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일리 돌풍 잠재운 트럼프··· 세 가지 관전포인트는 [뉴햄프셔 경선]
사우스캐롤라이나에 전력 집중
지지기반, 강도 차이로 승리 가능성 낮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두 번째 경선인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 이른바 ‘헤일리 돌풍’을 완전히 잠재웠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23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날 뉴햄프셔 경선에서 84%의 개표가 진행된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이 54.6%의 득표율로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43.5%)를 크게 앞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1,2라운드로 아이오와 코커스-뉴햄프셔 프라이머리가 정착된 1976년 이후 두 곳 경선에서 모두 승리한 첫 후보로 기록됐다.트럼프가 두 번의 경선에서 잇달아 승리하면서 공화당에서는 사실상 대선 후보가 확정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번 경선 결과와 관련해 눈에 띄는 점은 세 가지로 정리해봤다.
먼저 헤일리 전 유엔 대사의 중도 하차 가능성 여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뉴햄프셔 경선 승리 연설을 통해 “헤일리 전 대사는 사기꾼”이라며 “그녀는 이기지도 않았는데 마치 이긴 사람처럼 연설을 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헤일리 전 대사의 중도 사퇴를 압박했다. 그는 아이오와 경선에서 2위를 한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경선을 포기한 것을 두고 “론은 2위를 하고 떠났는데 그녀는 3위를 하고서도 아직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헤일리 전 대사는 이에 굴하지 않는 모양새다. 개표 초반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가 확정되자 그는 지지자들을 대상으로 “오늘은 트럼프의 승리를 인정하고 싶다”면서도 “아직 여러 주가 남아 있는 만큼 이 경기가 끝나려면 아직 멀었다”고 사퇴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어 그는 “다음은 내가 사랑하는 사우스캐롤라이나다”라고 언급해 내달 24일 열리는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까지 선거 레이스를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두 번째 주목할 부분은 ‘사우스캐롤라이나의 표심(票心)’의 향방이다. 헤일리 전 대사가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에 자신감을 표하는 이유는 자신의 출생지인 데다 2011~2017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를 지냈기 때문에 사실상 정치적 텃밭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은 등록 당원만 참여하는 코커스 방식 대신 모든 유권자가 참여할 수 있는 오픈 프라이머리 방식이기 때문에 강력한 트럼프 지지 당원의 벽을 넘을 수 있는 곳으로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사우스캐롤라이나의 민심도 헤일리 전 대사의 승리 가능성을 낮게 보는 게 사실이다. CNN에서 13명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심층 그룹 인터뷰를 시행한 결과 유권자들은 헤일리 전 대사를 적격의 인물로 여기면서도 대선 승리 가능성은 적다고 봤다. 13명 중 12명의 유권자들은 헤일리 전 대사를 두고 좋은 주지사였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의 승산은 높지 않게 평가했다.사우스캐롤라이나 주민인 개리 터치먼은 “앞으로 헤일리 전 대사에게는 험난한 길이 남아있다”며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승리하더라도 그 이후 나아갈 길이 보이지 않는다”고 짚었다.
세 번째는 트럼프 전 대통령와 헤일리 전 대사의 지지 기반 차이 여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 기반은 절반 이상이 공화당원이지만 헤일리 전 대사의 지지 기반은 상당수가 무소속이라는 점이다. 미국 CBS 출구조사에 따르면 공화당 프라이머리에 참여한 유권자 가운데 51%가 자신의 정치적 정체성을 공화당으로 규정했다. 무소속, 6%는 민주당이었다. 헤일리 전 대사는 전체 43%인 무소속 투표자 가운데 60%의 지지를 받았으나 트럼프 전 대통령(38%)과 격차는 28%포인트에 그쳤다.
지지 기반이 당원과 무소속으로 다르다보니 지지하는 강도도 차이가 크다. 이를 두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헤일리는 공화당 유권자로부터 25%밖에 지지를 얻지 못 했다”며 “뉴햄프셔주는 공화당 프라이머리에 민주당도 받아주고 있으며 상당한 무소속 유권자들이 투표하러 왔다”고 꼬집었다.
이번 경선 유권자 중 전체의 57%가 지지 후보를 강력하게 선호해서 투표했다고 답변했는데 이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가 차지하는 비율(74%)이 헤일리 전 대사 지지자(24%)보다 더 많았다.
조건부 지지(전체의 23%)나 다른 후보가 싫어서 지지했다(19%)는 답변과 관련해서는 헤일리 전 대사 지지자들이 차지하는 비율이 각각 58%, 89%로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높았다.
정혜진 기자 madein@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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