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무선 이어폰으로 돌아온 미키 마우스‘아이리버 엠플레이어 프리’
[IT동아 한만혁 기자] 아이리버(IRIVER)가 국내 MP3 플레이어 시장을 선도하던 시절, 당시 아이리버는 디자인과 성능이 우수한 제품을 여럿 선보였다. 2007년 출시한 MP3 플레이어 ‘엠플레이어(Mplayer)’ 역시 아이리버의 대표작 중 하나다. 디스플레이도 없고 기능은 간단했지만, 월트디즈니컴퍼니의 미키 마우스 캐릭터를 형상화한 디자인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높은 인기를 얻었다. 판매량만 해도 100만 대 이상을 기록했다.
아이리버 브랜드를 운영하는 드림어스컴퍼니가 16년 만에 새로운 엠플레이어를 출시했다. 이번에 선보인 ‘엠플레이어 프리’는 MP3 플레이어가 아닌 무선 이어폰이다. 물론 엠플레이어와 같은 미키 마우스 디자인을 적용했다.
미키 마우스 디자인의 무선 이어폰
기존 엠플레이어는 3개의 구가 연결된 형태로, 양쪽 귀를 좌우로 돌려 트랙을 이동하거나 볼륨을 조절했다. 엠플레이어 프리 역시 외형은 3개의 구로 구성된다. 단 이번에는 양쪽 귀가 분리되어 이어버드 역할을 한다.
이어버드와 몸체는 강한 자석으로 연결된다. 음악이 나오는 노즐 부분에 자석을 달아 몸체에 가까이 가져가면 알아서 달라붙는다. 좌우 이어버드의 디자인이 비슷해 헷갈리기는 하지만 제대로 끼우면 벌어지는 부분 없이 꼭 맞는다. 위아래가 바뀌어도 연결되기는 한다. 단 이음새가 살짝 벌어진다. 좌우가 바뀐 경우에는 붙지 않고 오히려 밀어낸다. 덕분에 몸체에 꽂을 때 좌우를 정확히 구분할 수 있다. 반대로 이어버드를 분리할 때는 생각보다 강한 힘을 줘야 한다. 참고로 이어버드를 분리할 때는 엄지손가락을 이용해 뒤로 젖히면 힘을 덜 들이고 떼어낼 수 있다.
보통 무선 이어폰은 안정적인 착용감을 위해 외형을 귀 형태에 맞춰 디자인한다. 엠플레이어 프리는 오로지 원형에 초점을 맞췄다. 귀에 닿는 부분이 둥근 탓에 아무리 꽉 끼워도 자꾸 빠져나온다. 그렇다고 아예 빠진 경우는 없었지만 불안하다. 외부 소음 차단도 덜 하고 음질도 바뀐다. 특히 외부에서 이동할 때면 계속 신경 쓰인다. 물론 착용감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수시로 확인하는 것이 좋겠다.
이어버드 바깥쪽 한 가운데에는 물리 버튼을 달았다. 손을 대면 바로 인지할 수 있기 때문에 쉽게 조작할 수 있다. 버튼은 누르는 횟수나 길이에 따라 음악 재생 및 정지, 재생 목록 이동, 전화 송수신, 음성 비서 실행 등의 기능을 수행한다. 터치패드가 아니라 오작동의 염려는 없지만 버튼을 누를 때마다 귀에 가해지는 압박감은 다소 부담스럽다.
몸체는 일반 무선 이어폰의 케이스에 해당한다. 이어버드의 부족한 배터리를 채우거나 보관하는 용도다. 뒷면에는 스트랩 연결 홈과 월트디즈니컴퍼니 로고, 아래에는 USB 타입C 단자와 LED 표시등을 달았다. LED 표시등은 색깔 변화로 배터리 잔량을 알려준다. 빨간색은 배터리 부족, 파란색은 50% 충전, 녹색은 80% 충전 상태다. 충전이 완료되면 LED는 꺼진다.
