 드라마.
이번 영화에서 덧니부터 빨간 머리까지 외적인 변화가 돋보였던 이유영은 “사람들로부터 숨어지내고 큰 콤플렉스를 지닌 인물이라고 생각해서 어떤 콤플렉스를 만들어야하나 계속 고민을 했다. 얼굴에 다른 분장을 할순 없을까, 특수분장도 하고싶었는데 그건 저만의 꿈이었다. 광대를 붙이는 상상도 하고, 그런 식으로 여러가지 고민을 해봤다”고 털어놨다.
그는 “현실적으로 그런게 불가능하면 주근깨나 가리고싶은 무언가를 만들고싶었는데, 감독님이 생각도 못했던 덧니를 말씀해주시더라. 덧니가 있으면 웃을때 가리고 싶고 영미가 자신의 콤플렉스라고 생각할만한 요소같아서 ‘덧니 너무 좋아요’ 라고 했다. 그렇게 덧니를 맞추게 됐는데, 처음엔 덧니를 착용한 상태로 말을 하고 연기를 할수있을지 궁금하더라. 덧니를 끼고 촬영한 배우가 지금까지 없는걸로 알고 있다. 치과 의사선생님도 덧니 제작을 처음 해보시는 거라서. 같이 연구하고 실험하면서 제작해 나갔다. 실패도 몇번 하고, 덧니가 잘 부러져서 어떻게 하면 안부러지고 발음도 되게 할지 여러번 가서 연구하면서 만들었다”고 노고를 전했다.
이어 “저는 드라큘라처럼 송곳니가 나온 것도 귀엽더라. 이왕이면 티가 더 났으면 좋겠어서 위에 두개, 아래 하나 이렇게 하니 입을 다물고 있어도 외관이 많이 달라진다. 감독님이 인위적인건 싫어하셔서 너무 과하게 하진 말자, 더 자연스럽게 두개로 가자고 해서 덧니 두개로 촬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덧니를 착용한 채로 연기를 하는 데는 근본적인 어려움이 따랐다. 이유영은 “처음 꼈을땐 아예 발음 안돼서, 감독님께 ‘이러고 연기 못 할것 같다’고 영상을 찍어서 보냈다. 발음이 다 새서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을 정도였다. 그래도 덧니를 끼고서 생활하니 금방 적응되더라. 어느정도 발음이 잘 됐다. 그래도 새는 듯한 느낌, 어눌한 느낌은 없어지지 않더라. 그런데 감독님이 오히려 그걸 살렸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캐릭터라고 생각하면서 부담없이 편하게 연기 했다”고 밝혔다.
적응을 위해 일상에서 계속 덧니를 착용하고 있었다는 그는 “촬영을 얼마 안 남기고 (덧니) 제작을 늦게 해서 너무 마음이 급하더라. 그래서 계속 집에서 끼고 있었다. 덧니가 잘 부러져서 한 10개정도 맞춰놨다. 연습하다가도 부러지고, 촬영하면서 먹는장면에서 같이 씹히고 부러지고 빠지는 어려움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전 재밌다. 도전하는것 같아서 재밌고. 해본 것 보다 안 해본 걸 하는 게 더 재밌지 않냐. 그래서 설레고 재밌었다. 당연히 예뻐보이고싶은 마음도 있지만, 캐릭터로서 망가지는거니까 망가진다는 생각이 크게 다가오지 않았던 것 같다. 캐릭터로서 보여지는거니 두려움 없고 오히려 더 도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헤어스타일에 대한 비하인드도 전했다. 이유영은 “처음엔 핑크색이었다. 전 그것도 좋았는데 영화 안에서 설정상 빨간색으로 바뀌었다. 그것도 마음에 들더라. 오히려 핑크보단 나았을 것 같다”며 “제가 실제로 핑크색 머리를 했었다. 작품을 쉴때 지금 아니면 못 하겠다 해서 탈색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핑크색으로 염색했다. 너무 쨍한 핑크여서 그런지 별로 안 어울리더라”라고 털어놨다.
이유영 외에도 작중 오준 역의 문동혁은 눈에 띄는 하늘색 머리로 등장해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유영은 문동혁과 함께 ‘가발 투혼’을 한 소감을 묻자 “처음에는 ‘이래도 되나?’, ‘이거 괜찮은 건가?’ 싶었는데 현장에서 만나면 서로 컨셉이 재밌으니까 초반엔 계속 사진만 찍었다. 해보기 쉽지 않은 색깔이니까. 영화에서 이렇게 컬러가 다양해도 되나 걱정이었는데, 설정상 괜찮겠지 생각하고 촬영했다. 지금 영화를 보니 훨씬 컬러풀하고 귀여운 느낌의 영화라서 괜찮은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인터뷰②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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