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뉴햄프셔 경선도 승리... 헤일리 “경기 끝나려면 멀었다”(종합)

정미하 기자 2024. 1. 24.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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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은 후보 등록도 안한 美 민주 첫 경선서 압도적 1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두 번째 경선인 뉴햄프셔주(州) 프라이머리(primary·예비 선거)에서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를 상대로 승리하면서 입지를 더욱 확고히 했다.

뉴햄프셔주는 온건·중도파가 많아 사실상 유일한 도전자인 헤일리가 트럼프를 상대로 ‘뒤집기’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으나, 트럼프가 아이오와주 코커스(caucus·당원 대회)에 이어 압승을 거두면서 독주를 이어가는 모양새다.

23일(현지 시각)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두 번째 경선인 뉴햄프셔주(州) 프라이머리(primary·예비 선거)에서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를 상대로 승리를 선언하고 있다. / AP 연합뉴스

미국 역사상 아이오와주 코커스와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는 표심을 초기에 확인할 수 있는 지역으로 꼽힌다. 이에 CNN은 “경선을 이어가겠다고 발표한 헤일리는 역사와 싸우게 될 것”이라고 말했고,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승리로 트럼프는 경쟁자인 헤일리가 갈 길을 막은 것처럼 보인다”고 평가했다.

AP통신 등 주요 외신은 23일(현지 시각) 저녁 초기 개표 결과 등을 토대로 트럼프가 헤일리를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개표가 72% 진행된 가운데 트럼프는 55%의 득표율을 얻으면서 헤일리(44%)를 10%포인트(P) 넘는 격차로 따돌렸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는 2016년에도 뉴햄프셔주에서 35%의 지지를 얻으면서 승리했다”며 “이번 경선은 2016년과 유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헤일리는 2016년 당시 트럼프가 패배한 일부 지역에서만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WP는 “트럼프의 열성 지지층이 헤일리 지지를 선언한 무당파를 능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커지는 중도 사퇴 요구 불구, 헤일리 “경주 끝나지 않아”

트럼프가 아이오와주에 이어 뉴햄프셔주에서도 압승을 거두면서 헤일리를 향한 경선 중도 사퇴 요구는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헤일리는 경선 중도 사퇴 요구를 거절했다. 그는 “트럼프의 승리를 축하한다”면서도 “이 경주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정치에서 최악의 비밀은 민주당이 트럼프에 맞서고 싶어 한다는 것”이라고 자신의 본선 경쟁력이 트럼프보다 낫다는 점을 부각했다. 실제로 여론조사에 따르면 헤일리는 민주당 후보로 나설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가상 대결에서 승리하는 것으로 나온다. 이에 헤일리는 “80세 후보를 가장 먼저 퇴임시키는 정당이 이번 선거에서 승리하는 정당이 될 것”이라며 “그러므로 우리의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헤일리의 뒤를 이어 무대에 오른 트럼프는 헤일리를 ‘사기꾼’이라 부르며 헤일리가 중도 사퇴를 하지 않는 것에 흥분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나는 별로 화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헤일리 캠프는 별도 성명을 통해 “트럼프는 왜 그렇게 화를 내고 있냐”며 장외에서 격돌했다.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 / UPI 연합뉴스

헤일리는 트럼프를 상대로 경쟁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지만, 앞으로 헤일리가 트럼프에 승리할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WP는 “헤일리를 선택한 유권자는 헤일리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지만, 트럼프를 지지하는 이들은 달랐다’며 “트럼프 지지자 10명 중 8명은 트럼프에 매우 호의적이라고 말했지만, 헤일리 지지자 10명 중 3명은 의구심을 표했고, 나머지 4명은 지지할 후보자가 없기에 차선으로 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헤일리가 유권자들이 자신을 열성적으로 지지하도록 설득하지 못한다면, 트럼프에 유리한 많은 주에서 승리하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헤일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가 사실상 확정되자 “이 경기가 끝나려면 멀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아직 여러 주가 남아 있다”면서 “다음은 내가 사랑하는 사우스캐롤라이나다”고 말했다. 오는 2월 24일 열리는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까지 적어도 한달은 더 선거운동을 계속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 바이든, 후보 등록 안 한 美 민주 첫 경선서 승리

바이든 대통령은 같은 날 뉴햄프셔주에서 진행된 민주당 프라이머리에서 개표율 5% 기준으로 68.9%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CNN에 따르면 바이든은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에 출마하지도 않았지만, 바이든 지지자들이 투표 용지에 없는 바이든의 이름을 직접 손으로 적어 뽑았다. 미국 대부분의 주에서는 유권자가 투표용지에 특정 인물을 직접 적어 투표해도 이를 유효표로 인정한다.

WP는 “결과는 크게 놀라운 것이 아니지만, 바이든이 다시 민주당 후보로 지명될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거의 없다는 강력한 신호를 보냈다”고 평가했다. 바이든 역시 이미 재선 준비에 들어갔다.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의 고위 보좌관 두 명이 재선 캠프로 옮겨가 대선 준비에 들어갔다.

한편, 공화당의 다음 경선은 2월 24일 열릴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 출신인 헤일리는 이곳에서 승부수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트럼프가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도 승리한다면 헤일리가 설 곳이 사라질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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