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바이든 뉴햄프셔 경선 각각 승리…'11월 재격돌' 유력
트럼프, 뉴햄프셔 이겼지만 '무당·온건파 취약성' 노출
(서울·맨체스터<뉴햄프셔>=뉴스1) 김예슬 기자 김현 특파원 = 미국 양당이 23일(현지시간) 대선 후보를 선출하는 뉴햄프셔주(州) 프라이머리를 진행한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각각 승리를 거머쥐며 11월 대선에서도 두 인물 간 '리턴 매치'가 유력해졌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동부표준시로 이날 오후 11시(한국시간 24일 오후 1시) 기준 공화당 프라이머리 개표가 79% 진행된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은 54.9%(14만1335표)를 얻어 43.6%(11만2238표)의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를 약 11.3%포인트(p) 앞서 있다.
이번 승리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1980년 이후 아이오와와 뉴햄프셔에서 '2연승'을 거둔 유일한 비현직 공화당 후보라는 기록을 갖게 됐다고 CNN은 전했다.
같은 시간 기준 민주당 프라이머리 개표는 87% 이뤄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69.2%의 득표율로, 2위인 딘 필립스(20.4%) 미네소타주 연방하원의원을 넉넉하게 제쳤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개표 결과와 관련해 서로에게 날 세운 발언을 쏟아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이제 도널드 트럼프가 공화당 후보가 될 것이라는 점이 분명하다"며 "그리고 내가 이 나라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선택권에서 투표권에서 이르기까지 우리의 민주주의와 개인적 자유에 대한 열망이 이보다 더 높을 수는 없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결과가 무척이나 영광스럽다"며 "우리나라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바이든)과 맞붙기를 학수고대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지지율 39%…양자대결서 트럼프·헤일리 모두에 밀려
민주당 내에 이렇다 할 후보가 없는 만큼 바이든 대통령은 뉴햄프셔에서 무난한 승리를 거뒀지만, 11월 대선까지 풀어야 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
취임 초 53% 수준이었던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현재 39%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경제와 이민정책부터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 다방면에서의 문제가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인기 없는 대통령' 딱지를 떼지 못한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물론 공화당 경선 후보인 헤일리 전 대사와의 양자 대결에서도 뒤지는 상태다.
하버드대 미국정치연구소(CAPS)와 여론조사기관 해리스가 지난 17~18일 등록 유권자 234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양자 가상 대결 시 지지율은 각각 41%와 48%로 집계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헤일리 전 대사와의 경쟁에서 38%의 지지율을 얻으며, 헤일리 전 대사(41%)에 3%포인트(p)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자가 아닌 3자 대결로 갔을 경우 격차는 조금 더 확대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41%, 바이든 대통령은 33%로 격차는 8%였다.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는 18%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흑인 사회운동가인 무소속 코넬 웨스트 유니언 신학대 교수와 녹색당 질 스타인까지 더해지면 트럼프 전 대통령(42%)과 바이든 대통령(31%) 간 격차는 11%p로 더욱 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이 81세의 고령이라는 점도 그의 재선에 발목을 잡고 있다. 이달 초 ABC 뉴스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9%는 바이든 대통령이 직위를 유지할 만한 정신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여론조사 결과 미국인 중 73%가 '대선에 출마하기에는 너무 늙었다'는 표현이 바이든을 '어느 정도 잘' 묘사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이 표현이 잘 어울린다고 답한 응답자는 47%에 머물렀다.
◇트럼프, 뉴햄프셔 이겼지만 '무당·온건파 취약성' 노출
이번 뉴햄프셔 프라이머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약점도 여실히 드러냈다.
뉴햄프셔주는 민주당이나 공화당 등록 유권자보다 무당파 유권자가 훨씬 많아 이들의 민심을 가늠할 수 있는 지역이기도 한데, 강한 당파성을 기반으로 지지층을 구축해 온 트럼프 전 대통령이 무당파를 끌어오는 데는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뉴햄프셔주 선거 당국 홈페이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체 87만3000여명의 등록 유권자 가운데 민주당은 26만2000여명, 공화당은 26만7000여명, 무소속은 34만3000여명이다.
특히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는 '반개방형'으로, 각 당의 등록 유권자와 무소속 유권자가 참여할 수 있다.
이때문에 당파성이 강한 지역에서 유리한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헤일리 전 대사가 뉴햄프셔주에서 무당파나 온건파 유권자들 표를 쓸어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실제로 이날 미국 선거 조사기관 에디슨리서치 출구조사에 따르면 온건파·무당파 유권자들의 약 75%가 헤일리 전 대사를, 20%만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통신은 이러한 출구조사 결과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는 경고 신호로 다가올 수 있다고 진단했다.
애리조나주 공화당 전략가 척 코플린은 "트럼프 연합은 정적이고 예측가능하다"며 "그의 기반은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기에는 너무 작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의 줄임말)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 공화당 내의 강경 트럼프 지지층은 37%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플린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11월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바이든 대통령을 원하지 않는 민주당 지지자와 무당파 유권자들이 투표에 참여하기를 바라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번 대선에서는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 △위스콘신 △네바다 △미시간 △애리조나 △펜실베이니아 등 7개 주가 스윙 스테이트로 꼽힌다. '격전지'인 만큼 무당파와 온건파를 잡는 후보자가 백악관 차기 주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4건의 형사 기소를 직면하고 있다는 부분도 무시할 수 없다. 그는 주와 연방 차원을 통틀어 총 91건의 중범죄 혐의를 받고 있는데, 이들 모두에 대해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그 중 11월 대선 전 선고 가능성이 가장 큰 사건은 1·6 의사당 폭동과 관련한 대선 불복 의혹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에서는 '면책 특권'을 주장하며 재판 지연 전략을 사용하고 있지만, 사건을 맡은 잭 스미스 특검 측에서는 연방대법원 회기가 종료되는 올해 6~7월 전까지 대법원이 사건을 심리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8월 폴리티코 매거진/입소스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32%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죄 판결을 받으면 그를 지지할 가능성이 낮아질 것이라고 답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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