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현장] 포르투갈전 그 경기장, '한국 사랑' 벤투 사단, 그리고 '패싱' 페레즈

[인터풋볼=신동훈 기자(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경기에서 이상하리만큼 대한민국의 느낌이 강하게 났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아랍에미리트(UAE)는 24일 오전 0시(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에 위치한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 최종전에서 이란에 1-2로 패했다. UAE는 2위에 위치하면서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3전 전승을 거둔 우승 후보 이란은 3전 전승으로 1위에 올랐다.

경기가 열린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을 기억하는 이들이라면 모두 익숙할 것이다. 한국의 조별리그 전 경기가 이 곳에서 열렸다. 우루과이전을 시작으로 가나전, 포르투갈전이 열렸다. 포르투갈전은 한국에게 기적으로 남아있다. 포르투갈을 상대로 극적으로 이기면서 16강에 기적적으로 올랐기에 잊을 수 없는 한국 축구 역사에 남을 경기였다.

에듀케이션 스타디움에서 벤투 감독이 나섰다. 벤투 감독은 한국을 떠난 뒤 UAE 지휘봉을 잡았다. 벤투 감독뿐만 아니라 세르지우 코스타, 필리페 코엘류, 비토르 실베스트르, 페드로 페레이라와 같은 벤투 사단도 합류했다. 벤투 사단이 UAE를 지휘하고 있었기에 아시안컵에서 UAE 경기에 관심이 쏠렸다.

이번 경기는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렸는데 월드컵 때와 상황이 비슷했다. UAE는 아직 16강을 확정하지 못했고 직전 경기인 팔레스타인전 퇴장으로 벤투 감독은 관중석에 앉았고 세르지우 코치가 벤치에서 지휘했다. 경기가 패배로 끝난 건 차이점이나 후반 추가시간 골로 16강 진출을 확정한 건 같았다. 다시 한번 좋은 기억을 안고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을 떠나는 벤투 사단이었다.

벤투 사단만큼 익숙한 얼굴이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 있었다. 바로 부산 아이파크 전 감독인 히카르두 페레즈다. 페레즈는 현재 UAE에서 스카우터로 근무하고 있으며 전력 분석, 선수 파악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벤투 감독이 스포르팅, 포르투갈 대표팀에 있을 때도 계속 코치로서 있던 페레즈는 카사 피아 감독을 시작으로 감독 생활을 시작했고 2021년 강등을 당한 부산으로 왔다.

부산에서 페레즈 감독은 최악의 성적을 냈다. 이해할 수 없는 선수 기용과 언변으로 매 경기 화제의 중심에 섰고 인터뷰 논란 등 각종 부정적 이슈를 양산하며 강등 후 어려운 시기를 보내던 부산을 더욱 힘들게 했다. 2022시즌에도 부산 지휘봉을 잡았는데 결국 경질됐다. 이후 다시 벤투 감독 아래로 갔다. 이란전 관중석에 있는 벤투 감독과 함께 포착되기도 했다.

페레즈는 한국 취재진을 모두 패싱했다. 세르지우, 필리페, 비토르 등이 믹스트존에서 방송사, 기자 할 것 없이 모든 한국 사람들에게 악수를 하고 인사를 건넨 것과 차이를 보였다. 한국말로 "안녕하세요"라고 하고 엄지를 들어올렸다. 세르지우 코치는 웃으며 ""한국 경기 모든 걸 챙겨보고 있다. 내 생각엔 한국은 점점 더 좋아질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결승에 만나자"라는 말에 "그래!"라고 답하기도 했다.

이처럼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은 지한파 인물들로 가득했고 스토리까지 있어 보는 재미를 더했다. 토너먼트에 오른 UAE는 기적을 쓴 타지키스탄과 대결한다. 한국에선 벤투 사단이 있기에 다른 우승후보들만큼 UAE 경기도 많은 주목을 받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