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에 굽실거린 호날두, '노쇼'에 이례적 사과 "제2의 고향 중국, 죄송하다"... 韓 때와 다르네

박건도 기자 2024. 1. 24.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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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박건도 기자]
중국 선전에서 회복 훈련 중인 호날두. /사진=알 나스르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로피를 들고 환호하는 호날두(오른쪽). /사진=알 나스르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사우디아리비아 알 나스르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8)가 중국 팬들에게 사과했다.

스페인 매체 '마르카'는 24일(한국시간) "호날두는 중국 팬들에게 굽실거리며 사과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친선경기 출전 불가 이유를 설명했다. 중국 현지에 따르면 알 나스르와 중국 슈퍼리그 팀의 새로운 경기 날짜를 잡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알 나스르 공식 채널과 현지 보도에 따르면 알 나스르는 24일과 28일 각각 상하이 선화와 저장FC와 경기를 치를 예정이었다. '마르카'는 "호날두의 몸 상태 때문에 친선경기가 취소됐다. 호날두는 한동안 경기에 나설 수 없다"라며 "주최 측은 경기 일정을 조율 중이다. 몇 분 만에 매진된 경기 입장권은 환불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미 알 나스르는 중국 선전에서 회복 훈련에 집중하고 있었다. 하지만 본인의 몸 상태 때문에 경기가 취소되자 호날두는 "슬픈 날이다. 중국 팬들, 특히 선전의 모든 팬에게 죄송하다고 말하고 싶다"라며 "여러분도 알다시피 축구에는 조절할 수 없는 것들이 있다. 22년 동안 프로 선수 생활을 하며 이런 부상이 잦은 편은 아니었다"라고 말했다.

'메호대전'도 불발 위기다. 호날두의 알 나스르는 오는 2일 리오넬 메시의 인터 마이애미와 친선경기를 치를 예정이었다. 마이애미는 메시의 FC바르셀로나 시절 동료인 세르히오 부스케츠, 호드리 알바, 최근 루이스 수아레스까지 영입해 막강한 스쿼드를 갖췄다.

2017 발롱도르를 수상한 호날두. /AFPBBNews=뉴스1
리오넬 메시(왼쪽)와 호날두. /AFPBBNews=뉴스1
'마르카'는 호날두가 중국을 제2의 고향이라 묘사했다고 전했다. 호날두는 "항상 중국에서 특별함을 느낀다. 모든 사람이 제 부상을 슬퍼하는 걸 안다. 저 또한 그렇다"라며 "하지만 우리는 긍정적인 면을 찾아야 한다. 경기 취소가 아닌 연기다. 다시 선전으로 돌아올 것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마르카'에 따르면 호날두의 이번 중국 방문은 무려 8번째였다.

사우디아라비아 프로리그(SPL)는 지난해 31일 알 타아원 경기를 끝으로 전반기를 마무리했다. 알 나스르는 다음 달 15일 알 파이야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경기 전 친선경기를 통해 몸 상태를 끌어 올리려 했다. 중국 투어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선수들이 다시 호흡을 맞출 심산이었다.

호날두의 예기치 못한 부상으로 중국 투어가 취소될 위기다. 호날두는 중국 현지 기자회견에서 고개를 숙이며 다시 돌아올 것을 다짐했다.

2019년 한국 방문 당시와 다른 태도다. 유벤투스 소속이었던 호날두는 친선경기를 위해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았다. 지안루이지 부폰, 곤살로 이과인 등 전설적인 선수들은 경기에 나서 한국 팬들을 맞았다. 하지만 호날두는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볼 뿐 끝내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한국 팬들이 호날두의 이름을 연호했지만, 호날두는 경기를 뛰지 않고 떠났다. 이른바 '호날두 노쇼' 사건으로 잘 알려졌다.

주먹을 불끈 쥔 호날두. /사진=알 나스르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호날두. /사진=알 나스르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이후 호날두는 유벤투스를 떠나 친정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했다. 맨유와 마지막까지 좋지 않았다. 호날두는 피어스 모건과 인터뷰에서 "맨유는 나를 존중하지 않는다"라고 폭탄 발언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 등에 따르면 호날두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권 팀 이적을 직접 노려봤지만, 이마저도 통하지 않았다. 결국 호날두는 막대한 연봉이 보장된 중동행을 택했다.