엠플레이어를 연상케 하는 액세서리도 제공한다. 기존 엠플레이어의 경우 목에 걸고 다니면서 패션 아이템으로도 활용했다. 엠플레이어 프리 역시 목에 거는 넥스트랩을 제공한다. 주머니나 가방에 넣기 애매한 경우 유용하다.
분실이나 스크래치 방지를 위한 투명 케이스도 들어 있다. 몸체가 원형인 데다 이어버드가 외부로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기왕이면 케이스를 이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케이스는 앞뒷면이 단단히 연결되어 쉽게 열리지 않는다. 단 별도의 홈이나 요철 장치가 없어 열기가 쉽지 않다. 작은 홈이라도 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어팁은 크기가 다른 3쌍을 기본으로 제공한다.
색상은 블랙, 화이트, 베이비핑크, 스카이블루 중 선택할 수 있다. 크기는 51.6x35.0x45.2mm며 무게는 이어버드 각각 4g, 케이스 16g이다. 가격은 출시가 기준 6만 9000원이다.
엠플레이어처럼, 간소한 기능
엠플레이어 프리는 자동 전원, 멀티 페어링 등 기본적인 기능만 지원한다. 요즘 흔히 볼 수 있는 노이즈 캔슬링을 비롯해 이어버드 착용 여부에 따라 재생, 정지하는 자동 재생 기능, 두 기기를 동시에 연결하는 멀티포인트 같은 부가 기능은 빠졌다. 지원하는 모바일 앱도 없다. 엠플레이어처럼 간소한 기능만 담은 것이다.
이어버드를 케이스에서 분리하면 자동으로 전원이 켜지고 페어링 모드에 진입한다. 처음 사용할 때 페어링해 두면 이후에는 자동으로 연결한다. 블루투스 5.3을 지원해 끊김이 없이 이용할 수 있다.
내부에는 6mm 다이내믹 드라이버를 넣었다. 실제 음악을 들어보면 고음과 중음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여성 보컬이 강한 곡이나 전자 기타를 앞세운 록 음악을 즐기기 좋다. 저음은 단단하고 과하지 않다. 웅장함이나 공간감은 다소 떨어지지만 오히려 고음에 집중하기에는 좋다. 다만 치찰음이 많은 편이다. 고음이 강한 곡은 오래 들으면 피로감을 느낄 수도 있다.
단 이어폰 착용 상태에 따라 음질 차이가 크다. 이어버드가 귀에서 살짝 빠졌을 때는 음질이 현저히 떨어지고 소리가 가벼워진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이어버드가 자꾸 느슨해지기 때문에 이어버드 착용 상태를 수시로 확인하고 눌러 줘야 한다.
배터리 수명은 준수한 편이다. 이어버드의 경우 한 번 충전하면 최대 5시간 연속 사용할 수 있고 케이스를 이용하면 2번 더 충전할 수 있다. 배터리 용량은 이어버드 35mAh, 케이스 240mAh다. 배터리 충전은 케이스 아래쪽에 있는 USB 타입C 단자를 이용하면 된다. 무선 충전은 지원하지 않는다.
디자인에 초점 맞춘 무선 이어폰
엠플레이어 프리는 노이즈 캔슬링이나 전용 앱이 없으며 착용감이나 음질도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그만큼 저렴하다. 기능이나 음질, 가격 측면에서 보면 무난한 보급형 무선 이어폰이다.
하지만 디자인을 본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올해 100주년을 맞이한 월트디즈니컴퍼니와의 협업으로 미키 마우스 형태의 완성도 있는 디자인을 갖추고 있다. 디즈니 캐릭터를 좋아하는 사람은 물론이고 그렇지 않더라도 귀여운 디자인을 선호한다면 충분히 눈여겨볼 만하다.
아이리버의 상징적인 모델 중 하나인 엠플레이어를 무선 이어폰으로 재현했다는 점도 이 제품의 가치를 높이는 요소다. 덕분에 과거 엠플레이어를 사용했던 소비자에게 일종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디자인 측면에서는 아쉬움보다는 오히려 만족감이 더 크다.
글 / IT동아 한만혁 기자 (m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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