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연변이’가 커피 품종마다 맛과 향 차이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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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산 커피 원두와 과테말라산 커피 원두를 동일한 방법으로 로스팅하고 분쇄해 커피를 내리더라도 그 맛과 향은 서로 다르다.
이탈리아 우디네대 연구진은 23일(현지 시각) 아라비카 커피 품종마다 서로 다른 맛과 향을 내는 것은 유전자의 차이가 아니라 염색체 상 돌연변이로 인해 품종마다 특유의 맛과 향을 낸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밝혔다.
그리고 커피 특유의 맛과 향을 내는 유전자들이 어떤 것인지 품종마다 차이점은 무엇인지 연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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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종 간 유전적 차이 거의 없어
에티오피아산 커피 원두와 과테말라산 커피 원두를 동일한 방법으로 로스팅하고 분쇄해 커피를 내리더라도 그 맛과 향은 서로 다르다. 에티오피아산 커피는 라즈베리처럼 시큼한 맛이 나는 한편, 과테말라산 커피는 누룽지처럼 구수한 맛이 난다.
이탈리아 과학자들이 아라비카 커피 원두의 가장 완벽한 유전자 지도를 완성하고 모든 아라비카 커피 품종들은 유전적으로 거의 유사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탈리아 우디네대 연구진은 23일(현지 시각) 아라비카 커피 품종마다 서로 다른 맛과 향을 내는 것은 유전자의 차이가 아니라 염색체 상 돌연변이로 인해 품종마다 특유의 맛과 향을 낸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밝혔다.
우리가 마시는 커피는 로부스타(Coffea canephora)와 아라비카(Coffea arabica) 두 종이다. 한 가지 원두로만 로스팅하기도 하지만, 여러 품종을 섞어 로스팅해 커피를 내리기도 한다. 특히 아라비카 원두는 품종마다 고유의 맛과 향을 내 전세계 생산량의 60% 이상을 차지할 만큼 두루 사랑받고 있다.
연구진은 아라비카 커피 품종들의 유전체를 분석했다. 기존 기술보다 더 높은 정확도로 최대 수십만 염기쌍 길이의 DNA 가닥을 읽을 수 있는 차세대 시퀀싱 기술을 이용했다. 그리고 커피 특유의 맛과 향을 내는 유전자들이 어떤 것인지 품종마다 차이점은 무엇인지 연구했다.
연구진은 품종마다 염색체에서 일어난 돌연변이가 서로 다르다는 것에 주목했다. 개별 유전자의 차이가 아닌, 염색체의 대대적인 교환이나 삭제, 재배열로 인해 염기서열이 바뀐 결과 품종마다 특유의 맛과 향을 갖게 됐다는 분석이다.
예를 들어 ‘버번’이라고 부르는 품종은 염색체에서 커다란 염기서열이 누락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떤 것은 염색체 하나 전체가 없는 경우도 있었다. 연구진은 커피 품종마다 이 같은 돌연변이가 일어나면서 각자 다른 맛과 향을 내도록 진화했다고 분석했다.
이번 연구에선 로부스타보다 아라비카 커피가 훨씬 깊고 풍부한 맛을 내는 이유도 밝혀졌다. 로부스타는 염색체가 1쌍으로 된 이배체이지만 아라비카 커피는 이보다 많은 다수체로 밝혀졌다. 이런 이유로 아라비카 커피는 다른 품종과 교배가 잘 일어나지 않았다. 즉, 아라비카 커피 품종은 각자 긴 세월 동안 꾸준한 속도로 돌연변이가 자연발생하면서 고유의 맛과 향을 갖게 된 셈이다.
미켈레 모르간테 우디네대 교수는 “이번 연구 성과를 활용하면 특별한 맛과 향을 내는 새로운 커피 품종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뿐만 아니라 기후변화로 인해 커피 작물을 키우기 어려워지는 환경에서도 꿋꿋이 자라는 신품종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식물유전학자인 카사훈 테스파예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대 생명공학연구소 소장은 23일(현지 시각) 네이처를 통해 “최근 커피잎녹병 같은 질병과 기후변화로 인해 미래 커피 농작이 점점 어려워질 전망”이라며 “이번 연구 성과를 통해 이런 질병이나 기후변화에 대한 저항성, 낮은 카페인 함량 등 원하는 대로 설계한 신품종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23일자에 발표됐다.
참고 자료
Nature communications(2024) DOI: https://doi.org/10.1038/s41467-023-4444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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