호날두는 중동 생활에 만족한 듯하다. 사우디아라비아 이적 후 호날두는 줄곧 중동 축구를 치켜세우고 있다. 그는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SPL은 프랑스 리그1보다 어려운 리그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를 저격한 발언일 법했다. 메시는 FC바르셀로나 생활을 끝낸 뒤 파리 생제르망에서 한 시즌 뛴 바 있다. 당시 메시는 킬리안 음바페(파리 생제르망)와 환상적인 호흡을 선보이며 팀을 리그1 정상에 올려놨다.

자기애는 여전히 넘친다. 2023년 54골을 몰아친 호날두는 21일 '글로브 사커 어워즈'에서 마라도나상을 받았다. 호날두는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 음바페,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 전 토트넘 홋스퍼)보다 많은 골을 기록했다. 자국 매체 '헤코르드'와 인터뷰에서 호날두는 "홀란드와 음바페, 케인을 능가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라고 밝혔다.

슈팅 훈련 중인 호날두. /사진=알 나스르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다만 본인이 받지 못한 상은 깎아내렸다. 축구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발롱도르를 맹비난했다. 지난해 수상자는 세기의 라이벌로 통하던 메시였다. 호날두는 "나 또한 발롱도르가 익숙하다. 그 조직이 어떻게 활동하는지도 잘 알고 있다"라며 "솔직히 발롱도르는 이제 신뢰성을 잃었다. 전체 시즌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 물론 메시나 홀란드, 음바페가 수상 자격이 없었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나는 상을 더는 믿지 않는다. 내가 단지 글로브 사커에서 수상 했다고 이런 말을 하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글로브 사커 상(마라도나 상)은 기록을 보고 주지 않나. 숫자는 사람을 속일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

리그 수준을 고려하지 않은 발언이었다. 호날두는 중동 축구의 수준을 치켜세우며 본인의 득점과 홀란, 음바페, 케인의 골이 다르지 않다는 주장을 펼쳤다. '글로브 사커 어워즈'도 호날두의 발언에 동조했다. 호날두가 수상에 성공하자 "통계가 말했다. 호날두는 2023년에 충격적인 54골을 기록했다. 세계 최고 득점자로 올라섰다. 38세가 된 호날두의 활약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뛰어난 기술과 끊임없는 헌신, 희생과 탁월한 신체적 기량을 보여줬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호날두는 최고의 선수다. 아랍 세계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최고의 프로 의식으로 새로운 도전에 임했다. 축구 전설의 하나로서 그의 위치를 다시 재확인시켰다. 호날두는 음바페, 케인, 홀란과 같은 선수를 능가했다. 호날두는 알 나스르에서 명성과 화려한 경력을 이어가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알 나스르와 알 파이야의 경기 포스터. /사진=알 나스르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호날두는 현재 18경기 20골(9도움) SPL 득점 선두다. 알렉산다르 미트로비치(알 힐랄, 17골), 조지 케빈 은쿠두(다막, 14골)를 따돌리며 전체 골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 31일 호날두는 알 타아원과 경기에서 한 골을 더했다. 경기 후 사우디아라비아 매체 'SSC'와 인터뷰에서 그는 "나는 내가 정말 자랑스럽다. 계속 득점할 것이다. 기분이 좋고 행복하다. 내년에도 계속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호날두는 2023년 초 맨유와 계약이 해지된 후 자유계약선수(FA)로 알 나스르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를 회상한 호날두는 "많은 선수가 SPL로 왔다. 아무도 내 말을 믿지 않았지만, 이제 과거일 뿐이다. 더는 중요치 않다"라며 "선수들도 SPL이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안다. 많은 선수가 오길 원하는 리그다. 이제는 전 세계가 SPL을 본다. 대형 선수들이 와서 환영받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SPL은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슈퍼스타들을 끌어모았다. 카림 벤제마와 은골로 캉테(이상 알 이티하드), 네이마르, 세르게이 밀린코비치 사비치, 후벵 네베스(이상 알 힐랄), 아이머릭 라포르트와 마르첼로 브로조비치(이상 알 나스르) 등이 뛰고 있다.

