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금융 대출시 일자리 상담까지 '한번에'…"금융·고용 복합 지원"

"한 센터만 방문해도 두 가지 지원"…금융·고용 전산 연결
"서민금융 정책 '경제적 자활 지원'으로 패러다임 전환"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 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던 대학생 A씨는 최근 급작스러운 해고로 생활고에 부딪혔다. 급전이 필요한 A씨는 정책서민금융상품인 '햇살론유스' 300만원을 대출받으면서 상담사에게 고용지원 제도를 안내받았다. 그러나 A씨는 아직 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방문하지 못했다. A씨는 "일상생활도 벅찬데 취업 상담을 받으러 또 다른 센터를 방문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매우 부담되는 일이다"고 말했다.

저소득·저신용자를 위한 '정책서민금융상품' 이용 시 고용지원까지 한 번에 연결하는 새 제도가 시작된다. 금융위원회는 고용노동부와 함께 서민들의 경제적 자활을 위한 '금융·고용 복합지원 방안'을 24일 발표했다.

그간 정부의 금융지원과 고용지원은 사실상 분리된 상태였다. 저신용자에게 100만원을 긴급 대출해 주는 '소액생계비대출' 이용자에게만 고용 지원까지 연결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말 기준 정책서민금융 이용자 중 고용제도 연계 비율은 0.4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자들 사이에선 떼려야 뗄 수 없는 금융·고용 지원을 한 번에 받게 해달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 금융·고용 전산 연결해 '복합 지원'

금융위원회는 고용노동부와 머리를 맞댔다. 금융 취약계층이 하루빨리 일자리를 찾아 자립할 수 있도록, 부처 간의 벽을 허물기로 한 것이다.

우선 금융과 고용의 연계 채널부터 정비한다. 이용자가 한 센터의 방문으로도 금융·고용 지원을 모두 받을 수 있도록 전산을 연결해 '양방향 연계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정책서민금융·채무조정 이용자가 희망하는 경우 누구나 고용 지원까지 연계하기로 했다. 소득이 불안정한 이용자는 필수 연계 대상이 된다.

또 금융·고용 센터가 위치적으로 동떨어져 있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고용복지센터에 금융상담 창구도 신설할 예정이다.

◇고용 지원 프로그램도 확대…'내일배움카드' 포함

금융 지원 대상자가 받을 수 있는 고용 지원도 한층 두터워진다.

현재 정책서민금융 이용자들이 받을 수 있는 고용 지원은 '국민취업지원제도'에 국한돼 있다. 이는 구직자에게 취업활동비를 제공하고 1년 근속 시 성공 수당 150만원을 지원하는 제도다.

다만 국민취업제도는 기초생활수급자, 신용회복지원자, 위기청소년 등 특정 계층을 대상으로 지원해 고용 지원 효과가 높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

정부는 정책서민금융 이용자들이 받을 수 있는 고용 지원에 '내일배움카드' 사업도 포함하기로 했다. 이는 구직자에게 1인당 기본 300만원부터 최대 500만원의 취업 훈련비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

특히 청년을 대상으로 한 고용 지원 프로그램은 대폭 강화한다. 금융 지원을 신청한 청년들에게는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 '일자리채움 청년지원금' '청년도전지원사업' 등 여러 고용 지원을 받을 수 있게 할 예정이다.

◇ 복합지원 통해 취업하면 '인센티브' 제공

아울러 금융위는 금융·고용 복합지원을 통해 취업에 성공한 이용자들에게는 여러 혜택을 부여할 계획이다. 신용평가 때 가점을 부여하거나, 정책서민금융상품 보증료 인하를 통해 금리 혜택을 부여하는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오는 3월 금융·복합지원 창구 마련을 시작으로 올해 하반기 양방향 지원시스템 연계까지 추진할 예정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서민금융 정책 패러다임이 '경제적 자활 지원'으로 전환될 시점"이라며 "정부가 서민·취약계층 자활의 '엑셀러레이터'가 되겠다"고 밝혔다.

이재연 서민금융진흥원장 겸 신용회복위원장은 "채무조정이나 정책서민금융 이용자가 재기와 자활을 통해 서민금융을 다시 찾는 일이 없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ukge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