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동할수록 손해"…석유화학 불황에 NCC공장 존재감 타격

김동현 기자 2024. 1. 24.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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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 산업의 쌀로 불리는 에틸렌을 생산하는 나프타분해시설(NCC) 공장이 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중국의 공격적인 에틸렌 설비 증설과 국내 정유사들의 석유화학사업 진출 등을 고려할 때 범용 제품 생산을 위한 화학업체들의 NCC 공장 효용 가치는 더 떨어질 전망이다.

LG화학은 향후 범용 제품 생산을 위해 에틸렌은 여수 NCC 1공장에 전담시키고, 2공장은 배터리, 친환경 소재, 신약 등 3대 신사업 추진을 위해 생산라인을 조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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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석화기업 지난해 업황불황 여파로 실적부진
NCC 설비 매각 및 신사업 사업 전환 가속화 예상
[서울=뉴시스] LG화학 대산공장 전경. (사진=LG화학) 2023.9.1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석유화학 산업의 쌀로 불리는 에틸렌을 생산하는 나프타분해시설(NCC) 공장이 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에틸렌 스프레드가 지난해 4월 이후 손익분기점인 톤당 300달러를 넘지 못하며 가동할수록 손해가 쌓이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공격적인 에틸렌 설비 증설과 국내 정유사들의 석유화학사업 진출 등을 고려할 때 범용 제품 생산을 위한 화학업체들의 NCC 공장 효용 가치는 더 떨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석유화학 업계의 한계사업 정리가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관측도 들린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지난해 연결 기준 실적으로 매출 55조2498억원, 영업이익 2조5292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은 전년대비 8.3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5.11% 감소했다.

석유화학 부문은 에틸렌 스프레드 하락 영향으로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첨단소재 부문은 양극재 판매가 하락 및 수출 물량 감소 여파로 영업이익이 큰 폭 하락세를 보였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금호석유화학 등도 LG화학과 마찬가지로 뚜렷한 실적 하락이 예상된다. 에틸렌 스프레드 약세와 중국발 공급 과잉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NCC 설비 매각 및 신사업 전개 가속화 예상

업계에선 장기적으로 범용 화학 제품 수익률은 낮아질 수 밖에 없는 만큼 NCC 공장을 보유한 기업들의 사업성 재검토를 통한 설비 매각 및 고부가가치 사업 전환이 가속화 할 것으로 본다.

LG화학이 여수 NCC 2공장 매각을 추진했던 사례가 대표적이다. LG화학은 지난해 4월 여수 NCC 공장 가동을 멈추고, 7월부터 매각을 추진했지만 매수자를 찾지 못해 공장을 다시 가동한 바 있다.

LG화학은 향후 범용 제품 생산을 위해 에틸렌은 여수 NCC 1공장에 전담시키고, 2공장은 배터리, 친환경 소재, 신약 등 3대 신사업 추진을 위해 생산라인을 조정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 계열의 SK지오센트릭도 비슷한 상황이다. SK지오센트릭은 지난 2020년 12월 울산 NCC공장 가동을 48년만에 중단하고, 플라스틱 재활용 종합단지를 조성하는 등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NCC 공장을 보유한 롯데케미칼도 저수익 사업 정리에 활발한 모습이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중국 현지 공장 매각을 추진했고, 올해에는 파키스탄 소재 고순도테레프탈산(PTA) 자회사까지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일각에선 롯데케미칼이 말레이시아 타이탄 법인 매각을 검토할 가능성도 높다고 본다. 타이탄 법인은 2010년대 높은 순이익을 거뒀지만 최근에는 부진한 실적을 보이고 있어 매각을 통해 사업 구조 재편을 본격화할 수 있다.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이 설립한 여천NCC와 한화임팩트, 프랑스 토탈에너지스가 합작한 한화토탈에너지스는 모기업에 기초 소재를 공급하기 위해 세워진 만큼 NCC 공장 매각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운영할 수 있다.

한화솔루션 화학부문은 시황 악화로 수익성이 많이 악화된 상황인데 향후 신재생에너지 부문을 강화할 경우 여천 NCC에서 제공받는 기초 유분양을 줄이는 등 NCC 공장 가동에 따른 손실을 줄일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LG화학은 최근 중동 기업에 여수 NCC 2공장을 매각하려 했지만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을 제시받아 포기했다는 소문이 있다"며 "정유사들의 석유화학 사업 진출과 중국 자급률 확대를 고려할 때 가동할수록 손실이 커지는 NCC 공장 매각 등 사업 재편이 빨라질 수 있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oj100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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