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증권사 CEO 소집…"리스크관리·내부통제 강화" 주문

백지현 2024. 1. 24.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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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금융위-금감원, 증권업계 간담회 개최
세제개편·상법개정·자사주 제도개선 추진
"증권사 자율적 규제 강화·PF리스크 관리"당부

금융당국이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을 소집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관리와 내부통제 강화를 당부했다. 리스크 관리에 실패하면, CEO 등 경영진에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는 방침도 강조했다. 

아울러 지난 17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금융정책 민생토론회에서 발표한 자본시장 정책 과제에 협조할 것을 당부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개최한 금융위·금감원·증권업계 간담회에서 증권업계 및 유관기관을 대상으로 국민 자산형성 지원을 위한 증권업계의 역할과 증권업계의 신뢰제고 방안 등을 논의했다./사진=금융위원회

세제개편·기업밸류업프로그램 추진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가진 증권업계 간담회에서 "정부는 자본시장을 통한 국민 자산형성 지원에 보다 직접적으로 초점을 둔 정책을 추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 위원장을 비롯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 한국상장사협의회 부회장, 코스닥협회 부회장이 참석했다. 증권업계에서는 KB증권,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DB투자증권, 대신증권, 신영증권, 모간스탠리, 제이피모간 등 10개사 대표이사들이 자리했다. 

금융위는 민생토론회에서 발표한 정책과제를 관계부처간 긴밀한 협의를 통해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세제지원 강화, 소액주주 권익 개선을 위한 상법 개정, 지배주주의 편법적인 지배력 확대 방지를 위한 자사주 제도개선 등이 해당 내용이다.

특히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한 기업밸류업 프로그램을 적극 도입,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실질적인 기업가치 제고로 이어지도록 거래소를 중심으로 면밀히 모니터링·관리해 나갈 계획"이라며, 상장사와 금융투자업계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했다. 

증권업계는 이와 관련해 고객 맞춤형 자산관리·신탁 서비스 강화, 장기투자 상품 개발 등 업계 차원의 과제를 발굴·추진하기로 했다. 또한 일부 증권사는 ISA 제도 개선에 발맞춰 신규 고객에 대한 수수료를 감면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했다.

한국거래소는 과제 추진을 위해 △시가총액·업종별 주요 투자지표 비교 공시 △기업가치 개선 계획 공표 권고 △기업가치 제고노력 우수 기업으로 구성된 코리아 프리미엄 지수(가칭) 개발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상장사협의회와 코스닥협회는 △배당절차 선진화 △전자주주총회 안착 지원 △회계투명성 제고 등 주주 친화적인 경영문화가 정착되도록 노력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본시장 체질 개선위한 자정 노력 필요'

한펜 이날 금융당국은 이날 자본시장 체질 개선을 위해 증권사의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김주현 위원장은 "증권사들이 위탁매매, 부동산 중심의 영업관행에서 벗어나 종합 기업금융 서비스 제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며 "정부도 증권업계와 함께 제도개선 방안을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자본시장이 역동성을 유지하면서 발전하기 위해서는 시장의 자율적인 규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국민들이 우리 자본시장을 장기적인 자산형성의 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신뢰회복을 위한 업계의 강도 높은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부동산 시장의 지속적인 약세에 대비해 PF 리스크를 철저히 관리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 원장은 "PF사업장에 대한 철저한 리스크 분석을 통해 부실 사업장은 신속하고 과감하게 정리해주길 바란다"며 "12월 결산시 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위기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비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증권사가 리스크 관리에 실패할 경우, 경영진에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이 원장은 "부동산PF 쏠림, 과도한 단기자금 의존 등과 같이 리스크 관리의 기본이 망각되는 일이 없도록 CEO가 직접 챙겨주길 바란다"며 "최근 몇몇 사례와 같이 일부 회사의 리스크관리 실패로 인해 금융시장에 충격요인으로 작용할 경우엔 해당 증권사와 경영진에게 엄중하고 합당한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증권사 임직원의 불건전 영업행위 등에 대해서도 엄중 대응을 예고했다. 이 원장은 "최근 검사를 통해 다양한 형태의 불건전 영업행위와 사익추구 행위가 발견됐다"며 "성과 만능주의가 금융투자업계 전반에 만연함에 따른 구조적인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부통제 조직이 실효성 있게 작동할 수 있도록 인적·물적 자원을 확충하고, 위법행위 임직원에 대해서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불법행위가 적발될 경우 신분상 불이익은 물론 획득한 수익 이상의 금전 제재를 부과하는 등 강력하게 조치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증권업계는 이와 관련 내부 IT 시스템 고도화하고 내부통제를 강화하겠다고 했다. 또한, 불완전판매가 발생하지 않도록 상품판매 관련 심의·사후관리도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백지현 (jihyun100@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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