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어서 못판다”···경기 불황에 ‘중고폰’ 인기
전 세계가 고물가로 몸살을 앓으면서 중고 스마트폰 거래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중고 스마트폰 출하량은 3억940만대로 3억대를 돌파했다. 2022년 2억8260만대에서 9.5% 늘어 두 자릿수에 육박하는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중고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세는 지난해 신규 스마트폰 출하량이 3.5% 감소한 것과 대비를 이룬다. IDC는 고물가와 경기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소비자들이 값비싼 신규 스마트폰 대신 중고폰을 선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IDC는 세계 중고 스마트폰 출하량이 오는 2027년 4억3110만대로 지난 2022년을 기준으로 연평균 8.8%씩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과거 관측보다 다소 하향 조정됐다. 지난해 IDC는 중고 스마트폰 시장이 2021∼2026년 연평균 10.3%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고폰 수요가 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재고가 부족해 성장세에 제동이 걸렸다. 스마트폰 성능이 상향 평준화된 가운데 신규 모델 출고가가 높아지면서 한 스마트폰을 오래 사용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40개월을 넘어가면서 중고폰 시장으로 흘러들어오는 재고가 부족한 실정이라고 IDC는 밝혔다.
국내에서도 통신비 부담 등으로 중고폰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국내 중고폰 시장 규모 추정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중고폰 국내 유통 물량이 2017년 127만대에서 2021년 550만대로 연평균 44.3% 증가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중고폰 거래 안심 인증제 도입 같은 제도적인 지원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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