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전공 확대 정책’에 전국 인문대 학장 모였다…“기초학문 붕괴”
“느닷없이 무전공 모집 요구…대학 사회 극심한 혼란 빠져”
"어느 선진국의 정부가 대학 일에 깊이 관여하나"
‘일부 전공으로 쏠림현상’ 등 여섯가지 이유 들어
이들은 “교육부가 재정 지원을 구실로 대학의 자율성을 지나치게 침해하고 있다. 어느 선진국의 정부가 대학의 일에 이렇게 깊이 개입하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무전공은 학생이 1학년 때 전공을 선택하지 않고 다양한 과목을 듣다가 2학년 때 자기 적성에 맞춰 진로를 정하는 제도를 뜻한다. 무전공은 ‘자유전공학부’라는 이름으로 2009학년도에 본격적으로 도입됐다. 두 협의회가 무전공 확대 정책에 대해 가진 우려의 요지는 크게 6가지다. 첫째는 일부 전공으로의 쏠림 현상으로 인해 교육 환경이 더 열악해 진다는 점이다. 둘째는 무전공 제도 도입이 학문생태계는 물론 특히 기초학문의 붕괴를 가속화 할 것으로 봤다. 셋째는 학생모집제도의 개선을 위해서는 충분한 의견수렴이 선행돼야 하고 대학이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넷째는 이미 대학들은 학생의 전공선택권 확대를 위해 여러 제도를 확대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다섯째는 사회 각 분야에 우수한 인재가 진출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했으며, 마지막으로는 대학의 자율성을 침해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두 협의회는 교육부에 △현재 진행되고 있는 무전공 계획 즉시 중단 및 모집 단위를 비롯한 학사 제도의 수립과 운영을 대학 자율에 맡길 것 △재정 지원을 구실로 대학의 운영에 개입하는 일을 더는 하지 말 것 △대학과 협의해 무너져가고 있는 학문생태계를 복원하고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할 것 △우리 사회의 각 분야에 우수한 인재가 진출해 국가가 균형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 등을 요구했다.
또 이들은 각 대학에 △교육부가 추진 중인 무전공 모집안에 대한 논의를 즉각 중단하고, 각 대학의 교육이념과 특성에 맞는 학생모집 및 교육제도 수립 위한 진지한 논의 △학문의 다양성을 유지하고 우리나라 학문생태계를 건강하게 유지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 △우수한 인재가 우리나라의 학문생태계를 건강하게 유지·발전할 수 있는 기반 조성 △교육부가 재정 지원을 구실로 대학 일에 개입하려는 시도 단호하게 거부 및 대학 자율성 수호 등을 주문했다.
한편, 교육부는 올해 실시되는 2025학년도 신입생 선발부터 수도권 대학은 모집정원의 20%, 국립대는 25%를 전공 구분 없이 모집하는 대학에 한해 대학혁신지원사업·국립대학육성사업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경직된 학사구조를 깨 첨단 산업분야에 필요한 융합형 인재를 육성하고, 학생들이 충분히 진로를 탐색한 뒤 전공을 선택하는 길을 열어주자는 취지다. 올해 대학혁신지원사업 총사업비는 8852억원, 국립대학육성사업비는 5722억원이다. 재정지원과 연계해 추진하는 사업인 만큼 재정난에 시달리는 대학들은 교육부 방침을 따를 수밖에 없다.
황병서 (bshwa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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