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속에 돈 1500만원 묻었다가…지난해 폐기된 돈 4조원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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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대면 상거래 회복과 기존에 유통됐던 5만원권 지폐의 유통 수명이 다 되면서 한국은행이 폐기한 손상화폐 금액 규모가 4조원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이 24일 발표한 '2023년 중 손상화폐 폐기 규모'에 따르면 지난해 한은이 폐기한 손상화폐는 4억8385만장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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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에 사는 이모씨는 자택 화재로 불에 탄 은행권 1910만원을 은행에서 새 돈으로 바꿨다. 전남에 사는 홍모씨는 땅 속에 묻어뒀다가 습기로 부패한 은행권 1547만5000원을 새로 교환했다.
지난해 대면 상거래 회복과 기존에 유통됐던 5만원권 지폐의 유통 수명이 다 되면서 한국은행이 폐기한 손상화폐 금액 규모가 4조원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이 24일 발표한 '2023년 중 손상화폐 폐기 규모'에 따르면 지난해 한은이 폐기한 손상화폐는 4억8385만장으로 집계됐다. 금액으로 3조8803억원 규모다. 전년(4억1268만장, 2조6414억원)보다 7117만장, 1조2389억원 증가했다.
한은 관계자는 "코로나19(COVID-19) 확산세 진정 이후 대면 상거래 회복에 따른 화폐환수 경로의 정상화, 5만원권 유통수명 도래에 따른 손상권 증가, 시중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환수금액이 늘어난 데 주로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폐기된 물량을 낱장으로 길게 이으면 총 길이가 6만2872㎞로 경부고속도로(415㎞)를 약 76회 왕복할 수 있다. 총 높이는 14만159m로 에베레스트산(8849m)의 16배, 롯데월드타워(555m)의 253배에 달한다.
은행권(지폐) 폐기량이 4억2732만장, 3조8724억원으로 나타났다.
권종별로는 △1만원권(2억3775만장, 전체의 55.6%) △1000원권(1억4369만장, 33.6%) △5만원권(2493만장, 5.8%) △5000원권(2095만장, 4.9%) 순이다.
주화(동전) 폐기량은 5653만장(79억원)이며 화종별로는 △100원화(3391만장, 전체의 60.0%) △10원화(980만장, 17.3%) △500원화(837만장, 14.8%) △50원화(444만장, 7.9%) 순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화재 등으로 은행권이 손상돼 사용될 수 없게 된 경우 △남아있는 면적이 4분의3 이상이면 액면금액의 전액을 △5분의2 이상~4분의3 미만이면 반액으로 교환해준다. 손상되거나 기타 사유로 통용에 적합하지 않은 주화는 액면금액으로 바꿔준다. 다만 모양을 알아보기 어렵거나 진위를 판별하기 어려운 주화는 교환이 어렵다.
한은 관계자는 "화폐를 깨끗이 사용하면 매년 화폐제조에 소요되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만큼 '돈 깨끗이 쓰기' 홍보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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