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 中 대표팀 감독 급부상, '아시안컵 광탈' 후폭풍 "많은 팬들이 원해"

양정웅 기자 2024. 1. 24.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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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양정웅 기자]
최강희 감독. /사진=뉴시스
사상 최악의 성적으로 아시안컵에서 탈락한 중국 축구 국가대표팀에 대한민국의 명장이 '소방수'로 나서게 될까. 중국에서는 이미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중국 시나스포츠는 23일 "알렉산다르 얀코비치(52) 중국 감독은 해고 위기에 처했다"며 "최강희(65) 산둥 타이산 감독이 새로운 후보로 떠올랐다"고 주장했다.

얀코비치 감독이 이끄는 중국 대표팀은 지난 23일 카타르 알 라얀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A조 조별리그 카타르와 최종전에서 0-1로 패배했다. 같은 날 열린 B조 경기에서 시리아가 인도를 1-0으로 꺾으며 중국의 토너먼트 진출 가능성은 사라지고 말았다.

24개국이 참가한 대회 규정상 조 1, 2위가 16강에 직행하고, 조 3위 중 상위 4팀이 16강 진출을 노릴 수 있었다. 그러나 중국은 조별리그 3경기에서 2무 1패 승점 2, 0골 1실점이라는 최악의 성적을 올렸다. 반면 시리아는 1승 1무 1패, 승점 4점을 따내며 중국을 제치는 데 성공했다. 이로써 중국은 2011년 대회 이후 처음으로 아시안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특히 득점과 승리를 기록하지 못한 건 사상 최초였다.

얼굴을 감싸쥔 중국 선수. /AFPBBNews=뉴스1
끝까지 중국의 경기력은 살아나지 못했다. 개최국 카타르와 마지막 경기를 치른 중국은 부상으로 출전이 불투명했던 웨이스하오(우한 싼전)까지 선발로 내세우며 총력전에 나섰다. 여기에 얀코비치 감독은 중국의 축구 스타로 통하는 우 레이(상하이 하이강)가 최근 저조한 경기력을 보이자 벤치에서 출발시키는 등 모험수를 뒀다.

반면 이미 조별리그 2승으로 16강 진출이 확정된 카타르는 이날 2군급 선수들을 내세웠다. 대회 최고 스타 중 하나인 아크람 아피프와 베테랑 미드필더 알 하이도스(이상 알 사드)는 모두 스타팅에 포함되지 않았고, 주전 골키퍼 메샬 바르샴(알 사드)도 빠졌다.

그러나 중국은 전력을 다하지 않은 카타르를 상대로도 졸전을 펼쳤다. 전반전 수 차례 기회를 잡고도 형편 없는 결정력을 번번이 기회를 놓쳤다. 결국 후반 들어 카타르가 주전 선수들을 투입하기 시작하면서 중국은 수세에 몰렸고, 후반 21분 알 하이도스의 중거리슛이 골망을 흔들면서 카타르가 리드하기 시작했다. 중국은 마지막까지 공격에 나섰으나 결국 득점을 올리지 못했고, 결국 3경기 0골이라는 처참한 결과를 냈다.

이에 중국 현지 여론은 얀코비치 감독에게 비우호적이다. 중국 시나스포츠와 소후닷컴 등에는 "감독을 당장 교체해야 한다", "중국 대표팀은 바다에 뛰어들어야 할 것"이라는 등 날 선 댓글들이 달려 현 상황의 심각함을 알리고 있다.

알렉산다르 얀코비치 중국 국가대표팀 감독. /AFPBBNews=뉴스1
감독은 항변에 나섰다. 카타르전 후 AFC 공식 채널과 인터뷰에서 얀코비치 감독은 "중국은 세 경기에서 많은 기회를 놓쳤다. 득점이 없으면 발전을 기대할 수가 없다. 중국은 현재 스스로 운명을 결정할 수 없다. 다른 경기 결과에 의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세트피스, 역습, 인플레이 공격 등 모든 순간 기회를 만들었다. 그러나 득점은 없었다. 운이 좋지 않았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현지에서는 최 감독의 중국 대표팀 사령탑 부임설을 주장하고 있다. 시나스포츠는 "만약 얀코비치 감독이 물러날 경우 새 사령탑은 중국 슈퍼리그 감독 중 한 명이 될 것이다. 최강희도 후보다"고 전했다.

매체는 "최 감독은 중국 슈퍼리그에서 많은 지도 경험이 있다. 지난 시즌에도 산둥에서 놀라운 성과를 냈다. 그의 지도 하에 공격은 활기를 되찾았고, 젊은 선수들도 발전했다. AFC 챔피언스 리그의 활약은 최 감독의 능력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최강희 감독. /사진=산둥 타이산 홈페이지 갈무리
이 말처럼 최 감독은 이미 중국 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지난 2005년부터 2018년까지 K리그1 전북 현대의 사령탑을 맡았던 최 감독은 2016년 AFC 올해의 감독상을 수상하며 아시아의 명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런 성과를 앞세워 최 감독은 텐진 취안젠(2018~2019년), 다렌 이팡(2019년), 상하이 선화(2019~2021년) 등 중국 여러 클럽에서 감독직을 맡았다. 상하이 선화 시절에는 중국 FA컵 정상에도 올랐다.

잠시 휴식기를 가진 최 감독은 지난해 5월 산둥 타이산의 감독직에 올랐다. 부임 당시만 해도 16개 팀 중 11위(승점 7점)에 머물러 있던 산둥은 결국 승점 58점(16승 4패 10무)으로 2위까지 올랐다. 또한 FA컵 준우승을 거뒀고,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감독 시절의 최강희 감독(왼쪽). /사진=뉴스1
국가대표팀 감독 경험도 있다. 최 감독은 지난 2011년 12월 경질된 조광래 감독을 대신해 한국 A대표팀 감독을 맡았다. 이후 2014 브라질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지은 뒤 2013년 6월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매체는 "많은 팬들이 온라인을 통해 '최강희가 얀코비치 후임으로 대표팀 감독을 해달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최 감독은 국가대표 사령탑 자격이 있고, 중국과 세계 축구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이 아직까지 한국 감독을 대표팀에 뽑은 사례가 없다는 점은 걸림돌이다. 여기에 매체에 따르면 최 감독 본인이 해당 소문을 즉각 부인했다는 점에서 아직은 현실성이 높지 않다.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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