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최대’ 광개토왕릉비, 디지털로 되살아나다
석회칠 이전 탁본도 고구려실에서 공개
동아시아에서 가장 큰 비석인 광개토왕릉비가 디지털 기술로 되살아나 현대인을 만난다.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은 핵심 공간인 ‘역사의 길’(상설전시관 로비와 전시실 사이 뻗은 길)에 디지털로 재현한 광개토왕릉비와 원석 탁본 족자를 전시한다고 24일 밝혔다.
높이 7.5m, 너비 2.6m 크기의 LED 기둥에서 사진과 영상 자료를 토대로 구현한 비석 모습을 사면으로 볼 수 있다. 이 ‘디지털 비석’은 중국 지안에 있는 유물 모습을 그대로 따와 만들었다. 최대 높이 6.39m의 돌 4면에 총 1775자를 새긴 광개토왕릉비에는 고구려 건국 신화와 왕의 즉위, 광개토왕의 업적, 무덤 관리 규정 등이 담겼다. 광개토왕릉비는 아들 장수왕이 아버지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414년쯤 세웠다.
원석 탁본도 이번에 함께 공개됐다. 원석 탁본은 비문에 석회가 칠해지기 전에 뜬 것으로 원형에 가까운 모습을 담고 있어 가치가 높다. 광개토왕릉비 원석 탁본은 전 세계에 10여종만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물관 측은 지난해 한학자 청명 임창순이 소장했던 원석 탁본첩인 ‘청명본’을 구입해 보존 처리한 뒤 고구려실에서 전시한다. 디지털로 복원된 원석 탁본 족자는 역사의 길에서 전시한다.
중앙박물관은 이날 올해 주요 업무 추진계획도 발표했다. 인구소멸 위험지역 등 지역의 문화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금관, 기마인물형토기, 상감청자, 백자 달항아리 등 인지도 높은 문화재를 지역에서 순회 전시한다. 상반기엔 강진·상주·보령·당진·합천·남원에서, 하반기엔 고령·증평·함안·장수·양구·해남에서 관람객을 만난다. 고 이건희 삼성 회장 기증품 특별전 ‘어느 수집가의 초대’전은 제주박물관과 춘천박물관에서 순회 전시한다. 이 전시는 지난해 광주·대구·청주 등에서 74만명이 관람하며 인기를 얻었다.
장애인 등 문화 취약계층을 위한 서비스도 강화한다. 상설전시관 3층 조각공예관에 금속공예품을 주제로 장애인을 위한 체험형 전시공간을 조성한다. 수어 음성 해설 등 다양한 콘텐츠도 제공한다.
상설전시관 1층 구석기실에서 고구려실까지를 전면 개편한다. 이 공간의 전면 개편은 용산 개관 이후 처음이다. 특히 고구려 전시공간을 확대한다. 상설전시실 내 외규장각 의궤 전용 공간도 신설한다. 실물책 전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디지털책을 제작한다.
세계의 다양한 문화를 소개하는 전시도 이어간다. 6월엔 미국 덴버박물관과 공동으로 ‘북미 인디언의 역사문화’전이, 11월에는 오스트리아 레오폴트미술관과 공동으로 ‘비엔나 모더니즘의 탄생’전이 열린다. 7월엔 한국·일본·중국 국립박물관장회의 연계 특별전으로 ‘동아시아의 칠기’전이 열린다.
도재기 선임기자 jaek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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