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연패 지역구 우선추천 대상"…마포을 '김경율 전략공천' 가능성?
국민의힘 공관위 2차 회의 열고 세부 기준 발표
계양을·마포을, 전략공천 지역구 해당할 듯
[더팩트ㅣ국회=김세정 기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공천을 위한 세부 기준을 마련했다. 최근 국회의원 선거에서 3회 연속 패배한 지역구에는 전략공천을 하기로 결정했다. 김경율 비상대책위원과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각각 출마를 선언한 서울 마포을과 인천 계양을이 전략공천 지역구에 해당할 것으로 보여 공천이 마무리될 때까지 당내에선 잡음이 계속될 전망이다.
국민의힘 공관위는 23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2차 회의를 열고 △단수추천 △우선추천 △경선 후보자 선정을 위한 대원칙 및 세부 기준을 의결했다. 정영환 공관위원장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여야 불문하고 과거 공천 사례를 보면 후보자 선정 기준이 불분명해서 사천이나 줄 세우기 공천 같은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며 "이에 국민의힘은 단수추천, 우선추천, 경선 관련된 것을 당헌당규상 구체적으로 해서 질서 있는 공천 절차를 진행하겠다"라고 밝혔다.
공천 신청자 중 1명의 경쟁력이 월등히 뛰어날 경우엔 단수추천을 하기로 했다. 경쟁력 평가(여론조사)에서 다른 당 후보와 비교해 본선 경쟁력 지지율 격차가 10%포인트(P) 이상 또는 2위 후보보다 지지율이 2배 이상일 때 해당한다. 다만 도덕성 평가에서 10점 이상을 받아야 한다. 공천 신청자가 1명인 경우에도 결격 사유가 없으면 단수 추천이 가능하다. 또 100점 만점인 공천심사총점에서 2위와의 점수 차가 30점을 넘는 경우에도 단수 추천이다. 공관위 재적 3분의 2 이상 의결로 결정할 수도 있다.
이른바 전략공천 지역구인 우선추천에 대해서도 세부 기준을 발표했다. 지난 총선과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자가 패배한 지역과 재보궐 선거를 포함해 최근 총선에서 3회 연속 패배한 지역이 대상이다. 현역 국회의원이 컷오프되거나 원외당협위원장이 부적격 심사 기준에 걸려 공천 원천 배제 대상자가 된 경우나 사고당협 지역구에도 우선추천을 하기로 했다.
다른 당 후보에 비해 지지율 격차가 10%P 이상 낮아 본선경쟁력이 낮은 경우, 당 소속 현역 국회의원이나 직전 당협위원장이 불출마를 선언한 지역구 역시 전략공천 대상이다. 단수추천과 마찬가지로 공관위 재적 3분의 2 이상 의결로도 결정이 가능하다. 당헌당규에 따라 우선추천은 전체 지역구 가운데 20%인 50곳까지만 할 수 있다.
경선 후보자가 선거법을 위반하거나 선관위에서 금지한 선거운동 또는 경선 방해를 한 경우엔 제재를 가하기로 했다. 경미한 위반 사항에는 주의 및 시정명령을 내리고, 위반 사항이 중대하면 경고를 내리기로 했다. 총 3회 이상 경고를 받으면 경선 후보자 자격이 박탈된다.
공관위의 기준 발표에 따라 마포을이나 계양을은 전략공천이 가능한 지역에 해당할 것으로 보인다. 마포을과 계양을엔 김경율 비대위원과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각각 출마 의사를 밝힌 상태다. 현역 의원이 지역구를 옮긴다거나 불출마를 선언한 서울 송파갑(김웅 의원), 부산 해운대갑(하태경 의원), 부산 사상(장제원 의원) 등도 전략공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공천 세부 기준이 발표되면서 한동안 잡음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여사 문제를 공식 언급해 대통령실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간의 갈등을 유발한 김경율 위원을 향한 친윤계의 시선이 곱지 않은 상황에서 이같은 전략공천 기준이 당내 혼란을 가중할 수 있다는 예측이다.
당 일각에서 김 위원의 사퇴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공관위가 김 위원이 전략공천될 수 있도록 의도적으로 길을 터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대통령실이 김경율 위원의 '사천' 논란에 이미 불쾌감을 드러낸 상황에서 공천 때까지 추가 충돌이 발생할 여지가 있다는 관측도 있다.
정영환 공관위원장은 24일 출근길에서 '김경율 위원과 원희룡 전 장관을 전략공천하기 위해 규칙을 만든 것 아니냐'고 기자들이 묻자 "아니다. 당헌당규에 나온 것을 정리했다"라며 선을 그었다. 그는 "우연의 일치는 없다. 전체적인 프레임을 짜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관위는 오는 30일 3차 회의를 열고 공천 세부 기준에 대해 추가로 논의한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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