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항마' 헤일리, 고향서 경선 역전 노린다

김종훈 기자 2024. 1. 24.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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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에 이어 뉴햄프셔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패한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 대사가 '완주' 의지를 다졌다.

헤일리 전 대사는 23일(현지시간) 뉴햄프셔 공화당 경선 패배가 굳어진 직후 연설을 통해 "수건을 던지기에는 너무 많은 싸움을 거쳤다"며 경선을 완주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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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햄프셔 공화당 후보 경선, 트럼프에 10%p 차이 패배
트럼프 사퇴 종용 불구 "레이스 아직 멀었다" 완주 의지
프라이머리(예비선거)가 열린 23일(현지시간) 미국 뉴햄프셔주 콩코드에서 니키 헤일리 전 유엔주재 미국 대사가 지지자들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로이터=뉴스1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에 이어 뉴햄프셔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패한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 대사가 '완주' 의지를 다졌다. 트럼프에 맞서는 유일한 대안으로 남은 헤일리는 자신의 고향인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승부를 걸겠다는 각오다.

헤일리 전 대사는 23일(현지시간) 뉴햄프셔 공화당 경선 패배가 굳어진 직후 연설을 통해 "수건을 던지기에는 너무 많은 싸움을 거쳤다"며 경선을 완주하겠다고 말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지지자들을 향해 "뉴햄프셔는 시작에 불과하다"며 "경선 레이스가 끝나려면 아직 멀었다. 다음에 겨룰 경선지는 나의 사우스캐롤라이나"라고 말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사우스캐롤라이나 출신이며 2011년부터 2017년까지 이곳 주지사를 역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개표율 86% 시점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득표율이 54.4%로 과반수를 넘으며 뉴햄프셔 주 경선 승리를 확정지었다. 헤일리 전 대사의 득표율은 43.7%였다.

헤일리로서는 졌지만 잘 싸운 경기다. 경선 이틀 전 공개된 CNN·뉴햄프셔대학 여론조사에서 헤일리 전 대사의 지지율은 39%였는데 이보다 실제 득표율이 더 높다.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은 50%였다. 아이오와 코커스 이후 후보에서 사퇴한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의 지지층이 적지 않게 헤일리 편으로 왔다.

경선 초반 불과 2%의 지지율에서 현재는 트럼프의 유일한 경선 대항마로 부상한 헤일리는 자신이 뉴햄프셔에서 절반에 약간 못 미치는 표를 얻은 게 또 하나의 서사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헤일리는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공화당은 거의 모든 선거에서 졌다"며 "민주당은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붙길 원한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길 수 있는 유일한 상태가 트럼프 전 대통령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헤일리 전 대사를 공개 지지하는 정치자금후원단체 '번영을 위한 미국인들'(AFP)은 "당장 승리한 게 아니어도 좋다"며 "바이든 대통령을 이길 수 있는 후보를 가려내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AFP는 공화당의 큰손으로 불리는 코크 네트워크 소속 단체로, 미주 전역에서 선거유세를 펼칠 수 있는 조직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음 공화당 경선지는 네바다와 미국령 버진아일랜드다. 네바다 경선은 6일 프라이머리, 8일 코커스 방식으로 두 번 치러진다.

네바다는 원래 코커스 방식으로만 대선 경선을 진행했지만, 2020년 민주당 경선에서 잡음이 불거진 것을 계기로 프라이머리 방식을 추가하기로 했다. 당시 피터 부티지지 현 미국 교통부 장관이 민주당 경선에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에게 패하자 표 집계에 오류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때문에 재개표까지 진행된 바 있다.

네바다 공화당은 코커스 방식을 계속 따르겠다면서 프라이머리 결과는 대선 후보 선출에 반영하지 않겠다고 했다. 또 프라이머리에 등록한 후보는 코커스에 등록할 수 없게 했다. USA투데이 설명에 따르면 네바다 주법은 프라이머리 개최 의무만 규정하고 있으며, 결과를 대선 후보 선출에 반영할지 여부는 양당의 자율에 맡기고 있다.

헤일리 전 대사는 6일 프라이머리에만 등록했다. 네바다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압도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코커스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완패하는 것보다 프라이머리에서 다른 후보들을 상대로 우위를 과시하는 게 낫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 CNN 공화당 경선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네바다 주 지지율은 65%였다. 에머슨대학이 코커스에 등록한 후보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진행, 지난 9일 공개한 결과를 보면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은 73%까지 올랐다.

버진아일랜드는 미주로 정식 등록된 곳이 아니기 때문에 8일 경선만 치르고 대통령 선거는 참여할 수 없다. 경선에서 배정된 선거인단 수도 4명밖에 되지 않아 중요도가 상대적으로 낮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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