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차례상 물가 역대 최고치 '또' 경신···28만~38만원

전통시장 28만·대형마트 38만원
과일·채소류, 이상 기후에 20% ↑
견과류·참조기·소고기 등도 비싸져

자료: 한국물가정보

[서울경제]

올해 설 차례상을 차리는 데 드는 비용이 역대 최고치를 또 다시 넘어섰다. 과일과 채소류가 20% 넘게 오르는 등 장바구니 물가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24일 한국물가정보는 설을 3주 앞두고 전통시장과 대형마트 차례상 비용을 조사한 결과 4인 가족 기준 차례상 비용은 전통시장 기준 28만1500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밝혔다.

대형마트에서 구매하는 비용은 38만580원으로 전통시장보다 35.2% 비쌌다. 전통시장과 대형마트 구매 비용은 지난해 설 때보다 각각 8.9%와 5.8%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품목별로는 과일과 채소류의 가격 상승이 눈에 띄었다. 지난해 잦은 비와 병충해, 냉해 등으로 생산량이 줄면서 과일 값이 큰 폭으로 올랐다. 또 채소류는 최근 한파의 영향으로 가격이 오른 것으로 분석됐다.

전통시장 기준으로 사과(부사) 3개 가격은 1만5000원으로 지난해 설보다 42.86% 올랐고 대파는 1단에 4000원으로 60%가 상승했다. 특히 사과와 배 등 명절 필수 과일 가격 상승에 따라 샤인머스캣이나 만감류 등 다른 과일로 대체 수요가 몰려 전체 과일류 가격이 비싸졌다.

롯데마트에서 고객이 바나나를 고르고 있다. /사진제공=롯데쇼핑

견과류 가격도 올해 작황 부진으로 지난해 설보다 올랐다. 수산물은 대부분 변동이 없었지만, 생산량이 줄어든 다시마와 중국산 조기 가격이 2년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소고기는 국제 곡물 가격 상승 등으로 사룟값이 오르면서 소폭 상승했다.

공산품은 밀가루와 식용유 가격이 내렸고, 청주 가격은 기준 판매 비율 적용에 따라 다소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동훈 한국물가정보 팀장은 "올해는 일부 공산품을 제외하고 이례적으로 전체 품목 가격이 올랐다"며 “좋은 품질의 재료를 비교적 저렴하게 구매하려면 정부의 설 물가 안정 대책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올해 설 물가 안정을 위해 역대 최대 규모인 84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농·축·수산물 할인을 지원하기로 했다. 사과와 배의 대형마트 할인 지원율도 20%에서 30%로 상향했다.

박시진 기자 see1205@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