이미 황혼기가 지났지만 호날두는 여전히 중동 리그에서는 경쟁력을 선보이고 있다. 타아원과 경기에서 20호골을 기록하자 동료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호날두는 "득점왕이 되어 기쁘다. 힘든 일이었다"라며 "팀원들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팬들도 세계 어디서나 따라다니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 득점하고 싶다"라고 했다.

2019년 유벤투스 소속으로 한국을 찾았던 호날두. /AFPBBNews=뉴스1
서울월드컵경기장 벤치에 앉은 호날두. /AFPBBNews=뉴스1
기록 제조기다. 호날두는 포르투갈 국가대표로 205경기에 나서 128골을 넣었다. 남자 축구 선수 A매치 최다 득점이다. '스포츠바이블'은 "호날두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에도 나설 예정이다"라며 "2026 북중미월드컵 예선전과 친선전, 네이션스리그 경기를 고려하면 호날두는 250경기까지 뛰기 위해 2026년 이후에도 포르투갈 대표팀으로 활약해야 한다"라고 봤다.

숙원인 월드컵 우승 의지를 여전히 내비치고 있다. '스포츠바이블'은 "호날두는 북중미월드컵쯤 41세가 된다. SPL 알 나스르와 계약은 40살에 만료될 것이다"라며 "호날두는 2027년까지 알 나스르에 머물기를 원한다. 포르투갈 국가대표팀 250경기를 쌓기 위한 창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호날두는 지난달 현역 통산 1200경기 금자탑을 쌓았다. 해당 경기에서 1골 1도움을 올리며 자축포를 쐈다. 호날두가 두 골에 관여한 알 나스르는 알 리야드를 4-1로 크게 이겼다.

2022 카타르월드컵 한국과 경기에서 헤더를 시도하는 호날두. /AFPBBNews=뉴스1
호날두. /AFPBBNews=뉴스1
현재 호날두는 UEFA 챔피언스리그(UCL)의 최다 득점자다. 호날두는 140골로 메시(129골)를 제치고 통산 득점 1위다. 2015~2016시즌부터 3시즌 연속 정상에 오르는 등 총 5회 우승 기록을 보유 중이다. 2007~2008시즌에는 맨유 소속으로 유럽 정상에 오른 바 있다.

이밖에도 호날두는 잉글랜드 EPL 3회, 스페인 라리가 2회, 이탈리아 세리에A 2회 우승 등을 기록했다. 여전히 포르투갈 대표팀에도 승선해 뛰어난 득점 감각을 보여주고 있다. 호날두는 2023년 대표팀에서만 10골을 터트리며 A매치 통산 최다 득점(128골) 기록도 경신했다.

다만 호날두는 더는 메시의 발롱도르 기록을 넘기 어려울 듯하다. 최다 수상자는 메시(8회)다. 호날두는 5회로 역대 두 번째로 많은 발롱도르를 들었다. 사실상 역전은 불가능하다. 호날두는 상의 가치를 폄하하는 발언을 남겼다. 목적성이 다분한 말이었던 듯하다.

여전히 포기하지 않은 호날두는 다음 메이저 대회 출전도 정조준하고 있다. 선수 경력의 숙원인 월드컵 우승을 통해 메시의 아성을 뛰어넘으려는 듯하다. 메시는 이미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 조국 아르헨티나를 세계 정상에 올려놨다. 최우수 선수(골든볼)에 등극하며 맹활약을 인정받았다.

반면 호날두는 아직 월드컵 토너먼트 득점도 없다. 현지 매체는 "호날두는 UEFA 유로 2024에도 나올 듯하다. 북중미월드컵 예선전과 친선전, 네이션스리그 경기를 고려하면 호날두는 250경기까지 뛰기 위해 2026년 이후에도 포르투갈 대표팀으로 활약해야만 한다. 여전히 호날두의 출전 의지는 강하다. 호날두는 북중미월드컵에 41세가 된다. SPL 알 나스르와 계약은 40살에 만료될 것이다"라며 "호날두는 2027년까지 알 나스르에 머물기를 원한다. 포르투갈 국가대표팀 250경기를 쌓기 위한 창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포르투갈 국가대표팀 옷을 입은 호날두. /AFPBBNews=뉴스1

박건도 기자 pgd1541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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