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얼굴에 비키니 합성하고 욕설…교권위 요구하니 '아동학대'로 신고

[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초등학교 남성 교사가 제자들로부터 성적 모욕을 받아 교권보호위원회(교권위)를 신청했으나, 되레 아동학대 혐의로 신고당한 사실이 전해져 논란이다.

24일 JTBC 보도에 따르면 경남 김해시에 있는 한 초등학교에서 6학년 담임 교사로 재직 중인 A씨는 지난해 말쯤 담당 학급 일부 학생들이 자신의 얼굴을 비키니 차림의 여성 사진에 합성한 사실을 알게 됐다.

이후 학교 교권위를 신청한 A씨는 학생들이 사과하자, 이를 취소했다. 그러나 A씨를 향한 학생들의 도 넘는 행동은 멈추지 않았다. 학생 중 일부가 수업 시간 도중 자신에게 지속해서 손가락 욕을 해 온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결국 A씨는 교권위를 재신청했으나, 며칠 뒤 경찰로부터 아동학대 신고가 접수됐다는 연락을 받게 됐다. A씨가 학생들을 상대로 짜증스러운 말투를 사용하는 등 '정서적 학대'를 일삼았다는 이유에서다.

A씨는 "내 사진을 비키니 입은 여자 사진에 합성해서 (다른) 학생들이 제보했다"며 "성적 수치심을 많이 느꼈다. 제 사진을 이렇게 만든 학생들의 얼굴을 볼 자신이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넘어가자는 마음도 있었지만 (추가 사실을 알고 난 뒤) 학생들이 나를 완전히 무시한 것(을 알게 됐다)"며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받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초등교사노조는 명백한 보복성 신고라고 주장했다. A씨가 신고당했다는 것 그 자체로 경찰 조사를 여러 번 받아야 하는 데다, 그간 느낀 심리적 압박감 등 스트레스가 극심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노조는 해당 학교와 더불어 교육청에 이 같은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에 대한 적극 대응을 요구할 예정이다.

한편 JTBC는 학교를 통해 해당 학생들의 학부모 입장을 요청했지만, 학교 측은 학부모에 관련 내용을 전달하기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학생들에 대한 교권위는 오는 25일 열린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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