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 "택배현실 반영 못해 상고"…산업계 "원·하청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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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대한통운이 특수고용직인 택배기사들과의 단체 교섭에 직접 응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오자 택배업계가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업계는 하청업체 근로자에 대한 원청의 사용자성을 폭넓게 인정한 이번 판결이 대법원에서도 그대로 확정되면 앞으로 택배업계는 물론 원청과 하청으로 이뤄진 모든 기업의 노사관계에 작지 않은 파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산업계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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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CJ대한통운이 특수고용직인 택배기사들과의 단체 교섭에 직접 응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오자 택배업계가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업계는 하청업체 근로자에 대한 원청의 사용자성을 폭넓게 인정한 이번 판결이 대법원에서도 그대로 확정되면 앞으로 택배업계는 물론 원청과 하청으로 이뤄진 모든 기업의 노사관계에 작지 않은 파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산업계는 보고 있다.
CJ대한통운은 24일 서울고법 판결에 대해 "기존 대법원 판례에 반한 무리한 법리 해석과 택배 산업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판결에 동의하기 어렵다"며 "판결문이 송부되는 대로 면밀하게 검토한 뒤 상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CJ대한통운 택배대리점연합도 성명을 내고 "택배 산업의 현실을 외면하고 전국 2천여개 대리점의 존재를 부정한 판결"이라며 유감을 표명했다.
대리점연합은 "택배기사의 근무 여건과 집화 형태 등을 결정하는 실질 사용자는 개별 대리점인데도 1심 변론에서 사실상 배제됐고, 2심에서야 비로소 원고 보조참가인으로 참여했으나 이마저도 7주 만에 종결됐다"며 변론 기회를 제대로 얻지 못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재판 결과에 따라 원청인 택배사가 단체교섭에 응해 택배기사의 작업시간과 수수료율 같은 계약 조건을 협의하게 되면 대리점과 계약은 종잇장에 불과하게 된다"며 "이는 대리점의 독립적인 경영권을 침해하는 것이며, 하도급법과 파견법도 위반하게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택배업계의 이런 우려는 택배기사의 특수한 고용 형태 때문이다.
택배기사들은 형식적으로는 개인사업자 신분으로 택배대리점과 계약을 맺는다. 대리점은 다시 택배사와 위·수탁 계약을 맺어 택배 배송을 하고 있다.
이런 고용 형태는 특수고용직으로 분류되는데, 택배기사뿐 아니라 배달 라이더, 학습지 교사, 보험설계사 등도 해당한다.
CJ대한통운의 경우 2만여명의 택배기사가 전국 2천여개 대리점과 개별 계약을 맺고 있다.
대리점별로 적게는 5명, 많게는 100명의 택배기사가 소속돼있고 물량과 집배송 구역도 제각각이라 수수료와 근로 조건은 물론 경영 체계도 모두 다르다는 것이 대리점연합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그간 대리점별로 결정해오던 근로조건과 수수료율 등을 원청인 CJ대한통운이 일괄적으로 결정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택배업계는 판결이 확정되면 원청인 택배사가 노조의 단체교섭 요구에 응해야 하고, 노조가 단체교섭 결렬을 이유로 파업을 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택배뿐 아니라 원·하청 구조로 이뤄진 다른 기업들도 노조와 교섭을 해야 하거나 소송에 휘말릴 여지가 있다.
대리점연합의 우려처럼 원청이 하청 노조와 교섭을 하게 되면 노동법 위반에 해당할 소지가 있고, 고용 기간이 2년을 넘긴 하청 근로자를 직접 고용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도 대두될 수 있다.
한 택배업계 관계자는 "이 판결대로라면 대리점은 경영권이 무력화되고 존재 의미가 사라진다"며 "산업 구조와 노사관계 틀을 완전히 새로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로 택배업계뿐 아니라 전 산업에서 극심한 혼란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e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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