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주니어 테니스의 영원한 키다리 아저씨" 장호재단 홍순용 집행위원장

박성진 2024. 1. 24.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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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김장준, 황동현, 홍순용 위원장, 장가을

[멜버른=박성진 기자] "잘했어", "괜찮아 괜찮아", "하나만 더 해보자구"

2024년 주니어 호주오픈에서 한국 테니스 선수들의 경기가 열릴 때마다 낯익은 음성이 들려왔다. 너무나도 익숙한 목소리와 응원에 선수들은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처럼 자신과 안정감을 동시에 찾아갈 수 있었다. 중요한 주니어 시합이 있을 때에는 언제나 현장을 찾아 직접 선수들을 응원한다는 그는 '한국 주니어 테니스의 대부'이자 '영원한 키다리 아저씨', 홍순용 장호재단 집행위원장이었다. 

홍순용 위원장은 지난 16일 멜버른에 입성했다. 이후의 모든 일정이 호주오픈이다. 특히 주니어 대회가 개막한 20일 이후, 홍순용 위원장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멜버른파크를 떠나지 않았다. 한국 선수들의 경기가 열리는 코트 옆을 지키며 그 선수의 시작과 끝까지 계속 함께했다. 만약 한국 선수들의 경기 일정이 겹치기라도 한다면 세트 중간 브레이크 시간에 다른 코트를 오갔다. 그 어떤 한국 팬들의 응원보다 더 열정적이었고, 더 효과적인 응원이었다.

홍순용 위원장은 '한국 테니스계의 대부' 장호 홍종문 회장의 3남이다. 홍종문 회장은 1957년, 국내 최고 권위의 주니어대회인 장호배 주니어테니스대회를 개최하며 국내 테니스 발전을 이끌었다. 한국 최초의 프로 테니스 선수인 이덕희 여사, 국내 남자 선수 최초 투어 우승자 이형택(오리온 감독), 2018년 호주오픈 4강의 정현 등 한국 테니스의 역사를 새로 쓴 선수들은 이 대회를 거쳐갔을 정도다.

또한 홍종문 회장은 1971년 사재 약 2천 5백여만원을 헌납해 서울 장충동에 장충테니스코트를 건립하여 서울시에 기부채납하였고 두차례 대한테니스협회장으로 역임하였다. 홍 회장은 선수 출신이 아닌 일반 동호인이었지만 테니스에 대한 지극한 열정으로 수많은 주니어 육성과 후원에 힘썼고 1971년 테니스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 받아 국민훈장 목련장까지 수상한 인물이다.

1999년 작고한 홍종문 회장의 테니스 사랑은 홍순용 위원장을 비롯한 후대들이 그대로 계승하고 있다. 장호배는 여전히 국내 최고 권위의 주니어대회 자리를 지키고 있다. 주니어 선수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해외 투어에 도전할 수 있도록 매년 '장호 넥스트 제너레이션' 선수를 선발해 후원하고 있다. 올해에는 장호배 타이틀로 국제주니어대회(J100) 유치에도 성공했다. 홍순용 위원장은 선수 후원과 대회 확대에 모두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홍순용 위원장은 "주니어 시절부터 국제 경쟁력이 있는 선수로 성장해야 한다. 100위 이내의 선수들을 많이 만들고 싶다. 국제 경쟁력을 키우려면 해외 무대에 많이 도전해야 한다. 우리 장호재단에서는 그런 선수들이 조금이라도 편안한 환경에서 시합하고, 운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려 노력하고 있다. 이번에 J100 주니어 국제대회 유치도 그런 취지다"라고 말했다.

또한 "장호재단에서는 원론적인 것에서 벗어나 실질적으로 국내 주니어 선수들이 국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방안들을 계속해 모색하고 있다. 최대한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 최근에는 14세 이하 어린 선수들의 경기도 더 챙겨보고 있다. 한 살이라도 어릴 때부터 국제 시합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장호재단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홍순용 위원장은 23일 저녁, 멜버른 소재 한식당에서 거하게 한턱 쐈다. 이번 대회 참가했던 주니어 선수들, 가족, 코치들은 물론, 한국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는 ITF 투어링팀 해외 지도자, IMG 아카데미 에이전트도 초대했다. 이날 만찬에는 멜버른 대한민국분관 이창훈 총영사도 함께 하며 자리를 빛냈다. 선수들과 지도자들은 오래간만에 한식으로 배를 채우며 에너지를 재충전했다. 홍순용 위원장은 "선수들은 잘 먹어야 한다"면서 부족한 것이 없는지 더 신경썼다.

"주니어 때는 이기는 것보다 실력을 키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 홍순용 위원장은 24일에도 여전히 멜버른파크를 찾았다. 그리고 유명 선수들의 시합을 관전하는 대신 오늘 개막한 14세 이하부 경기가 열리고 있는 외곽 18~20번 코트로 향했다. 그리고 김원민(안동SC)과 홍예리(서울양진초)에게 여전한 응원을 보냈다. 한국 주니어 테니스의 키다리 아저씨라는 별명이 괜히 생긴 것이 아니었다.

글= 박성진 기자(alfonso@mediaw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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