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하마스, 한달 휴전 합의에도 시행 보류”
이스라엘 “한 단계씩 협상”…하마스 “영구정전 포함 패키지딜”
(시사저널=김민지 디지털팀 기자)
석 달 넘는 전쟁을 이어가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인질·수감자 교환과 연계된 1개월 휴전에 원칙적으로 합의했으나 시행이 보류되고 있다.
23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소식통들은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최근 협상으로 이 같은 합의에 근접했으나 가자지구 내 전쟁을 영구적으로 끝낼 방안을 놓고 이견을 보여 그 시행이 보류된 상태라고 밝혔다.
하마스는 지난해 10월7일 이스라엘에 기습해 이스라엘인 약 1200명을 살해하고 240여명을 가자지구에 인질로 끌고 갔다. 인질 105명은 작년 11월 일시 휴전 때 풀려났고 일부는 사망해 하마스가 현재 억류한 인질은 약 130명으로 파악된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협상은 미국, 카타르, 이집트의 중재로 진행되고 있다.
통신은 하마스가 최초 휴전 기간을 수개월로 제시했으나 이스라엘의 반대로 30일 정도의 기간이 됐다고 보도했다. 이번 잠정적 합의는 이스라엘이 교전을 중단하고 자국 내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석방하면서 가자지구에 대한 원조를 늘리면 그 대가로 하마스가 민간인 및 군인까지 가자지구에 억류한 인질을 풀어주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하마스는 향후 이뤄질 영구적 정전의 조건이 합의되지 않으면 이 같은 30일 휴전안을 시행할 수 없다고 맞서는 것으로 알려진다. 한 소식통은 이스라엘이 한 번에 한 단계씩의 협상을 원함에도 하마스는 항구적 정전안까지 합의하는 '패키지딜'을 도모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집트 소식통들은 1개월 휴전 후 영구적 휴전이 뒤따를 것이라고 하마스를 설득하고 있는데 하마스가 2단계 휴전을 보장해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 소식통은 하마스가 요구하는 보장 방식에 대해서는 자세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
하마스 관리인 사미 아부 주흐리는 전날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를 하고 "아직 합의된 것은 전혀 없다"며 "우리는 모든 계획과 제의에 열려있지만 어떠한 합의도 침공 종료와 점령군의 가자지구 완전 철수에 토대를 둬야 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하마스 수뇌부 6명이 가자지구를 떠나면 전쟁을 종료하겠다는 제안을 했으나 하마스는 이에 대해서 일축했다고 전해진다. 이스라엘이 철수 제안한 수뇌부에는 하마스의 최고지도자 야히야 신와르와 무함마드 데이프 알카삼 여단 사령관 등 이스라엘 기습을 주도한 인사들이 들어갔다. 현재 이들은 가자지구 지하 터널 깊숙한 곳에 은신한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하마스가 종전까지 이어지는 포괄적 합의가 아닌 단계적 휴전 논의에도 관심이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집트 소식통들을 인용, 하마스가 교전 중단의 대가로 인질 일부를 석방하는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은 하마스가 영구적 정전과 연관되지 않은 어떤 제안도 이전 몇 주 동안 거부해왔다며 최근 입장을 상당한 전환점으로 봤다.
이 매체는 하마스의 태도가 변한 이유로 이스라엘이 제시한 협상을 꼽았다. 이 매체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최장 3개월 휴전, 가자지구 일부 지역에서 이스라엘의 철군, 팔레스타인 민간인의 가자지구 내 자유로운 이동을 민간인 인질 전원석방의 대가로 제의했다.
미국 정부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인질석방 협상의 촉진을 위해 브렛 맥거크 중동 담당 특사를 현지에 파견했다. 중동 현안과 관련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최고위직 보좌관인 맥거크 특사의 파견으로 중동분쟁에 대한 미국 정부의 다급한 심정을 엿볼 수 있다.
미국 안팎에서는 가자지구 내 사망자가 2만5000명을 넘는 등 인도주의 위기가 심화하는 와중에 중동 다른 지역으로 전쟁이 확산하자 바이든 행정부를 향한 시선이 날로 싸늘해지고 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장기 휴전과 인질 석방을 지지하느냐는 질의에 "절대적으로 그렇다"며 "인질을 석방하고 원조를 늘릴 기회라면 우리는 더 긴 인도주의 (교전) 중단을 절대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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